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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금요일. <서울&>은 오늘 91번째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2016년 3월 창간호부터 지난 90호까지, 매주 금요일 아침 서울살이 뉴스와 동정을 띄우는 동안, 독자들 의견이 전자우편이나 인편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12월 한해의 끝자락에서 <서울&>의 꾸준한 독자 세 분을 만났다. 이들이 풀어낸 <서울&> 구독 소감과 신년호에 바라는 점을 정리해보았다.
서울 동네 이야기 유익 백년가게 재미나
유지현 책방사춘기 대표
광진구 군자동에서 ‘책방사춘기’를 운영하는 유지현(30) 대표를 처음 만난 건 지난 8월이다. 장마전선이 서울을 통과하던 금요일 저녁, ‘2017서울 문학주간’ 취재차 예고 없이 들른 책방에서 유씨는 먼저 “<서울&>이요? 그럼 저희 책방이 8면에 담기나요?”라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반겨주었다. 12월, 책방에서 다시 만난 그이는 여전히 <서울&> 애독자라 한다.
“제가 광진구 토박이라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서울을 잘 몰랐더라구요. <서울&>에 실리는 다른 동네 소식, 휴일에 한번 나가볼 수 있는 다른 동네 이야기, 마을 산책 코스 지도 등의 ‘이미지 자료’를 특히 유용하게 보고 있어요. 한주 먼저 알려주는 문화행사 소식은 실용적이고요. 가령 올해는 단풍도 못 보고 지나갈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서울&> 읽고 단풍 구경 갔거든요.”
유씨는 요즘 ‘백년가게’ 연재물을 재밌게 읽는다고 했다. “지난번 ‘학림다방 편’이 좋았어요. 저도 자영업을 하는지라, 이렇게 서울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가게들 보는 게 좋았어요. 이 시대에 연재하기 어려운 소재 아닌가 싶고, 매번 담당하는 기자분이 아이템 고르기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하하.”
담당 기자에게 꼭 전하겠다는 말과 함께, ‘2017년 기억에 남는 기사’를 꼽아달라고 했다. 유씨가 책장에 보관하는 지면은 <서울&> 2017년 7월21자 커버스토리 ‘나는 어린이공화국 대통령 “놀 권리 담은 헌법 선포”’다. “아무래도 저는 어린이·청소년 서점을 하다 보니까, 관련 내용을 주의 깊게 보게 되거든요. 이 소식이 좋아서 따로 뽑았어요. 계속 간직할 것 같아요.” 창간 지면 액자에 담아 소중히 간직
김태우 작가
김태우(43) 작가도 서울 사정에 늘 관심 많은 <서울&> 온라인 독자다. 강남구 남부터미널 부근의 동네 골목에서 북카페를 운영하다 소설가로 등단해, 창간호에 가게가 실린 인연으로 <서울&>을 알게 됐다. 여전히 <서울&> 창간호 지면 기사를 액자에 넣어 책과 함께 진열한다. 김씨는 ‘온라인 카테고리가 더 분명하면 좋겠다’는 의견과 ‘다양한 선택지’에 관한 요청을 <서울&>에 전했다. “랜드마크나 대형마트로 상징되는 획일적인 대로변 가게보다, 골목 속 숨은 상권 같은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정보가 더 많이 있으면 좋겠어요.”
김씨는 대치동에서 40여년 살았다. ‘강 건너 세계를 모른 채 갇힌 듯한 삶’이 불편하고 갑갑해 늘 이사를 꿈꾼다고 했다. “자기 시야가 닿는 데가 세상의 끝이라고 여기듯, 내가 본 모습이 서울의 모든 동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서울이야말로 여러 모습이 있는 도시잖아요.” 서울의 다양성을 읽을 수 있는 창구가 <서울&>이라는 얘기다.
김씨는 자녀 둘과 함께 언젠가 서울의 낯선 동네를 산책한 기억을 덧붙였다. “그 동네에 대장간이 남아 있더라고요. 애들한테 설명해주는 저도 신기한 거예요. 방산시장 어느 매장에 가면 브랜드 가구 대신 내 몸에 맞는 맞춤형 가구가 있다든지, 을지로 조명시장에 가면 장인들의 물건이나 공방이 있다든지, 가까운 재래시장 어디에 어떤 식당이 있다든지 등 동네에 더 밀착한 정보가 있다면 다리품을 더 팔고서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거기로 갈 거예요.”
서울의 매력 보여주는 매체이길 바래
박지수 미디어아티스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박지수(42)씨도 소감을 보냈다. 박씨는 미디어아티스트다.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영상예술, 설치예술을 두루 다룬다. ‘도시’와 ‘미디어’란 소재에 관심이 많다. 박씨는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처음 <서울&>을 본 뒤, 서울 예술영화관을 소개한 필자로 지면에 참여한 적도 있다.
“국내외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가지고 싶은 섹션지, 팔에 끼고 다니고 싶은 섹션지가 있어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스크랩하는 섹션지도 있고요. 모르는 도시에 아무 준비 없이 갑자기 뚝 떨어진다고 해도, 그 도시만의 전문적인 로컬지나 섹션지 등 매체를 읽으면 그 도시가 한번에 읽히잖아요. <서울&> 독자로서 바라는 점은 그런 ‘갖고 싶은 매력’이 있는 섹션지가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박씨는 ‘사람들이 도시에 가진 충성도’ 얘기를 덧붙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동네 문화와 서울 그 자체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서울이 많이 바뀌어가잖아요. 만약 ‘음악’이 주제라면,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음악 문화공간부터 (신예) 예술가 등, 다른 도시가 아닌 서울만이 가진 고급 놀이문화를 더 다양성 있게 다각도로 보여주길 원하죠. 저는 이 도시와 미디어란 소재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글 전현주 객원기자 fingerwhale@gmail.com,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