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읽어주는 남자

때론 시청률을 뛰어넘는 SNS 화제성

시청률만으론 시청 트렌드 다 반영하지 못해 화제성지수 등장

등록 : 2017-02-16 19:14 수정 : 2017-02-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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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란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특정 방송을 시청했는지를 계산해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시청률은 텔레비전 매체를 대상으로 집계하는 방식이라, 최근 다양해진 기기를 이용한 시청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더 이상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한정해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데, 주문형비디오(VOD)와 스트리밍, 포털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 등 다양한 경로로 콘텐츠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 매체를 확장한다면 시청률은 지금과는 다른 수치가 나올 수도 있다.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다

이동형 매체의 발달과 콘텐츠 제공 채널의 다양화로 사람들은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시간을 맞출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 기기의 확장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어제 방영한 내용을 이동 중에 틈틈이 본다. 특히 주문형비디오 서비스는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시간에 맞춰 방송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해, 시청이라는 행위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렇듯 시청자들은 과거 제약을 받았던 장애 요소들을 제거하고 시청 환경을 자기에게 맞도록 최적화했지만, 시청률 계산은 아직 방송을 하는 시간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전통적인 의미의 시청률은 그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확장된 시청 환경에서 시청자와 방송이 약속한 시간대가 아닌, 다시 말하면 방영 이외의 시간대에 영향력을 갖는 방송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분명 사람들에게 본방을 사수하도록 하는 방송은 방영 시간 이외에도 화제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들이 방영 외 시간대에 왜 이슈가 되고 있는지,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등의 연구를 통해 화제성을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작업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화제성과 시청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시청률이 높은 방송이 일상에서도 많이 이야기될 수는 있지만, 시청률이 낮아도 일상에서 많이 이야기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제성과 시청률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할 전망은 있다고 본다. 높은 화제성은 방송을 안 보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자연스럽게 시청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시청률 화제성지수(CI)

바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본방 사수’는 너무 큰 사치이다. 방송 시청 패턴의 변화는 현재 시청률을 계산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지금의 시청률은 사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시청 행위들을 포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방송의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인 화제성지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에스엔에스상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작성된 글들을 수집해 새로운 형태의 시청 반응을 분석한다.

요새 방송들을 보면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하지만 시청률은 낮게 나오는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주변에서 많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경우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사람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얼마나 이야기하는지를 ‘화제성’이라고 한다면 입소문의 영향력이 커진 현재, ‘화제성’은 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시청률’과 함께 보조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방송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시청률’이 텔레비전 밖에서 이루어지는 화제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면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화제성지수다. 화제성지수를 산출하는 근거는 크게 버즈양 기반과 조회량 기반으로 구성된다. 먼저 버즈양 기반 영역은 트위터나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그리고 뉴스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지를 고려하며, 조회량 기반 영역은 ‘네이버 TV’와 ‘다음 TV팟’에 올라오는 영상의 조회 수와 ‘좋아요’를 클릭한 수를 참고해 산정한다.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패턴을 ‘뷰(View), 버즈(Buzz), 리뷰(Review), 뉴스(News)’ 4가지로 분류해 소비패턴 간 연관도를 계산해 전체 화제성을 산출해내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예능에 출연하는 대선 후보 주자들

지난 설 연휴 동안 파일럿 방송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실제 시청률이 제일 높았던 프로그램은 빅데이터 화제성 순위에서는 높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방송사에서도 파일럿 프로그램의 화제성 순위가 정규 편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선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방송 출연이 부쩍 잦아진 여야 주자들이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인 편에서도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자신의 의견을 전할 수 있고, 친근한 이미지도 쌓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보다 출연 뒤에 나타난 화제성이 앞으로 후보 편에서는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방영 시간뿐만 아니라 방영 이외의 시간에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장면이 화제가 되었는지, 어떤 인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또한 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확장해 방영 전과 후 의견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관찰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언제 방송을 많이 이야기하고 어디서 보고 있는지, 또 어떤 활동을 하면서 방송을 보는지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데이터 전문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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