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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방영돼 인기를 얻은 드라마 <나쁜 녀석들>이 12월16일 시즌2를 방영한다.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다. 그런데 시즌1에 나온 배우들이 보이지 않는다. 김상중, 조동혁, 마동석, 박해진 대신에 박중훈, 주진모, 양익준, 김무열이 나온다. 배우도 다르고 내용도 다른데 왜 시즌2일까. 본래 시즌1에 나온 배우가 그대로 나오는 걸 추진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면 교체됐다. 그래서 엄연히 말하면 시즌2는 아니다. 전혀 다른 드라마다.
한국에서 시즌제 드라마는 쉽지 않다.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는 게 어렵다. 몸값이 장애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배우들의 인기도 오르고, 그래서 바빠지고, 출연료는 뛴다. 제작비는 한정돼 있는데, 같은 배우를 돈 더 많이 주고 쓰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배우들의 스케줄 조율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두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우들을 바꾸거나, 한명이라도 안 되면 아예 다 바꾸는 경우가 많다.
시작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기 때문이다. 시즌제가 많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제작 단계부터 다음 시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제작사와 배우가 계약한다. 배우들은 시즌2에 출연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촬영 도중 배우와 제작사, 배우 간 갈등이 생기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대로 출연한다.
배우들이 바뀌지 않는 것은 시즌제 드라마의 인기에 결정적이다. 고정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사랑하고 응원한다. 드라마 자체를 좋아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담겨 있는 법이다. 그런데 배우가 바뀌면 방송사가 아무리 시즌2라고 외쳐도 그건 그냥 다른 드라마다. 새 시청자를 유입해야 한다. 그래서 <궁> <미세스 캅> 등 시즌2에서 배우가 바뀐 드라마는 대부분 실패했다. 유일한 시즌제 드라마인 <막돼먹은 영애씨>가 성공한 이유도 주·조연할 것 없이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2018년 시즌제 드라마가 쏟아진다. <추리의 여왕 시즌2>는 2월,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는 5월에 방영한다. <시그널>과 <비밀의 숲>도 시즌2를 준비한다. <추리의 여왕 시즌2>에는 시즌1의 권상우와 최강희가 그대로 나오고,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는 강소라가 빠지지만, 박신양은 나온다. <시그널>과 <비밀의 숲>도 시즌1 배우들을 섭외하려고 노력 중이다. 시즌제의 미덕은 배우다. 이제 우리도 제대로 된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어보자.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