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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표지판에 ‘평양 거리’ 표기하자”

등록 : 2018-04-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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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녹번동 대림아파트 앞의 현재 도로표지판에 평양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평양 225km’를 합성표기했다. 그래픽 김경래 기자 kkim@hani.co.kr

“서울 시내 도로 중 적어도 통일로는 도로표지판에 평양까지의 거리를 표시해주었으면 합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형덕 민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의 제안이다. 1993년 19살 때 북한을 탈출해 남과 북 두 사회를 다 겪어본 그는 “이런 자그마한 배려가 서울 시민들이 조금 더 통일 생각을 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모델도 있다. 주로 경기도 지역을 통과하는 자유로는, 낙산 나들목 근처를 비롯한 곳곳의 표지판에 위로 향한 화살표와 함께 ‘평양’ ‘개성’을 표기해 평양과 개성이 자유로와 이어진 하나의 길 위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원도에 있는 강릉-속초 고속도로 도로표지판에도 최근 북한 지명이 등장했다. 강릉-속초 고속도로 중 속초 나들목 2㎞ 지점에 표시된 ‘원산 150㎞’가 그것이다. 원산 표지판의 20m 뒤쪽엔 ‘하얼빈’과 ‘모스크바’ 지명을 담은 표지판도 서 있다. 이 표지판들은 강릉~속초 고속도로가 속해 있는 ‘아시아 고속도로 6’으로 중국 동북지역을 통과해 모스크바까지 가기 위해서는 북한 땅을 반드시 통과해야 함을 보여준다.

김 연구위원은 “통일로 도로표지판에 ‘평양 ○○○㎞’를 표시하는 것은 통일로와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모두 총연장 2만557㎞인 ‘아시아하이웨이 1호선’의 일부라는 점을 일깨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통일로 도로표지판에 표시된 ‘평양’ 표시는 평양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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