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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미래교육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과학기술 체험과 교육을 위해 강남구가 지난해 9월 조성한 공간이다. 실감형 콘텐츠 체험과 스토리텔링형 교육으로 특화하고 있다. 10월19일 오전 참여 학생들이 체험존의 화성기지 공간에서 인터랙티브 영상과 작동 모형으로 도시 인프라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초등 5학년생 32명, 2개 조로 활동
체험존에선 우주탐험 대원 임무 수행
교육존에선 친구와 로봇 모션 표현해
흥미 느끼며, 미래기술 이해도 높여
우주탐사대원이 화성에 홀로 낙오된다. 감자를 키우는 등 화성의 환경을 조금씩 바꿔가며 생존해 500여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다. 2015년 개봉 영화 <마션>(The Martian)의 이야기다. 허구적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보이는 스토리로 만들어준 근거인 ‘화성의 지구화 테라포밍 과학기술’은 실제 있다. ‘테라포밍’은 다른 별을 지구처럼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과학기술을 ‘실감형 콘텐츠’로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는 강남미래교육센터가 지난해 9월 문을 열고 1년여 운영하고 있다. 강남구가 디에이치자이개포(옛 개포주공8단지)의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해 일원스포츠문화센터 1층에 1020㎡(약 300평) 규모로 조성했다.
센터는 지역의 초중등 아동·청소년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과학기술을 체험하고 배우는 공간이다. 교사·학부모·성인 대상 교육도 한다. 강남구가 교육업체와 협력해 직접 운영하는데 그간 약 1만5천 명이 이용하고 참여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박세정 강남구 교육지원과 주무관은 “4차산업 과학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자치구 센터 중 처음으로 우주를 주제로 실감형 콘텐츠 체험과 스토리텔링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9일 오전 인근 초등학교 5학년생 32명이 현장체험 학습으로 센터를 찾았다. 2개 조로 나뉘어 체험존과 교육존을 돌아가며 이용했다. 체험존에서는 4명이 한 팀이 되어 화성에서 지구와 같은 생활환경을 만드는 탐사대원으로 활동에 나섰다. 먼저 우주복 이미지 안에 자기 얼굴을 넣는 사진찍기로 탐사대원 등록을 했다. 우주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중앙에 있는 바닥 모니터를 중심으로 주변 안전대를 잡고 섰다. 통 속 지구 대기권을 지나 우주로 나가는 모습을 아이들은 신기한 듯 내려다봤다. 잠시 뒤 우주정거장에 도착해 화성기지로 가는 우주선 공간으로 들어갔다.
지난달 19일 오전 인근 초등학교 5학년생 32명이 현장체험 학습으로 센터를 찾았다. 2개 조로 나뉘어 체험존과 교육존을 돌아가며 이용했다. 체험존에서는 4명이 한 팀이 되어 화성에서 지구와 같은 생활환경을 만드는 탐사대원으로 활동에 나섰다. 먼저 우주복 이미지 안에 자기 얼굴을 넣는 사진찍기로 탐사대원 등록을 했다. 우주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 중앙에 있는 바닥 모니터를 중심으로 주변 안전대를 잡고 섰다. 통 속 지구 대기권을 지나 우주로 나가는 모습을 아이들은 신기한 듯 내려다봤다. 잠시 뒤 우주정거장에 도착해 화성기지로 가는 우주선 공간으로 들어갔다.
우주선 공간의 의자에 누워 천장 영상을 보고 있다.
진짜 우주선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아이들은 각자 의자에 앉았다. ‘우와! 의자가 엄청 편하다’ ‘치과 (치료용) 의자 같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뒤로 누웠다. 천장 영상에선 화성 테라포밍의 의미와 대원들이 수행할 임무에 대해 안내했다.
우주선 공간에서 나와 화성기지 공간으로 옮긴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인터랙티브 영상과 작동 모형으로 도로를 깔고 발전소를 세우는 등 도시 인프라 만들기 활동을 했다. 나머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가상현실(VR)로 고글처럼 생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끼고 손에 쥔 컨트롤러로 허공에 식물 종자를 뿌리고 동물을 키웠다. 가끔 눈앞에 괴물체가 나타나 깜짝 놀라 소리치며 손을 휘젓기도 했다. 한 아이는 “VR이 굉장히 사실적이어서 신기했다”고 했다.
교육존에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표현해보는 수업이 이뤄졌다. 회색 매트 위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MAX E1’ 4대를 올려놓고, 아이들은 2명씩 팀이 되어 스마트폰 앱으로 동작을 만들어냈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아이들이 박수 5번을 치자 4대의 로봇이 동시에 같은 횟수로 손뼉을 쳤다. ‘우와!’ 탄성을 지르며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로봇을 바라봤다. 로봇의 최적화된 움직임을 파악한 뒤 컴퓨터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음성과 모션을 넣으면서 자연스럽게 로봇공학을 익혔다.
100여분의 체험과 교육을 마친 아이들은 VR기기, 화성기지(테라포밍 미션 수행), 우주선(테라포밍 영상)을 흥미로웠던 활동으로 꼽았다. ‘어려운 내용을 게임으로 배워 재밌었다’ ‘처음으로 VR을 체험해볼 수 있어 기뻤다’ ‘평소 하지 못한 것들을 많이 해 신기했다’ 등의 느낀 점을 말했다. ‘우주 엘리베이터 바닥이 살짝 흔들렸으면 더 실감날 것 같다’ 등 적극적으로 의견도 냈다.
교육존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센터는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바꾸고 추가할 계획이다. 10월 말부터 두 번째 체험존인 뉴포머 탐사대 운영에 나섰다. 인공지능(AI)존에서는 챗지피티로 채팅 검색을 하며 관제실 협동 미션을 수행한다. 확장현실(XR)존에서는 우주선 수리 미션을 하며 현실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도 경험한다. 로보틱스 존에선 로봇과 AI를 결합한 기술을 체험한다. 교육존에서는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메타버스, AI로봇, VR·MR(혼합현실) 등을 요일별, 월별로 바꿔가며 운영한다.
토요일마다 센터에선 강남미래인재교육원을 운영한다.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진이 참여해 개발한 ‘강남스타일로 과학하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적 사고와 실생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쓰레기, 에너지 등의 문제를 탐구해 풀어가는 팀 프로젝트 활동을 한다. 초등 5~6학년, 중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학기별 12~13주 과정을 진행하고, 성인 대상 특강도 마련돼있다. 프로그램 수요가 많아 지난해에 견줘 교육 인원을 4배, 총 128명으로 늘렸다.
강남구는 이용자 대상 지역을 다른 자치구로 넓히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는 강남구민만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데, 다른 자치구에서 이용 문의가 늘고 있다. 공간 제약으로 체험존, 교육존의 1회 이용 인원이 16명으로 제한된 문제도 장기적으로 풀어가려 한다. 박 주무관은 “센터 옆 평생학습센터 공간도 활용하고 있는데, 여전히 부족해 유휴시설 등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권역별로 교육 기회를 넓혀가기 위해 강남구는 미래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교육’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과학기술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강남미래교육센터는 평일(화~금)은 학교별 단체 예약으로, 토요일은 개별 예약(강남구청 누리집)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