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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중에 왜 동네 돌아다니냐는 주민들의 따끔한 질책 덕분”

9대 서울시의회 회의 100% 출석한 김용석 의원

등록 : 2018-03-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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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 때 최연소 구의원, 5선 지방의원

가장 중요한 활동은 회의 참석 소신

회의 5분 전에 도착, 조례 발의 14건

예비 지방의원 대상 강의에 심혈

지난 2월20일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김용석 의원이 9대 시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본회의와 상임위 모든 회의에 100% 출석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9대(민선 6기) 서울시의회에서 본회의와 상임위원회를 100% 참석한 ‘출석왕’이 있다. 행정자치위원회의 김용석(48·더불어민주당 도봉1) 의원이다. 여기저기 가야 할 곳도 많고 오라는 곳도 많은 서울시의원으로 거의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동료 의원들은 “세상에 100% 출석이라니, 신의 영역!”이라며 감탄한다. 주민들도 대단하다고 한다. 주민들의 칭찬은 김 의원에게 큰 힘이 된다.

지난 2월20일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제가 그 어려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시의회에서 제대로 활동해야지 왜 동네 돌아다니느냐고 따끔하게 말해준 주민들 덕분”이라며 “시의회 회의에는 무조건 참석하고, 회기가 아닐 때 지역을 열심히 다니며 의견도 듣고 공부도 합니다”하고 웃었다.

김 의원은 의정활동 20년 차인 5선의 지방의원이다. 그간 지방의원으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27살 최연소(공동) 구의원에, 31살 최연소 구의회 의장이 되었다. 구의장으로 의회를 이끌면서 의원의 출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 “공무원들이나 방청객 시민들이 시간 맞춰 와 있는데 의원석이 비어 있으면 정말 난감했어요. 이때부터 주민을 대표하는 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은 회의 참석이라는 소신을 갖게 됐어요.” 시의회에도 그는 반드시 회의 5분 전에 간다.


2010년부터 김 의원은 서울시의원이 되어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출석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의정활동 성과도 많이 냈다. 대표 발의해 만든 조례가 14건이다. 9대 의원 가운데 최다이다. 조례 제·개정도 33건을 했다.

그가 발의해 제정한 조례 가운데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것도 적잖다. 대표적인 것이 2014년 11월에 발의해 12월에 가결된 ‘청년기본조례’이다. 당시 청년 대상 서울시 예산이 300억원이었는데 현재는 1800억원에 이르니 6배나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그는 서울에 세월호 관련 안전공원, 박물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그가 지방의원의 길에 오른 건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대학 졸업 뒤 군대에 다녀와 캠퍼스 커플이었던 아내와 바로 결혼해 처가인 도봉구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해(1996년) 김근태 의원이 도봉구에서 15대 총선에 출마했다. 자원봉사자로 열심히 도왔다. 국회의원 당선 뒤 김근태 의원 지구당에서 총무차장으로 일했다. 청소부터 전화 받는 일까지 도맡아 했다.

2년 뒤 1998년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김근태 의원이 창4동 기초의원(구의원) 후보를 못 찾아 고심 중인데 출마해 보라고 그에게 제안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다. 당시는 지금의 선거공영제가 아니어서 선거 비용 보전이 없어 금전적 부담이 컸다. 하지만 김근태 의원이 세 번에 걸쳐 제안해 결국 받아들였다.

정치 운은 좋았다. 상대 후보는 60대, 3선에 도전하는 지역 유지였다. 20대 청년의 이점이 있었다. 발에 땀 나도록 동네를 다녀 좋은 성과를 거뒀다.

젊은 나이에 지방의원이 되어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지 않으려 노력을 더욱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항상 노력한다는 것이 나름의 생존 방식이 되었다. 김 의원은 술은 잘 마시지 않는다. 주민들은 낮에 만나고, 저녁 시간은 집에서 가족과 보내며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공부도 한다. 일찍부터 일과 생활의 균형 ‘워라밸’을 실천해온 셈이다.

시의회 일정과 지역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그가 10년 넘게 이어오는 게 있다. 현직이나 예비 지방의원 대상 강의다. 150회를 훌쩍 넘겼다. 지난 한 해는 35차례로 매달 평균 세 번꼴로 강의에 나섰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전국 지방의원의 60%는 초선인데 지방의원들을 위한 전문교육기관이 없다. 그는 지방의원이 전문성을 가져야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방의원이 힘을 합쳐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하기에, 그간의 제 경험을 다른 지역 지방의원들과 나누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김 의원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아내다. 그의 아내는 아프리카TV <망치부인의 생방송 시사 수다방>을 운영하는 ‘망치부인’ 이경선씨다. “저는 꼼꼼하게 잘 챙기고, 아내는 멀리 내다보는 편이라 서로 보완이 잘 되죠. 의사 결정을 할 때 아내의 조언이 큰 힘이 됩니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은 서울시의원 3선에 도전한다. “아직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많고,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는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나가려 해요.” 김 의원은 지방의원의 역할을 마친 뒤에는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하거나, 귀촌해 동네 이장으로 활동하고 싶다 한다. 아내는 방송을 하고, 그는 자신이 어렸을 때 시골 동네에서 받았던 돌봄을 갚으려 한다. “노후에는 동네 이장으로 살아가는 게 꿈이에요. 영화 <홍반장>에 나오는 홍반장처럼 살았으면 해요.”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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