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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홈스테이 룸메이트, 호스트와 서울 경복궁.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놀이공원을 여행하면서담은 사진.
[‘외국살이 서울살이’는 서울살이를 하는 외국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경험을 진솔하게 터놓는 열린 발언대입니다. seoul01@hani.co.kr로 투고환영합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의 한 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엠마누엘라(한국이름 임애라)입니다. 제가 서울에 살며 종종 곤란한 일을 겪은 걸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외국인으로 서울살이 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 만족스러운 점도 있지만 어려운 점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저는 서울살이에 대부분 만족하지만 은행 계좌 거래를 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은행 거래를 하려면 보통은 ‘한도제한계좌’(대포통장이나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인터넷모바일뱅킹·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개인별로 수십만원~이삼백만원만 이체 가능하도록 제한한 계좌)를 트게 됩니다.
금융거래 한도 계좌는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외국인에게 특히 곤란함을 겪게 합니다. 대체로 1일 최대 100만원, 영업점 방문시 300만원 1회 이체만 할 수 있어 금액이 큰 아파트 보증금이나 학교 등록금과 같은 비용을 지불할 때는 며칠에 걸쳐 송금해야 하니 상대방도 의아해하고 답답해합니다. 이체한도를 늘리려면 거래 은행에 급여명세서나 3개월 이상 관리비 이체 내역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단기 체류 목적으로 학생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많은 외국인은 국내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급여명세서를 제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정식 주택 임대가 아닌 게스트하우스나 고시원, 학교 기숙사 등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임대업자가 일괄 납부하는 개별 공과금 납부 내역을 증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은행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체한도를 늘려줄 방법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실제로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의 경우 얼마 전 학교에 수업료 약 200만원을 개강 전 이체해야 했습니다. 1일 이체한도인 70만원보다 훨씬 큰 금액이어서 70만원씩 3일에 걸쳐 이체가 가능한지를 학교에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수업료를 한 번에 이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두 번째 가족’처럼 생각하는 한국인 친구가 몇 명 있어서 그들의 도움으로 3일간 70만원씩 돈을 찾아 약 200만원을 친구에게 전달한 뒤 친구가 자신의 계좌에서 학교 계좌로 수업료를 이체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가까운 한국인 친구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서울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도움 줄 한국인이 없는 외국인이라면 해결 방법이 없었을 것입니다.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 교육이나 정착을 목적으로 왔을 때 이런 문제를 겪게 되면 매우 난감할 수밖에 없으며 서울살이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 큰 불편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 학생들을 위한 좀더 유연한 은행 계좌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문화적 차이로 의사소통과 금융거래 같은 일들은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으로 다른 문화권에 장기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 나라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현지인을 알아둬 예기치 않은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업이나 여행을 목적으로 서울살이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개인의 문화적 지식을 풍부하게 해서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글·사진 엠마누엘라 모로나레(이탈리아) 번역 지은진(홈스테이 매니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 교육이나 정착을 목적으로 왔을 때 이런 문제를 겪게 되면 매우 난감할 수밖에 없으며 서울살이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데 큰 불편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 학생들을 위한 좀더 유연한 은행 계좌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문화적 차이로 의사소통과 금융거래 같은 일들은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으로 다른 문화권에 장기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 나라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현지인을 알아둬 예기치 않은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업이나 여행을 목적으로 서울살이를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개인의 문화적 지식을 풍부하게 해서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글·사진 엠마누엘라 모로나레(이탈리아) 번역 지은진(홈스테이 매니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