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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따로 운영되던 복지시스템을
통합관리해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서비스 중복·대상자 누락 방지 목적
김 의원 “2014년 인강원 사건이 계기”
김동욱 서울시의원이 지난 15일 오후 도봉구 유유어린이집에서 허숙정 원장과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며 이용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해 가을 저장강박증이 있는 어르신 집을 찾았다. 정리수납 봉사단과 함께였다. 10여 평 남짓한, 가뜩이나 좁은 집 구석구석에는 종이상자가 쌓여 있었다. 주로 햇반, 라면, 쌀 등 후원받은 식료품들이었다. 어떤 것은 상자를 뜯지 않은 채로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것도 있었다. 봉사자들은 이런 경우가 적잖다고 했다. 식료품은 이곳저곳에서 겹쳐 지급되는 반면, 정작 필요한 복지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기도 한다.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복지 관련 시스템을 통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첫 시도다. 부서별, 자치구별, 민간기관별로 나눠 운영되던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로써 서비스 중복과 대상자 누락을 방지한다. 데이터 축적으로 시민 맞춤형 지원도 할 수 있다. 복지 법인과 시설의 관리시스템이 함께 정리되면 공공성과 투명성도 높아진다.
같은 해 김동욱 서울시의원(52·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도봉4)은 ‘서울시 복지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이 조례는 그해 7월에 제정되어 서울시의 복지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이 추진되는 데 제도적 근거가 되었다.
김 의원은 현장을 늘 다닌다. 복지 혜택을 누려야 할 당사자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체계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 “공공기관과 민간에서 기록을 따로 관리하다 보니 중복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론 빠지기도 합니다. 담당자에겐 기록 업무 부담이 더해지는 것도 문제였어요.” 김 의원이 복지정보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었다. 2014년 지역구인 도봉구의 장애인시설 ‘인강원’ 사건을 겪으면서 복지 법인과 시설의 관리체계 필요성을 깊이 느꼈다. 인강원 사건은 ‘제2의 도가니 사건’이라고 할 만큼, 가족 간 경영, 시설장, 사업비 횡령, 거주인 폭행, 인사 문제, 납품 비리 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서울시의 44곳 장애인시설에 연간 900억원 예산이 들어가는데 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참 속상했어요.” 김 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복지정보시스템 구축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복지정보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하며 △매년 정보시스템 운영, 유지 보수, 이용 활성화, 보안, 사용자 교육과 성능 향상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시행해야 하며 △복지정보시스템 보안체계 수립 등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힘써야 한다. 이 조례로 시의 복지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게 되었다. 유정심 서울시 복지정보팀장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단계별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0억6300만원, 2017년 14억6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되었고 올해는 12억94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복지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단계별로 추진된다. 1단계 개발사업엔 기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사업의 복지 플랜 시스템과 관련 부서들 시스템을 통합하고 주민등록번호를 연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2단계에서는 산재한 자치구의 복지 관련 시스템을 통합·연계하고 보훈수당 업무를 전산화했다. 복지 현장 실무자 업무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기기(태블릿)를 시범 도입했다. 유 팀장은 “찾동 담당자들이 가구를 방문해 태블릿으로 기본 사항을 바로 입력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 복지 정보화 정책이 잘 추진될 수 있게 시의회 차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한다. 올해 연말까지 생활복지통합정보시스템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복지 담당자가 언제 방문했는지, 기관에서 만난 대상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어떤 복지 자원을 제공했는지, 그리고 복지시설·공공기관 간 복지 자원이 무엇인지 공유한다.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는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의 요구사항이 기록돼 복지와 건강이 이어진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김 의원은 현장을 늘 다닌다. 복지 혜택을 누려야 할 당사자들의 정보를 확인하고 체계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 “공공기관과 민간에서 기록을 따로 관리하다 보니 중복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론 빠지기도 합니다. 담당자에겐 기록 업무 부담이 더해지는 것도 문제였어요.” 김 의원이 복지정보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었다. 2014년 지역구인 도봉구의 장애인시설 ‘인강원’ 사건을 겪으면서 복지 법인과 시설의 관리체계 필요성을 깊이 느꼈다. 인강원 사건은 ‘제2의 도가니 사건’이라고 할 만큼, 가족 간 경영, 시설장, 사업비 횡령, 거주인 폭행, 인사 문제, 납품 비리 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서울시의 44곳 장애인시설에 연간 900억원 예산이 들어가는데 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참 속상했어요.” 김 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복지정보시스템 구축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복지정보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하며 △매년 정보시스템 운영, 유지 보수, 이용 활성화, 보안, 사용자 교육과 성능 향상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시행해야 하며 △복지정보시스템 보안체계 수립 등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힘써야 한다. 이 조례로 시의 복지정보시스템 구축과 운영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게 되었다. 유정심 서울시 복지정보팀장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단계별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10억6300만원, 2017년 14억600만원의 예산이 집행되었고 올해는 12억94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되었다. 복지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단계별로 추진된다. 1단계 개발사업엔 기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사업의 복지 플랜 시스템과 관련 부서들 시스템을 통합하고 주민등록번호를 연계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2단계에서는 산재한 자치구의 복지 관련 시스템을 통합·연계하고 보훈수당 업무를 전산화했다. 복지 현장 실무자 업무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기기(태블릿)를 시범 도입했다. 유 팀장은 “찾동 담당자들이 가구를 방문해 태블릿으로 기본 사항을 바로 입력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 복지 정보화 정책이 잘 추진될 수 있게 시의회 차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한다. 올해 연말까지 생활복지통합정보시스템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복지 담당자가 언제 방문했는지, 기관에서 만난 대상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어떤 복지 자원을 제공했는지, 그리고 복지시설·공공기관 간 복지 자원이 무엇인지 공유한다.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는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의 요구사항이 기록돼 복지와 건강이 이어진 통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현숙 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