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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5분 내 대응 따라 피해 규모 결정
초기 대응법 아는 안전파수꾼 중요
서울시, 시민 1%인 10만명 양성 목표
기관·대학 동참 늘며 5만명 돌파
지난 12일 오후 광진구 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 김동율 서울시의원이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 가운데 완강기(왼쪽) 이용법과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12일 오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광나루안전체험관 3층에 40여명의 남자가 모여 있었다. “완강기(고층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몸에 밧줄을 매고 높은 층에서 땅으로 천천히 내려올 수 있게 만든 비상용 기구)로 탈출하려면 먼저 지지대에 고리를 거세요. 안전벨트는 어디에 매야 할까요?” 질문에 답이 없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속 소방대원은 “안전벨트를 배에 착용하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꼭 겨드랑이에 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파트 3~10층에 설치된 완강기는 불이 났는데 승강기나 계단으로 대피하기 힘들 때 이용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대부분 이용법을 몰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가기 위해 3층 난간에 서자 생각보다 아찔한 높이에 여기저기서 “어우…”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완강기에 그냥 몸을 맡기면 됩니다. 당황해서 하얀 줄을 잡으면 손에 화상 입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침착하게 안내를 했지만, 대부분 허둥대며 불안한 모습으로 1층으로 낙하했다.
이들은 시민안전파수꾼 교육을 받으러 온 서울교통공사 직원이었다. 모란차량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이택준(47)씨는 “떨어지는 순간에는 조금 무서웠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 아파트에서 불이 난다면 우리 가족은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 교육 시간에는 직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여자 승객이 쓰러졌을 때도 상의를 벗겨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나요?” “심폐소생술을 잘못하면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나요?” “간질을 일으킨 승객에게도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나요?” 근무할 때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 모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 8시간을 직무연수로 지정해 모든 직원이 받도록 하고 있다. 이씨는 “예전 민방위 교육에서도 심폐소생술을 배웠지만 영상 등 이론 위주였고, 실습은 몇명만 대표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충분히 실습할 수 있었다”며 “교육을 먼저 받은 직원들도 ‘꼭 가보라’고 추천할 정도로 평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재난·사고 현장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시민안전파수꾼을 양성해왔다. 지난 7월 서울시의회는 김동율(더불어민주당·중랑4) 시의원이 발의한 ‘시민안전파수꾼 양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의결해 명확한 법적 근거와 행정·재정적 지원책까지 마련했다. 김 의원은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7~10분이다. 그러나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는 황금시간은 5분에 불과하다. 그때 현장에 있는 시민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사태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1%인 10만명을 시민안전파수꾼으로 양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례가 제정된 뒤 여러 기관·대학과 개인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시민안전파수꾼은 최근 5만명을 돌파했다. 서울교통공사 말고도 서울시교육청, 사회복지사협회, 육군사관학교, 소방안전관리협회 등에서 직무연수로 의무화했다. 민방위 2~3년차 대원이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 8시간을 받으면 민방위 교육 2년 치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대학의 참여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상명대(2학점)를 시작으로 경희대(3학점), 세종대(1학점) 등에서 시민안전파수꾼 관련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이번 2학기에는 홍익대(3학점)와 숭실사이버대(3학점)가 동참했다. 이들 대학은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뿐 아니라 위기 상황 판단능력, 피난행동 특성, 생존기술, 안전리더십 등 다양한 이론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처 방법을 모르면 재난이 닥쳤을 때 뭘 해야 할지 몰라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교육을 받아야 대처 능력이 생긴다. 현장에 있는 시민이 먼저 자신을 보호하고, 이웃까지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안전파수꾼 교육은 단체뿐 아니라 개인도 받을 수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과 동작구 보라매공원 안에 있는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교육한다. 시민안전파수꾼 누리집(fire.seoul.go.kr/citizen)에서 신청할 수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서울교통공사는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 8시간을 직무연수로 지정해 모든 직원이 받도록 하고 있다. 이씨는 “예전 민방위 교육에서도 심폐소생술을 배웠지만 영상 등 이론 위주였고, 실습은 몇명만 대표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충분히 실습할 수 있었다”며 “교육을 먼저 받은 직원들도 ‘꼭 가보라’고 추천할 정도로 평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재난·사고 현장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시민안전파수꾼을 양성해왔다. 지난 7월 서울시의회는 김동율(더불어민주당·중랑4) 시의원이 발의한 ‘시민안전파수꾼 양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의결해 명확한 법적 근거와 행정·재정적 지원책까지 마련했다. 김 의원은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7~10분이다. 그러나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는 황금시간은 5분에 불과하다. 그때 현장에 있는 시민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사태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의 1%인 10만명을 시민안전파수꾼으로 양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례가 제정된 뒤 여러 기관·대학과 개인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시민안전파수꾼은 최근 5만명을 돌파했다. 서울교통공사 말고도 서울시교육청, 사회복지사협회, 육군사관학교, 소방안전관리협회 등에서 직무연수로 의무화했다. 민방위 2~3년차 대원이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 8시간을 받으면 민방위 교육 2년 치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대학의 참여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상명대(2학점)를 시작으로 경희대(3학점), 세종대(1학점) 등에서 시민안전파수꾼 관련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이번 2학기에는 홍익대(3학점)와 숭실사이버대(3학점)가 동참했다. 이들 대학은 시민안전파수꾼 기본교육뿐 아니라 위기 상황 판단능력, 피난행동 특성, 생존기술, 안전리더십 등 다양한 이론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처 방법을 모르면 재난이 닥쳤을 때 뭘 해야 할지 몰라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다. 교육을 받아야 대처 능력이 생긴다. 현장에 있는 시민이 먼저 자신을 보호하고, 이웃까지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안전파수꾼 교육은 단체뿐 아니라 개인도 받을 수 있다. 광나루안전체험관과 동작구 보라매공원 안에 있는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교육한다. 시민안전파수꾼 누리집(fire.seoul.go.kr/citizen)에서 신청할 수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