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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줄이기, 가정에서 먼저 실천하자”

‘미세먼지 가이드북’ 내는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사무총장

등록 : 2018-02-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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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대책과 사회 대책 두루 담은

<미세먼지 가이드북> 4월 발간

후드나 방충망도 미세먼지 주범

미세먼지 참여자모임 결성 예정

최재성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사무총장이 지난 1일 용산구 효창공원 근처 사무실에서 오는 4월 선보일 에 담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최 사무총장은 이 가이드북 발간을 계기로 시민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면서 ‘미세먼지 액션 네트워크’로 발전돼가길 기대하고 있다.

“환경문제에서는 영웅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환경문제는 전체 구성원의 가치와 정서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해결되는 겁니다.”

지난 2일 만난 최재성(49)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녹소연) 사무총장은 녹소연이 <미세먼지 가이드북>을 내는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다. 용산구 효창공원 근처 녹소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미세먼지 가이드북>은 환경친화적 소비자 운동을 펼쳐온 협의회가 최근 몇 년간 관심을 가져오다 작년 6월부터 집중해서 진행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중순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시행하는 등, 미세먼지가 이슈가 되면서 갑자기 만든 게 아니라는 뜻이다.

오는 4월쯤 발간 예정인 <미세먼지 가이드북>은 크게 △개인적으로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는 법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법으로 구성돼 있다 한다. 이런 구성도 ‘영웅 한 사람이 아니라 깨어 있는 개인 다수가 우리 사회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환경문제에 대한 이런 해법은 20년 이상 녹색소비자운동에 투신해온 최 사무총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듯했다. 최 사무총장은 1996년 10월 출범한 녹색소비자연대의 창립준비위 시절부터 함께했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다 시민운동으로 방향을 설정한 뒤 선택한 곳이다.

“당시만 해도 녹색소비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어서, 녹색소비자 개념을 설명하는 데 30분은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모임 운영이 어려워 1년 중 일곱 달만 봉급이 나오던 시기였다. 최 사무총장은 그 사이사이 개인 사정으로 잠깐씩 다른 단체에서 일한 적은 있지만, 녹색소비자연대의 감사나 이사 등을 맡으며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12월부터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서 다시 녹색소비자운동을 지휘하게 됐다. 그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이제는 녹색소비자 개념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회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많은 개인들이 생활현장에서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전체 사회를 친환경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덕이다.

최 사무총장은 우리 사회 미세먼지 문제 해결도 이런 경로를 밟아나가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미세먼지 가이드북> 발간은 그 출발점 중 하나다.

가이드북에서 ‘가정에서의 미세먼지 피해 줄이기’에 큰 비중을 두었다고 들었다.

“시민들이 늘 생활하는 가정에서도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데, 아직 인식이 잘 안 돼 있기 때문이다. 튀김이나 구이 요리를 할 때 미세먼지가 많이 생긴다. 후드나 방충망도 청소를 안 하고 오래 두면 가정 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진공청소기 등으로 청소할 때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이에 따라 가이드북에서는 튀김 요리할 때 덮개를 사용할 것, 방충망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할 것, 집 안 청소 때는 꼭 물걸레질로 마무리할 것,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는 옷을 털 것 등 가정 내 미세먼지 줄이기에 도움되는 사항들을 정리했다. 미세먼지가 두려워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오래 환기를 안 한 집 안은 바깥보다 미세먼지가 많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정에서 미세먼지 줄이기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은 이후 사회적 미세먼지 줄이기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개인이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 결국 이것이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녹색소비자연대에서는 이런 뜻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도 적극 만들 계획이다. 오는 4월부터 송파구와 함께 송파 지역 300가정으로 ‘미세먼지 줄이기 구민실천단’을 꾸리는 게 출발점이다. 송파구와는 지난해 12월14일 관련 엠오유를 벌써 체결했다.”

최 사무총장은 “구민실천단은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공터에 식물 심기 등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가정을 벗어나 사회로 확장되는 것이다. 이런 시민모임을 확대해 미세먼지 줄이기 실천 조직인 ‘미세먼지 액션 네트워크’로 발전시키려 구상하고 있다 한다.

서울시에서도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활발히 한다. 이런 시민 조직과 서울시의 정책적 노력은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시의 노력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시민이 참여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미세먼지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뒷받침해줘야 서울시 정책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가령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로 미세먼지가 악화된 날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는 안도 나오는데, 이 또한 시민들이 동의하고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가 처음 한 말이 조금은 수정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 총장은 “환경문제에서는 영웅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사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모두 ‘작은 영웅’이다.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만듦으로써 지구를 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국 환경문제는 ‘시민 모두가 작은 영웅이 될 때’ 해결되는 것이리라.

글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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