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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1일 성동구 성수동2가1동 최종남 할머니 집에서 권춘근 효사랑 주치의(왼쪽)가 진료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귀하께서는 만 75살이 되어 우리 성동구에서 실시하는 효사랑 주치의 건강 관리 대상이십니다. 저희 효사랑 담당 간호사가 어르신 댁에 가정방문을 위해 연락을 드릴 예정이오니 안심하시고 건강·복지 상담을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올해 만 75살이 된 성동구민이 받은 안내문이다. 성동구는 지난 9월 의사 1명과 간호사 17명을 새로 채용해 ‘효사랑 주치의 전담반’을 꾸렸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75살 이상 어르신을 전담하는 의료진을 둔 것이다. 효사랑 간호사가 먼저 어르신 가정을 찾아가 건강 검사 등을 한 뒤, 재검진이 필요하면 효사랑 주치의와 함께 다시 방문해 검진과 건강 상담을 한다. 또 한양대병원 등 지역의 106개 의료기관과 협약해 비급여 진료비 20%를 지원하는 ‘성동형 의료복지 시스템’과 ‘고혈압·당뇨 등록 관리 사업’을 연계해 의료비 부담과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내년에는 75살 이상 노인 1만6294명 모두에게 문진, 신체·구강 건강, 치매 선별 검사, 우울증 검사 등을 하고 상황별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홀몸어르신과 고시촌 등에서 혼자 사는 신중년이 우울증을 앓거나 건강을 방치하지 않도록 지역 돌봄센터와 연계해 생활형 돌봄까지 제공한다. 2019년에는 재가 장애인까지 사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효사랑 주치의 사업은 지난 6월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총장 자격으로 코스타리카와 쿠바를 찾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두 나라의 무상 의료 시스템에 깊은 감명을 받아 추진했다. 이미 건강이음터, 성동형 의료복지 등 성동구 특화사업을 펼쳐온 정 구청장이 자치구 차원의 공공의료 복지 시스템 구축이라는 야심 찬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정 구청장은 “어렵게 느껴지던 의사가 꼼꼼히 살피고 살갑게 진찰해드려 어르신들이 많이 좋아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큰 보람을 느꼈다”며 “성동구의 첫 시도가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공공의료 복지 모델로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