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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대교 아래 한강 기슭 풍경
강기슭 모래밭이 강 따라 길다. 연둣빛 수양버들 가지가 강물 위에서 낭창거린다. 모래밭 옆은 뻘이다. 뻘 옆은 버드나무 숲이다. 강서07 마을버스 종점에서 200~300m만 걸어가면 콘크리트로 덮인 한강 둔치 말고, 있는 그대로의 한강 풍경을 볼 수 있다.
강서07 마을버스 종점
조팝나무꽃과 버드나무숲
강서07 마을버스 종점에는 사람 사는 마을이 없다. 2002년 7월1일 개원한 강서생태습지공원의 버드나무 숲과 갈대밭, 그곳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명을 볼 수 있다. 강서07 마을버스가 종점으로 가는 길, 창밖 풍경에 신록과 꽃이 가득하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가 만나는 고가 아래 한쪽에 마을버스 종점이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 조팝나무꽃과 민들레
강서습지생태공원에는 맹꽁이주의 표지판이 있다.
한강공원 나들목 증설 공사로 종점 주변이 어수선하다. 종점 부근에 있는 한강공원 개화나들목 굴다리(차 다니는 굴다리 오른쪽에 사람 다니는 굴다리가 있다)를 지나면 버드나무 숲과 수생 동식물·곤충·다양한 꽃들이 피어난 강서습지생태공원이 나온다.
4월에 피어나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조팝나무꽃이 무리 지어 피었다. 조팝나무 군락을 지나 서쪽으로 가는 길옆은 버드나무 숲이다. 숲 아래 습지에는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산다.
여름이면 개개비·물총새·백로·왜가리 같은 철새가 모여들고, 겨울이면 청둥오리·쇠오리·논병아리·큰기러기가 머무른다. 봄에 자라나는 애기똥풀·참새귀리·제비꽃·서양민들레·냉이·쇠뜨기·꽃마리 등이 푸른 생명의 빛을 발산하고 화사한 꽃을 피운다. 부처꽃·애기땅빈대·쇠비름·마디풀·산조풀은 여름에 볼 수 있다. 가을에는 물억새·갈대·개여뀌·가을강아지풀·바랭이·개기장 등이 자란다.
강서습지생태공원 꽃과 신록이 어울렸다.
강가 버드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은 일상을 잊고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조류전망대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돼, 생태공원의 신록 오른 그 길을 걸을 수 없다. 생태공원 옆 포장된 길을 걷거나 방화대교 부근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일정 기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다시 일반에 개방한다고 한다.
뻘과 모래밭이 남아 있는 강기슭
숲 밖에서 버드나무 숲을 바라만 보았다. 한강을 거슬러 동쪽으로 걷는다. 방화대교 남단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사람들 표정이 고목의 껍질을 뚫고 새순을 내미는 봄을 닮았다. 방화대교 아래에 서면 콘크리트로 덮인 한강 둔치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한강 기슭 풍경을 볼 수 있다. 강기슭으로 밀려오는 강물의 파문이 모래밭을 만나 잦아든다. 모래밭에 박힌 자갈 위로 한강 물이 찰랑거린다. 모래가 없는 곳은 뻘이다. 물이 지나는 골도 보인다. 뻘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흔적이 보인다. 바다가 들고 나면서 한강 물도 불고 준다. 그 시간의 흔적이 강기슭 모래밭과 뻘에 나이테처럼 남았다. 수양버들 가지가 강물에 연둣빛 머리카락을 푼다. 한강의 수양버들은 옛사람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양천현령을 지낸 겸재 정선의 그림 ‘소악후월’ ‘안현석봉’ 등에 보면 강서구 앞을 흐르는 한강 일대의 풍경이 잘 보인다. 그림에 낭창거리는 수양버들이 있다.
숲 밖에서 버드나무 숲을 바라만 보았다. 한강을 거슬러 동쪽으로 걷는다. 방화대교 남단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사람들 표정이 고목의 껍질을 뚫고 새순을 내미는 봄을 닮았다. 방화대교 아래에 서면 콘크리트로 덮인 한강 둔치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한강 기슭 풍경을 볼 수 있다. 강기슭으로 밀려오는 강물의 파문이 모래밭을 만나 잦아든다. 모래밭에 박힌 자갈 위로 한강 물이 찰랑거린다. 모래가 없는 곳은 뻘이다. 물이 지나는 골도 보인다. 뻘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흔적이 보인다. 바다가 들고 나면서 한강 물도 불고 준다. 그 시간의 흔적이 강기슭 모래밭과 뻘에 나이테처럼 남았다. 수양버들 가지가 강물에 연둣빛 머리카락을 푼다. 한강의 수양버들은 옛사람의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양천현령을 지낸 겸재 정선의 그림 ‘소악후월’ ‘안현석봉’ 등에 보면 강서구 앞을 흐르는 한강 일대의 풍경이 잘 보인다. 그림에 낭창거리는 수양버들이 있다.
개화산숲길 하늘길 전망대에서 본 풍경
개화산과 ‘동화마을 잔칫날’
마을버스 종점으로 돌아와 버스를 기다린다. 흙먼지 날리는 자갈 박힌 흙길, 옛날 시골 신작로에서 완행버스를 기다리던 시간이 기억났다. 마을버스가 굽은 길을 천천히 돌아와 종점에서 차를 돌린다. 승객을 기다리는 버스에 앉아 창밖 흙길에 내려앉는 봄날 오후 햇살을 바라본다.
마을버스 종점은 방화3동 한강 가에 있다. 방화동을 우리말로 풀어 쓰면 ‘꽃 곁 마을’이다. 방화동 서쪽이 개화동이다. 방화동과 개화동에 걸쳐 있는 산이 개화산이다. 산의 형국이 활짝 핀 꽃 같다고 해서 개화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개화산 옆 동네라서 ‘꽃 곁 마을’, 방화동이 된 것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큰 도로로 나오다가 방화3동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곳에서 방화근린공원까지 약 250m 거리다. 방화근린공원에서 개화산을 한 바퀴 도는 개화산 숲길이 시작된다. 개화산 숲길은 강서구에서 만든 강서둘레길 1코스다. 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거리가 약 3.35㎞ 정도 된다. 약사사, 전망대(헬기장), 봉수대, 참호가 있는 길, 아라뱃길 전망대, 마을 보호수, 신선대(신선바위)가 있다. 하늘길전망대 등을 지난다. 신선대(신선바위)와 하늘길전망대에서 김포공항과 평야가 한눈에 보인다.
‘동화마을 잔칫날’에서 파는 잔치국수
개화산 숲길을 다 걷고 출발한 곳에 도착했다. 방화근린공원을 나와 방화역 사거리에 도착했다. 사거리 부근에 있는 국숫집 ‘동화마을 잔칫날’을 찾아갔다. 국수를 팔아 좋은 일을 하는 식당이다. 식당 안에 붙은 안내글에 ‘마을 사람과 어르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국수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사장은 있는데 운영은 방화3동 마을 사람들이 한다고 한다.
‘수익금으로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내용도 있다. 2016년 하반기에 대학생 16명, 고등학생 11명에게 37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국수 한 젓가락 뜨는 일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한 젓가락의 국수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 국수·묵·만두 등을 파는데, 3500원짜리 잔치국수와 4000원짜리 비빔국수는 무한리필이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