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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대부분 8주 만에 몸무게·체지방 줄고 근육은 늘어
다양한 운동 방법으로 흥미 유발
전문가가 식사일기 분석해 조언
“만족도 높아 주민 건강 도움 뿌듯”
금천구가 급증하는 3040세대의 비만율을 줄이고 건강한 생활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3040세대를 위한 건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60명을 대상으로 3월5일부터 4월25일까지 8주 동안 운동교실과 영양교실을 진행했다. 운동교실 참가자들이 18일 금천구청 12층 대강당에서 조별로 나뉘어 다양한 운동 기구를 활용해 운동하고 있다.
지난 18일 저녁 7시, 금천구청 12층 대강당에 모인 참가자들이 운동장 트랙을 돌듯 크게 원을 그리며 가볍게 뛰기 시작했다. 서너 바퀴를 돈 뒤 임하경 강사(건강운동 관리사)가 호각을 불자 참가자들이 옆뛰기를 시작했다. 다시 호각 소리가 울리자 방향을 바꿔 뛰었다. 그런 뒤 팔다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전신을 풀어주더니 무릎을 크게 들어 올려 넓적다리관절을 풀었다.
참가자들은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마친 뒤 본운동을 시작했다. 임 강사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하프스쿠왓을 한 뒤 킥백(뒷차기)을 하는 동작이다. 첫 세트 10회를 시작으로 세트를 거듭할수록 횟수가 줄어든다. 노현준 금천구보건소 보건정책과 운동처방사는 “역피라미드형으로 세트를 구성했다”며 “근력과 심폐 지구력 향상 효과가 있고 체지방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강당에는 케틀벨, 줄사다리, 탄력밴드, 요가매트 등 네 가지 운동 도구도 준비돼 있었다. 조를 나눠 조별로 네 가지 운동 도구를 이용해 각기 다른 운동을 했다. 케틀벨로는 등과 팔 근육 운동, 줄사다리는 축구 선수들처럼 순발력 운동, 탄력밴드로는 이두근 강화 운동, 요가매트로는 플랭크 등을 했다.
“신체를 얼마나 많이 움직이느냐가 칼로리 소모 운동의 기본 원칙입니다. 동작을 크게 하는 게 칼로리 소모에 도움이 됩니다.” 노 운동처방사는 “운동 경력이 없는 사람이 많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구성했다”며 “스스로 강도와 횟수를 조절해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할 수 있는 게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체를 얼마나 많이 움직이느냐가 칼로리 소모 운동의 기본 원칙입니다. 동작을 크게 하는 게 칼로리 소모에 도움이 됩니다.” 노 운동처방사는 “운동 경력이 없는 사람이 많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구성했다”며 “스스로 강도와 횟수를 조절해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할 수 있는 게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참가자가 매트에 누워 운동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은 준비운동 10분, 본운동 40분, 마무리운동 10분으로 구성됐다. 30분쯤 지나자 힘이 드는지 중간중간에 쉬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자, 조금만 힘을 내세요. 꼭꼭 씹어서 밥을 먹듯 세포 하나하나에 습득시켜놔야 해요. 그래야 프로그램이 끝나도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어요.” 임 강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간중간에 참가자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운동을 마친 박해미(32)씨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살을 빼려고 노력했지만 근육이 없어서 매번 요요가 와 실패했어요. 책상에 앉아서 일하다보니 운동해야 할 것 같아서 프로그램에 참가했죠.” 박씨는 “하체 비만형이라서 그런지 살이 빠지면 불균형하게 빠져서 식이요법보다는 운동하는 게 살 빼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다”고 했다.
“구성을 워낙 잘해줘서 준비운동할 때부터 열이 조금씩 오르는데, 본운동 시작하면 엄청나요. 1시간 동안 충분히 땀이 나고 운동한 기분이 들죠.”
박씨는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고 요일마다 다른 운동을 경험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며 “불면증이 좀 있는데, 운동하고 나면 잠도 잘 온다”고 했다.
“식사일기 덕분에 나도 몰랐던 식습관을 알 수 있어 좋았어요. 간식을 안 먹는 타입이었는데, 식사일기를 쓰면서 생각보다 간식을 많이 먹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간식을 안 먹는 습관을 들이려고 하는데 무척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 조금씩 바꾸려고 해요.”
박씨는 “오늘 체지방 측정을 했는데, 몸무게는 큰 차이가 없지만 체지방은 조금 줄어들고 근육량은 조금 는 것 같다”며 “무척 만족스럽고 집에서도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 참가자가 양손에 밴드를 쥐고 가슴 앞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금천구가 급증하는 3040세대의 비만율을 줄이고 건강한 생활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3040세대를 위한 건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22년도 지역사회 건강통계’를 보면, 금천구민은 최근 10년 동안 비만율이 2013년 26.6%에서 2022년 33.1%로 6.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경제 활동을 많이 하는 3040세대의 비만율은 평균 35.6%로 전체 성인 33.1%에 비해 2.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40세대를 위한 건강 프로젝트는 주민참여사업으로 지역 주민이 직접 제안한 것을 금천구가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3040세대의 현실을 반영해 신체 건강, 마음 건강, 관계 형성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비만인자를 지닌 3040세대 60명을 대상으로 운동교실과 영양교실로 나눠 3월5일부터 4월25일까지 8주간 진행했다. 사전과 사후 체성분을 측정해 평가하고 대사증후군검사와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연계해 운영했다.
운동교실은 체력 수준을 측정하고 좋아하는 종목을 선정해 주 2회씩 운영했다. 체성분 측정 결과에 따른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가 목표다.
화요일에는 몸매 관리와 체형 교정을 위한 요가와 필라테스, 목요일에는 소도구를 활용한 근력·전신운동으로 구성했다. 영양교실에서는 매주 화요일 식생활 교육을 했는데, 참가자들이 매일 쓴 식사일기를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와 식단 구성 방법 등 영양정보를 제공했다. 금천구 공유주방에서 비만예방을 위한 영양교육도 세 차례 열었다. 3주와 6주차 목요일에는 두부면 파스타, 저열량 샐러드 소스 만들기 등 조리실습도 했다.
한 참가자가 케틀벨을 들어 올리며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3040세대는 호르몬 변화로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력이 감소하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이때 운동하면 오랫동안 신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40대는 노화가 진행 중이지만, 그래도 강도 있는 근력과 심폐 지구력 운동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20대나 30대 못지않은 운동 능력을 낼 수 있죠.”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한 노 운동처방사는 “운동과 친근해지면서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 장기적으로 생애 주기에 맞게 비만율을 줄일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이곳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만들어 앞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3040세대 건강관리 프로젝트 7주차를 마친 뒤 참가자들의 건강지표는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 중 가장 큰 체지방률 변화를 보인 ㄱ씨(43·남성)는 몸무게가 103.8㎏에서 100.7㎏으로 3.1㎏ 줄었고, 체지방률은 37.8%에서 25.6%로 12.2%포인트나 줄었다. 근육량은 37%에서 43%로 6%포인트 늘어났다. ㄴ씨(45·여성)는 67.9㎏이던 몸무게가 62.6㎏으로 5.3㎏ 줄었고, 체지방률이 42.3%에서 37.8%로 4.5%포인트 줄었다. ㄷ씨(47·남성)는 몸무게가 많이 줄었는데 70.1㎏이던 것이 63.1㎏으로 7㎏이나 줄었다. 체지방률은 23.5%에서 19.2%로 4.3%포인트 줄었다. ㄹ씨(31·여성)는 몸무게가 74㎏에서 72㎏으로 2㎏ 줄었는데, 근육량이 23.9%에서 24.7%로 0.8%포인트 늘었다.
‘3040세대를 위한 건강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매일 자신의 식단을 식사노트에 기록해 제출했다. 전문가는 이를 분석한 결과와 함께 조언을 해 참가자들의 비만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줬다.
“겉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실제 비만 성분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선정할 때부터 체지방률이 높은 사람들을 선정했죠. 마른 비만이라고 하는데, 특히 복부비만이 많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몸무게가 줄어들면 체지방률이 낮아지고 일시적으로 근력량이 줄어들 수 있어요.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다보면 근력량은 늘어납니다.” 노 운동처방사는 “복부 비만자들의 체지방률이 8주만에 이 정도 낮아진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트렌드에 맞으면서 3040세대에 맞춘 운동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근력 운동을 맡아 진행한 임 강사는 “생소한 프로그램일 텐데, 참가자들이 그동안 꾸준히 잘 따라와준 덕분”이라며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뿌듯하다”고 했다.
금천구는 하반기에도 3040세대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상반기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자발적 건강소모임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안선영 금천구보건소 보건정책과 건강도시팀장은 “보건정책과, 건강증진과, 일자리청년과 등 세 부서가 힘을 합쳐 만든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