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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등 일부 학교 급식에서
비유전자조작 콩기름 좋은 결과
지난 1일 협동조합 발기인 대회
비유전자조작 콩기름 3% 목표
김현동 ‘바리의 꿈’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2월26일 마포구 성산동 두레생협에서 ‘동북아 Non-GMO 콩 압착가공 사회적협동조합’ 발기인들과 함께 비유전자조작콩으로 만든 압착 콩기름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형원 강원도 동해시 소비자운동 활동가, 김 대표, 주인영 연해주동북아평화기금 이사장, 고은주 울림두레생협 상무, 민형기 청미래 상임이사, 임락경 강원도 화천군 광덕리 시골교회 목사, 주순영 강원도교육청 부대변인.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시 아이들 급식에 비유전자조작(Non-GMO)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사용해야 합니다.”
지난 2월26일 마포구 성산동 ‘두레생협’에 모인 일곱 사람이 한목소리로 말했다. 성별과 나이는 달랐지만 모두 오랫동안 바른 먹거리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이들이다.
제일 나이가 많은 임락경(73) 목사는 유기농 전도사다. 강원 화천군 광덕리에서 시골 교회를 열고 있는 그는 화천군 친환경농업연합회 창립회장, 북한강유기농연합회 창립회장 등을 지낸 유기농운동의 산 역사다. 오랫동안 유기농 통곡식 먹기 운동을 펼쳐온 민형기(71) 청미래 상임이사도 통곡물자연식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은주 울림두레생협 상무와 강원도 동해시에서 소비자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원씨, 주순영 강원도교육청 부대변인도 각자의 현장에서 바른 먹거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을 만든 김현동 사회적 기업 ‘바리의 꿈’ 대표와 주인영 ‘연해주동북아평화기금’ 이사장은 부부다. 2004년부터 강제이주의 아픔을 가진 연해주 고려인 돕기운동에 나선 이들은, 현재 주 이사장이 연해주에서 고려인들과 ‘비유전자조작 콩’ 농사를 짓고, 김 대표가 그것을 한국에 들여와 가공·판매하는 일을 한다. 최근 이들은 연해주 비유전자조작 콩을 ‘압착’하는 방식으로 ‘콩기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식용유가 수입된 유전자조작 콩을 벤젠 등을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상황에서, 어쩌면 우리 식문화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일을 해낸 것이다. 고은주 상무는 “우리나라 먹거리 운동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 중 하나가 콩류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대량 수입과 이를 이용한 장류, 기름류 제품 가공”이라고 설명한다. “비유전자조작 콩을 구하기도 어렵고, 원가도 안 맞고, 압착 가공기술도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김현동·주인영 부부가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이 돼 오랜 세월 노력한 끝에 극복해냈다. 문제는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양은 매우 적다는 점이다. 콩기름을 만들고 있는 사회적 기업 ‘바리의 꿈’의 연간 콩 생산능력은 200톤이다. 한해 국내 유통되는 유전자조작 콩 100만 톤의 겨우 0.02%에 불과하다. 과연 이 좋은 콩기름을 어디에 쓰는 것이 좋을까? 7명은 “당연히 어린이들 급식”이라고 답한다. “요즘 아이들은 배부른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1980년 대비 2015년 질병지수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아토피가 11배, 비만이 10배, 선천성 기형이 23배, 소아암이 18배 많아졌어요.” 민형기 청미래 대표는 이어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통곡식을 먹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라며 “정말 좋은 통곡식인 콩을 많이 먹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요리에 필수품이 된 식용유는 1997년부터 유전자조작 콩이 수입된 이래로 거의 100% 유전자조작 콩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아이들이 ‘배부른 영양실조’가 되는 데 큰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임 목사는 “강원도 화천군 등지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 급식에서 유전자조작 콩으로 만든 식용유가 아닌 ‘바리의 꿈’ 콩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였더니 좋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성과를 강원도교육청이 받아들여 선도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주순영 부대변인은 “올해 5월부터 영월군의 초등학교 학생 전체에게 학교 급식에 비유전자조작 식품 등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비유전자조작 콩기름도 들어간다. 사업의 성과가 좋으면 그것을 전체 강원도 지역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럼 서울은? 7명의 생각은 당연히 서울에서도 아이들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을 학교 급식에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 이들 7명을 포함해 개인과 단체 33명은 지난 3월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북아 Non-GMO콩 압착가공 사회적 협동조합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발기인들의 숫자 ‘33’은 “우리 식탁이 유전자조작식품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바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들은 33인 중 한 곳인 아이건강국민연대(상임대표 이용중) 등을 중심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자치구를 대상으로 ‘서울시 학교 급식에도 비유전자조작 콩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물론 오는 8월15일 공식 출범하는 이 협동조합의 활동이 학교 급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몇 곳의 두레생협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을 파는 등 사회 전반의 식문화 개혁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현동 대표는 “목표는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식용유 중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이 3% 정도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0.02% 생산량을 고려할 때 너무 큰 목표가 아닐까? 김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올 하반기에 콩 생산능력을 연 500톤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면 연해주에서도 15만 톤까지 비유전자조작 콩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바닷물이 짠 이유가 그 속에 3%의 소금이 있기 때문입니다. 점유율 3%는 비유전자조작 콩이 우리 식문화의 소금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이 아이들의 밥상에서 소금 구실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이 모임을 만든 김현동 사회적 기업 ‘바리의 꿈’ 대표와 주인영 ‘연해주동북아평화기금’ 이사장은 부부다. 2004년부터 강제이주의 아픔을 가진 연해주 고려인 돕기운동에 나선 이들은, 현재 주 이사장이 연해주에서 고려인들과 ‘비유전자조작 콩’ 농사를 짓고, 김 대표가 그것을 한국에 들여와 가공·판매하는 일을 한다. 최근 이들은 연해주 비유전자조작 콩을 ‘압착’하는 방식으로 ‘콩기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식용유가 수입된 유전자조작 콩을 벤젠 등을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상황에서, 어쩌면 우리 식문화에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일을 해낸 것이다. 고은주 상무는 “우리나라 먹거리 운동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 중 하나가 콩류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대량 수입과 이를 이용한 장류, 기름류 제품 가공”이라고 설명한다. “비유전자조작 콩을 구하기도 어렵고, 원가도 안 맞고, 압착 가공기술도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김현동·주인영 부부가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이 돼 오랜 세월 노력한 끝에 극복해냈다. 문제는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양은 매우 적다는 점이다. 콩기름을 만들고 있는 사회적 기업 ‘바리의 꿈’의 연간 콩 생산능력은 200톤이다. 한해 국내 유통되는 유전자조작 콩 100만 톤의 겨우 0.02%에 불과하다. 과연 이 좋은 콩기름을 어디에 쓰는 것이 좋을까? 7명은 “당연히 어린이들 급식”이라고 답한다. “요즘 아이들은 배부른 영양실조 상태입니다. 1980년 대비 2015년 질병지수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아토피가 11배, 비만이 10배, 선천성 기형이 23배, 소아암이 18배 많아졌어요.” 민형기 청미래 대표는 이어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통곡식을 먹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라며 “정말 좋은 통곡식인 콩을 많이 먹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요리에 필수품이 된 식용유는 1997년부터 유전자조작 콩이 수입된 이래로 거의 100% 유전자조작 콩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아이들이 ‘배부른 영양실조’가 되는 데 큰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임 목사는 “강원도 화천군 등지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 급식에서 유전자조작 콩으로 만든 식용유가 아닌 ‘바리의 꿈’ 콩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였더니 좋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성과를 강원도교육청이 받아들여 선도적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주순영 부대변인은 “올해 5월부터 영월군의 초등학교 학생 전체에게 학교 급식에 비유전자조작 식품 등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비유전자조작 콩기름도 들어간다. 사업의 성과가 좋으면 그것을 전체 강원도 지역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럼 서울은? 7명의 생각은 당연히 서울에서도 아이들의 바른 먹거리를 위해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을 학교 급식에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 이들 7명을 포함해 개인과 단체 33명은 지난 3월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북아 Non-GMO콩 압착가공 사회적 협동조합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발기인들의 숫자 ‘33’은 “우리 식탁이 유전자조작식품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바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들은 33인 중 한 곳인 아이건강국민연대(상임대표 이용중) 등을 중심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자치구를 대상으로 ‘서울시 학교 급식에도 비유전자조작 콩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물론 오는 8월15일 공식 출범하는 이 협동조합의 활동이 학교 급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몇 곳의 두레생협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을 파는 등 사회 전반의 식문화 개혁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현동 대표는 “목표는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식용유 중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이 3% 정도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0.02% 생산량을 고려할 때 너무 큰 목표가 아닐까? 김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올 하반기에 콩 생산능력을 연 500톤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국내 소비가 뒷받침되면 연해주에서도 15만 톤까지 비유전자조작 콩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바닷물이 짠 이유가 그 속에 3%의 소금이 있기 때문입니다. 점유율 3%는 비유전자조작 콩이 우리 식문화의 소금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비유전자조작 콩기름이 아이들의 밥상에서 소금 구실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