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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축구 감독 앨릭스 퍼거슨은 “에스엔에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했다. 요즘 연예계는 이 말을 깊이 새겨들어야 할 분위기다. 연예인들이 에스엔에스에 올린 글들이 연이어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설리는 노출이 심한 사진을 에스엔에스에 올려 늘 논란의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장어가 불에 구워지는 사진을 올렸다가 누리꾼들한테 “잔인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다시 다 구워진 사진을 올린 뒤 “니네들은 먹지 마”라며 조롱하는 분위기를 자아내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방송인 예정화는 전주에서 300년 된 매화나무인 ‘와룡매’를 보호하려고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배우 장미인애처럼 현재 심정을 에스엔에스에 올리는 일은 예사다.
연예인도 사람이고 에스엔에스는 자유이지만, 괜한 구설로 일에 지장을 주니 문제다. 설리는 영화 <리얼> 개봉을 앞뒀는데 에스엔에스 논란으로 영화 관련 홍보 현장에 가는 것도 조심할 정도로 일에 지장을 받고 있다. 예정화는 건강한 이미지에서 하루아침에 ‘무개념’ 연예인이 됐다. 에스엔에스에 공개적으로 누구를 겨냥해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식의 행태도 이유야 어찌 됐든,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이라 요즘 소속사들은 에스엔에스 관리에도 신중해졌다. 특히 아이돌 그룹이 많은 회사는 에스엔에스를 아예 금지하기도 한다. 음반이나 출연 프로그램 홍보 등 활동 관련 글만 올리는 곳도 있는데 내용을 소속사에 허락받아야 한다. 연예인 개인 계정을 홍보담당자가 관리하는 곳도 있다. 소속사들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용어’ 등 의미도 모르고 쓴 단어 하나가 연예인 생명을 끝나게도 할 수 있어서 머리가 아프다고들 한다.
논란이 될 만한지는 짐작이 가능한데도 연예인들은 왜 끊지 못할까? 에스엔에스에 사진을 올리거나 글을 쓰면 바로 기사화되고 포털 메인을 장식하는 등 단숨에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다고들 한다. 올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포털 메인 맛을 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또 손이 가는 것이다. 문제가 될 사안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올리는 행위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에스엔에스는 소통 창구가 되는 등 잘 활용하면 약이다. 그러나 순간의 선택이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