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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알리고 필요한 ‘품앗이’ 해요”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 김선정·정은환·이성호 추진위원

등록 : 2024-01-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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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선정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왼쪽), 정은환 박 미마을 사회적협동조합 활동가(가운데), 이성호 금천지역 마을신문 금천인(in) 편집장이 지난 17일 금천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기후위기를 알리는 펼침막을 들어 보이고 있다.

회장 없이 운영되는 마을단체 연대체

기후신문 만들고 기후학교 함께 운영

금천마을공동체 최우수단체로 선정

“기후위기 공약 내건 후보 나와야” 바람

“여러 바쁜 일 중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라도 더한다는 의미에서 연대하게 됐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품앗이합니다. 기후 관련 단체나 기후 관련 이슈가 있으면 서로서로 돕죠.”

금천구에는 지구 환경을 생각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활동을 하는 마을단체가 많다.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금천구에 있는 기후 환경 관련 마을단체가 함께하는 연대모임이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여러 마을단체의 활동과 힘을 한데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2022년 11월 만들었다. 지난 17일 금천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 추진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선정(50)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정은환(49) 박미마을 사회적협동조합 활동가, 이성호(47) 금천지역 마을신문 금천인(in) 편집장을 만났다. 정은환 추진위원은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금천구에 있는 여러 마을단체가 모인 느슨한 연합체”라고 소개하며 마을단체가 서로 돕는 활동을 ‘품앗이’에 비유했다.

금천구에서는 2~3년 전부터 금천도시농업 네트워크,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 금천햇빛발전 협동조합, 마을신문 금천인, 한우물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더금하 에너지전환협동조합, 노플맘, 기후변화대응리더, 주민자치회 등 많은 마을공동체가 기후와 환경 관련 공동행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구심점은 따로 없었다.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누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모임을 만든 게 아니다. 그래서 조직체계도 없고, 회장도 없고, 상근자도 없다. 애초 제안은 이성호 편집장이 먼저 했지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뚝딱’ 만들어졌다.


“추진위원이 12명입니다. 모두 스스로 하겠다고 한 사람입니다. 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추진위원이 될 수 있죠.” 의사소통은 주로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한다. “월 1회 있는 실천의 날에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회의를 합니다. 이때는 추진위원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추진위윈인 이성호 편집장은 “단톡방에서 100여 명이 모여서 중요한 이슈를 공유하고 자기 단체 활동도 소개한다”며 “개별 단체 활동을 넘어 협력하고 새롭게 인식을 환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했다.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에서 발행하는 금천기후신문을 추진위원들이 들고 있다.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연대 단체들과 함께 금천기후신문 발행, 금천기후학교 운영, 공동실천 활동 등에 서로 힘을 보태고 있다. 먼저, 가속도를 더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금천구 지역과 마을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며 금천기후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금천기후신문은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기후위기와 기후정의, 탄소배출, 공공교통, 자원순환 등을 마을 주민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또한 금천구 시민들의 기후활동 대응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추진위원은 “세계 곳곳, 금천구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기후위기의 모습과 대안을 찾아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기후위기는 평등하지 않고 피해는 서민에게 집중됩니다. 그래서 기후정의가 필요합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선진국이 초래하고 그 결과는 후진국이 받는다는 것을 기후 양극화 또는 기후 불평등으로 표현합니다. 기후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을 찾고 기후위기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죠.”(김선정 이사장)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역과 마을에서 주민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답을 찾는 금천기후학교를 운영해왔다. 기후위기가 왜 가속화하는지, ‘기후 악당’은 누구인지, 기후정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문제 인식을 확산하고 있다. 추진위원인 김선정 이사장은 “기후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이유로 어떤 집단의 책임이 더 큰지 그 피해는 누구에게 집중되는지 꼼꼼하게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개인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추진위원은 “쓰레기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고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한 탄소발자국 줄이기, 채식 위주 식단과 음식물 남기지 않기, 과도한 냉난방 자제 등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금천기후학교 운영과 금천기후신문 발행 등 일상에서 기후정의를 실천해온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20일 열린 금천 마을공동체 시상식 ‘뽐’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도 기후학교 운영과 신문 발행을 계속할 계획이다.

김 추진위원은 2018년 ‘우리동네 정치살롱’을 만들어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장애인, 교육, 복지, 생태 환경, 먹거리 분야 의제를 발굴해 후보들에게 질의하고 토론회도 열었다. 김 추진위원은 “기후위기에 빨리 대응하려면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국회의원이든 구청장이든 시의원이든 기후위기를 전면에 걸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글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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