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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파라과이의 쓰레기 매립지에 자리 잡은 빈민촌 카테우라. 마을 사람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고물을 주워 살아간다. 음악학교 교사인 파비오 차베스는 버려진 쓰레기로 악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깡통으로 바이올린을, 드럼통으로 첼로를 만든다. 연주할 악기가 생기자 더 많은 아이들이 음악학교로 모여들면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탄생한다. 장마와 홍수로 마을이 황폐해지고 위기가 찾아오지만, 오케스트라는 마을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세상은 우리에게 쓰레기를 줬지만, 우리는 음악을 돌려줍니다.”
2015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랜드필 하모닉>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전 세계 30여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비무장지대(DMZ) 국제다큐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 북한산 환경영화제, 서대문 환경영화제 등에서 잇따라 상영됐다.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는 록밴드 윤도현밴드(YB)의 ‘드리머’(Dreamer)가 수록돼 화제를 모았다. 이 노래는 윤도현밴드 2집에 수록된 ‘꿈꾸는 소녀’라는 노래를 영어 버전으로 편곡한 곡으로, 최근 미국에서 발매되기도 했다.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진 깡통과 드럼통 등으로 악기를 만들어 연주하는 ‘카테우라 재활용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온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영화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카테우라 재활용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오는 9월16~24일 열리는 ‘제4회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먼저 9월16일 오후 3시 씨네큐브에서 <랜드필 하모닉> 영화를 상영한 뒤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9월17일 오후 3시에는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야외무대에서 ‘1000인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이어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에서는 학생오케스트라와 연합 공연을 펼친다. 9월18일에도 특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카테우라 재활용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영국의 노스데본신포니아(NDS), 일본아마추어오케스트라연합(JAO), 아시아연합오케스트라(AUO)도 참가해 제4회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는 전 세계 생활음악인의 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