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연예인과 특혜는 연관검색어다. 얼굴이 알려지니 어딜 가도 대접받기 마련이다. 가구며 옷 등을 협찬받기도 하고, 하물며 식당에 가도 서비스가 후하다. 일반 국민도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수많은 특혜 중에서 용서받기 힘든 것이 있다. 바로 군대와 학교다.
연예인들은 연예계 활동이 가산점이 되어 주로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간다. 올해만 해도 아이돌 그룹 멤버, 배우 등 수많은 이들이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다른 고3들 공부할 시간에 그들은 실전 경험을 쌓았으니 충분히 자격이 된다는 게 학교와 연예인 쪽 이야기다. 관련 학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언어나 심리 등은 과연 노래, 연기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어쨌든 뭐, 충분히 갈 만하니 합격했을 테지.
문제는, 그들이 대학에 가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활동하느라 학교에도 잘 다니지 않는다. <별에서 온 그대> 등 연예인이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이런 사실이 종종 에피소드로 활용된다. 사유서 하나로 출석이 인정되고, 리포트로 시험을 대체하는 특혜를 받는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부가 하고 싶어서 대학에 가는 것은 아닌 셈이다. 이미 꿈을 이뤘으니,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도 아니다. 그들은 쉽게 갈 수 있으니 그냥 간다.
대학이 학교 홍보용으로 연예인들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많으면 홍보도 되고, 지원자가 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면접도 안 보고 대학원에 입학해 논란이 된 정용화도 마찬가지다. 해당 대학원 학과장은 정용화를 합격시켜 홍보에 이용하려고 했고, 정용화도 ‘공부’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그에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는 “이번 대학원 입학을 위한 응시원서 작성·제출, 학교 측과의 연락 등 모든 업무를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한다. 내가 다닐, 내가 공부할 학교를 회사가 대신 처리해줬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학은 연예인들한테는 입대 시기를 늦추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연예인이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는 있다. 수시 원서 전형 자격에도 ‘연예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언어를 잘하고 악기를 잘 다뤄서 특별 전형으로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학업 의지 여부다.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고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럴 의지가 없다면, 그 자리는 절실한 다른 이에게 내주는 게 마땅하다. 학교도 그들의 학업관리에 엄격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도구 정도로 활용되기에는 잠 못 자며 바라온 이들의 노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대중문화팀 기자 myviollet@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