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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식 강동구청장(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016년 5월17일 상일동 공동체 텃밭에서 주민들과 함께 모내기를 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강동구의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이하 도시농업 조례)는 이례적으로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직접 필요성을 제기해서 제정된 조례이다. 그러니까 이 조례에는 이 구청장의 도시농업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각종 유휴지에 도시텃밭을 지정한 뒤 지원”(제11조, 제15조)하고, 이를 통해 “단절된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며, 친환경 녹색 공간 확충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조성”(제1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강동구 도시농업 조례는 2010년 11월10일 제정됐다.
흔히 조례는 법률이 제정된 뒤에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도시농업 조례는 반대다. 정부에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은 그보다 1년 뒤인 2011년 11월22일이었고, ‘서울특별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다시 그 1년 뒤인 2012년 11월1일 만들어졌다. 그 뒤 서울시 각 자치구 16곳에서 제정된 도시농업 조례도 상당 부분 강동구의 도시농업 조례에 빚진 바 크다.
이제는 해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도시농업박람회가 열리는 등 도시농업이라는 단어가 생활 속에 정착됐다. 하지만 강동구가 조례를 만든 2010년 이전에는 소수의 시민단체들만 쓰는 용어였다. 그것을 2008년 재보선에서 당선된 이해식 구청장이 행정용어로 ‘재창조’해낸 것이다. 그 출발점은 친환경 학교급식 실현이었다.
“2008년도 구청장 선거 때 저의 1호 공약이 친환경 학교급식이었습니다. 한끼에 340원을 구에서 보전해 보통 급식에서 친환경 학교급식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당시에 식중독 사고 등도 있어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이 구청장은 공약을 실천하면서 아이들에게 친환경 쌀과 채소 등이 자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2009년 ‘친환경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구민들이 직접 친환경 농사를 짓게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지금 ‘도시텃밭’이라고 하는 땅을 알아보는 데만 1년이 걸렸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치수과장에게 한강변 하천부지 중에서 도시텃밭으로 쓸 땅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한참 뒤 큰 보드(칠판)까지 갖고 와서 ‘결론은 쓸 땅이 없다’고 설명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둔촌동 그린벨트 안에 있는 개인 토지를 임차해 첫번째 공공 텃밭으로 만들어 분양한 것이 2010년 4월이었다. 그리고 이런 실험들을 구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그해 가을 구청 발의로 ‘도시농업 조례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의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왜 농사를 짓느냐? 도시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건물을 짓거나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된 반대 논거였다. 이 구청장은 이런 반대 의견들에 대해 “미래 도시의 핵심 가치는 환경”이라며 세계 선진 도시가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첨단 아이티(정보통신)기업을 유치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해나갔다. 결국 조례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강동구의 도시농업 조례는 제정된 뒤에도 생명체와 같이 변화해왔다. 이미 2015년 7월 ‘도시농업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개정되는 등 몇 차례 개정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농업에 대한 새로운 개념들을 시험하고, 시험한 내용을 조례에 반영하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도시농업 조례가 강동구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변화한 강동구의 사례가 또다시 도시농업 조례를 개정하는 자양분이 되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2010년 226‘구좌’에서 출발한 강동구의 도시농업 텃밭은 현재 7600‘구좌’로 늘어났다. 적절한 땅이 없다던 한강변 하천부지에도 도시텃밭이 생겼다. 2013년 6월부터는 전업 도시농업 생산자 20여명이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직매하는 ‘싱싱드림’을 운영하고 있다. 올 9월에는 도시농업 참여자들의 교육장·북카페·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일 ‘파믹스센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이렇게 도시농업 기반 확충과 도시농업 엔지오 활성화 등을 통해 앞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농업으로 전환시켜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구 도시농업 조례는 여전히 또 다른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하지만 의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왜 농사를 짓느냐? 도시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건물을 짓거나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된 반대 논거였다. 이 구청장은 이런 반대 의견들에 대해 “미래 도시의 핵심 가치는 환경”이라며 세계 선진 도시가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첨단 아이티(정보통신)기업을 유치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해나갔다. 결국 조례는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강동구의 도시농업 조례는 제정된 뒤에도 생명체와 같이 변화해왔다. 이미 2015년 7월 ‘도시농업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개정되는 등 몇 차례 개정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농업에 대한 새로운 개념들을 시험하고, 시험한 내용을 조례에 반영하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도시농업 조례가 강동구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변화한 강동구의 사례가 또다시 도시농업 조례를 개정하는 자양분이 되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2010년 226‘구좌’에서 출발한 강동구의 도시농업 텃밭은 현재 7600‘구좌’로 늘어났다. 적절한 땅이 없다던 한강변 하천부지에도 도시텃밭이 생겼다. 2013년 6월부터는 전업 도시농업 생산자 20여명이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직매하는 ‘싱싱드림’을 운영하고 있다. 올 9월에는 도시농업 참여자들의 교육장·북카페·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일 ‘파믹스센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이렇게 도시농업 기반 확충과 도시농업 엔지오 활성화 등을 통해 앞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농업으로 전환시켜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구 도시농업 조례는 여전히 또 다른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