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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나눔비타민 대표가 4월30일 마포구 스타트업 복합 지원센터 ‘프론트원’ 사무실에서 모바일 식권 플랫폼 ‘나비얌’ 앱을 보여주고 있다. 나비얌은 급식카드나 식사나눔 인프라를 온라인화해 이용자들이 그간 겪었던 제약과 불편함을 덜어준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교육 봉사하며 급식카드 제약 알고
온라인 플랫폼 기반 식사지원 추진
앱 출시 7개월, 가게 4천여 곳 등록
“초심·뚝심·진심·밥심으로 키울 터”
“급식카드를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앱이네요.” 모바일 식권 플랫폼 ‘나비얌’의 앱 리뷰에 달린 글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지난 4월부터 올라온 70여 개의 리뷰에는 “식비 걱정이 많은데 무료 식사 쿠폰 받아 돈 걱정 없이 맛있게 먹었어요”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네요” 등의 칭찬부터 “나중에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면 나비얌에 기부할게요”라고 다짐하는 내용이 있다. “앱 입점 가게 수가 더 늘어나고 앱 반응 속도가 빨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간간이 달렸다.
지난 4월30일 마포구 스타트업 복합 지원센터 ‘프론트원’ 공용 회의실에서 만난 김하연(23) 나눔비타민 대표는 “이용자, 후원자 등의 응원에 큰 힘을 얻고 있다”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 175㎝의 큰 키에 아이보리색 투피스 정장 차림을 한 그는 앳돼 보였지만, 나비얌에 관한 얘기를 할 때는 영락없는 기업가 모습이었다. 지난해 4월 창업 뒤 다섯 달 만에 앱을 출시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1년을 돌이키며 그는 “짧은 시간에 회사도 개인도 많이 성장했다”고 했다.
‘우리 동네 따뜻한 식사 나눔 플랫폼’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나비얌 개발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동네에서 다양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에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역아동센터 공부방에서 교육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급식카드나 개인·기업 등 민간 식사 나눔 인프라를 사용할 때 겪는 제약과 불편함을 알게 됐다. “식당 등 가게에 가서 급식카드를 내밀거나 식사 나눔을 이용할 때 눈치가 보이거나 부끄러움을 느낀다거나 하는 심리적 부분도 있었고, 가맹점 정보도 정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며 “온라인으로 가게 정보를 알고, 급식카드를 인증받아 가게에선 쿠폰만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공공·민간 식사지원 인프라 이용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아이디어는 2022년 경기도 공공데이터(아동급식카드 가맹점 데이터) 아이디어 대회에서 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왕중왕전에 올라가 국민투표를 거쳐 대통령상도 거머쥐었다. 당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경영학과 정보문화학을 공부하던 그는 “공개 검증에서 큰 호응을 받아 가슴이 벅찼고 무척 신났다”며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앱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나눔비타민은 벤처·여성 기업으로 등록하고, 소셜벤처·여성가족부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으며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왔다. 지난해 초 4명이 공동으로 창업해 지금은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30대인 영업팀장을 빼고는 모두 20대다. 출신 대학도 다양하다. 일부 개발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왔다. 김 대표는 “제가 인복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앱 출시 7개월 만에 입점 가게가 4천 곳을 넘긴 데에는 기존 오프라인 식사 나눔 인프라와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무료나 할인 혜택을 주는 ‘선한 영향력 가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밥이나 커피값을 미리 결제하는 ‘미리내 가게’, 3천원짜리 김치찌개로 힘든 청년들을 응원하는 ‘청년밥상 문간’ 등이다. 그는 “기존 식사 나눔을 온라인에서 편하게 이어가도록 지원해 결식 우려 아동이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청년 등으로 이용자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입점 가게 영업은 힘들면서도 배우는 게 많은 일이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만 있는 가게가 많아 점주를 만나기부터 쉽지 않다. 설령 만나더라도 점주 3명 가운데 2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입점을 고민한다. 기술적인 것부터 온라인 거래에 대한 불신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처음엔 퇴짜를 맞으면 마음이 힘들어져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멘털이 강해졌다. 김 대표는 “실패의 경험에서 더 많이 배웠다”며 “점주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확인해 개선한 뒤 다시 방문해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창업가로서 가장 큰 고민은 기업의 지속성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수익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사업을 운영하면서 생겼다. 앞으로는 별도 앱 ‘나비사장님’으로 광고 유치나 마케팅 대행, 가게가 추가로 낼 수 있는 매출에 대한 중개수수료 등 수익 모델을 다변화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나눔을 하는 사람과 나눔 받는 사람이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게 힘쓰려 한다”고 했다. 대상자의 검증 절차를 꼼꼼하게 하고, 후원금 전액이 수혜자 혜택으로 쓰이고, 쓰임에 대한 피드백도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운영한다. 이용자들이 실시간 잔여 쿠폰 확인 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여나간다. 김 대표는 “동네에서 밥 먹으러 갈 때, 좋은 일 하고 싶을 때 찾는 플랫폼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초심·뚝심·진심·밥심’의 키워드로 나비얌을 키워나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온라인 플랫폼으로 공공·민간 식사지원 인프라 이용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아이디어는 2022년 경기도 공공데이터(아동급식카드 가맹점 데이터) 아이디어 대회에서 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왕중왕전에 올라가 국민투표를 거쳐 대통령상도 거머쥐었다. 당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경영학과 정보문화학을 공부하던 그는 “공개 검증에서 큰 호응을 받아 가슴이 벅찼고 무척 신났다”며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앱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그동안 나눔비타민은 벤처·여성 기업으로 등록하고, 소셜벤처·여성가족부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으며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왔다. 지난해 초 4명이 공동으로 창업해 지금은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30대인 영업팀장을 빼고는 모두 20대다. 출신 대학도 다양하다. 일부 개발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왔다. 김 대표는 “제가 인복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앱 출시 7개월 만에 입점 가게가 4천 곳을 넘긴 데에는 기존 오프라인 식사 나눔 인프라와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무료나 할인 혜택을 주는 ‘선한 영향력 가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밥이나 커피값을 미리 결제하는 ‘미리내 가게’, 3천원짜리 김치찌개로 힘든 청년들을 응원하는 ‘청년밥상 문간’ 등이다. 그는 “기존 식사 나눔을 온라인에서 편하게 이어가도록 지원해 결식 우려 아동이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청년 등으로 이용자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입점 가게 영업은 힘들면서도 배우는 게 많은 일이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만 있는 가게가 많아 점주를 만나기부터 쉽지 않다. 설령 만나더라도 점주 3명 가운데 2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입점을 고민한다. 기술적인 것부터 온라인 거래에 대한 불신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처음엔 퇴짜를 맞으면 마음이 힘들어져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멘털이 강해졌다. 김 대표는 “실패의 경험에서 더 많이 배웠다”며 “점주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확인해 개선한 뒤 다시 방문해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창업가로서 가장 큰 고민은 기업의 지속성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수익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사업을 운영하면서 생겼다. 앞으로는 별도 앱 ‘나비사장님’으로 광고 유치나 마케팅 대행, 가게가 추가로 낼 수 있는 매출에 대한 중개수수료 등 수익 모델을 다변화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나눔을 하는 사람과 나눔 받는 사람이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게 힘쓰려 한다”고 했다. 대상자의 검증 절차를 꼼꼼하게 하고, 후원금 전액이 수혜자 혜택으로 쓰이고, 쓰임에 대한 피드백도 정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운영한다. 이용자들이 실시간 잔여 쿠폰 확인 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여나간다. 김 대표는 “동네에서 밥 먹으러 갈 때, 좋은 일 하고 싶을 때 찾는 플랫폼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초심·뚝심·진심·밥심’의 키워드로 나비얌을 키워나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