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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범위에 중고 물품뿐 아니라
창작품·농산물·가공식품 등 포함
서초시장·광화문·뚝섬장터 대표적
서울시가 주최하는 희망나눔장터가 4월부터 10월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격주로 일요일마다 열린다. 개장 첫날인 지난 4월1일 시민들이 장터를 구경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조카에게 줄 기저귀를 사러 나왔어요.”
사당동에서 온 조원준(35)·변은주(33)씨 부부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19일 서초토요벼룩시장을 찾았다. 변씨는 “아기용품과 주방용품을 주로 사는데, 벼룩시장에 나오는 아기용품은 사용 횟수가 적어서인지 새것처럼 깨끗해서 쓸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배동 방배복개도로에서 열린 서초토요벼룩시장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세계의 플리마켓 하면 프랑스 파리의 생투앙, 영국 런던의 포토벨로, 미국 뉴욕의 헬스키친, 스페인 마드리드의 엘 라스트로 등을 먼저 떠올린다. 오래되고 쓰지 않는 물건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쓸 만한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 서로 교환하거나 사고파는, 그야말로 ‘벼룩시장’(플리마켓)이다. 생투앙은 1885년에 시작해 1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온갖 진귀한 물품들이 진열돼 있어 시장이라기보다 박물관에 가깝다. 낡은 종이 더미 속에서 무심코 집어올린 그림 한 장이 수십억을 호가하는 ‘보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이다.
외국 유명 플리마켓처럼 서울에서도 손때 묻은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플리마켓이 여러 곳 있다. 서초토요벼룩시장, 광화문 희망나눔장터와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파트 주민이나 인터넷 카페가 주최하는 소규모 플리마켓도 곳곳에서 열린다.
국내 플리마켓은 전통적인 벼룩시장에 머물지 않고 의류나 액세서리 등 수공예 제품이나 판매자가 재배한 농산물을 파는 장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고물품만 사고파는 플리마켓과는 성격이 달라진 것이다. 서울시는 이렇듯 바뀌고 있는 국내 플리마켓의 모습을 새롭게 정립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민시장’ 개념을 도입했다. 2016년 5월 ‘서울특별시 시민시장 활성화에 관한 조례’(시민시장 조례)를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례는 문화에 기반을 둔 지역사회의 소통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시장의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시민시장의 범위에 중고 물품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만든 창작품(수공예품),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 푸드트럭에서 파는 가공식품, 장터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모두 포함했다. 플리마켓에 더해 창작품을 거래하는 문화예술품시장과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한 농부시장 등 품목이 다른 여러 갈래의 장터를 아울러 ‘시민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등 서울시민시장협의회 대표는 “플리마켓이나 프리마켓 등의 용어가 정리되지 않은 채 혼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며 “플리마켓 시장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2년 홍대신촌문화포럼 사무국장을 한 뒤로 17년째 플리마켓을 중심으로 한 문화기획 전문가로 활동했다. 올해도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곳곳에서 시민시장이 열린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시민·어린이장터, 보부상장터를 비롯해 외국의 생활용품이나 문화와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외국인 벼룩시장,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는 청년희망장터, 한복 등 국내 전통 물품과 골동품·공예품이 있는 서울풍물시장, 자활기업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자활장터 등으로 나뉘어 열린다. 지난해에는 45만여 명이 장터를 찾아 13만여 점의 물품이 거래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수익금의 일부인 3500만원을 기부했다.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는 재사용으로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 대안적 소비문화 운동으로 시작해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아름다운나눔장터는 판매자로 나온 시민에게 참가비를 받지 않는 대신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자율로 기부받아 나눔사업을 하는데, 최근 3년간 총 1억1639만원을 기부했다. ‘덕수궁 페어샵’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장터다. 올해로 5년째를 맞아 가죽공예, 액세서리, 방향제 등 수제품부터 예술·디자인 작품, 의류까지 다양하게 거래된다. 사회적 경제 기업, 청년 창업 기업, 여성 기업, 장애인 기업 등이 참여해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농부의 시장도 열리고 있다. 농부들에게는 새로운 판매 시장을 만들어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살 기회를 준다. 올해는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11곳에서 농부의 시장이 열린다. 토종벼 심기 등 체험 행사와 함께 영화 상영, 생태 화장실 등 문화 전시 행사도 열린다. 농부의 시장과 함께 민간에서 주최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도시농부장터 화들장, 생태나눔장터 마들장, 은평 꽃피는 장날 등에서도 신선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 올해로 개장 17년째를 맞은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매회 120여 명의 창작자가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자생 예술시장이다. 1회 평균 관람객 수가 1만5천여 명에 이르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즐기는 홍대 지역의 대표적 문화 행사다.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파는 전통시장이었지만, 2013년부터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예술 공연을 하면서 ‘문화가 있는 장터’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시민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시민시장 위크를 개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각지에서 나흘 동안 ‘2017 시민시장 위크’를 개최해 13개 시민시장에 1559개 팀이 참여했고, 8만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규모로 시민시장 위크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강경훈 서울시청 경제진흥본부 소상공인지원팀장은 “서울시는 농부의 시장과 나눔장터 등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의 다양한 시민시장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며 “하나하나의 시민시장이 문화예술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국내 플리마켓은 전통적인 벼룩시장에 머물지 않고 의류나 액세서리 등 수공예 제품이나 판매자가 재배한 농산물을 파는 장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고물품만 사고파는 플리마켓과는 성격이 달라진 것이다. 서울시는 이렇듯 바뀌고 있는 국내 플리마켓의 모습을 새롭게 정립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민시장’ 개념을 도입했다. 2016년 5월 ‘서울특별시 시민시장 활성화에 관한 조례’(시민시장 조례)를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례는 문화에 기반을 둔 지역사회의 소통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민시장의 활성화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시민시장의 범위에 중고 물품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만든 창작품(수공예품),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 푸드트럭에서 파는 가공식품, 장터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 활동 등을 모두 포함했다. 플리마켓에 더해 창작품을 거래하는 문화예술품시장과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한 농부시장 등 품목이 다른 여러 갈래의 장터를 아울러 ‘시민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등 서울시민시장협의회 대표는 “플리마켓이나 프리마켓 등의 용어가 정리되지 않은 채 혼용되고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며 “플리마켓 시장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2년 홍대신촌문화포럼 사무국장을 한 뒤로 17년째 플리마켓을 중심으로 한 문화기획 전문가로 활동했다. 올해도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 곳곳에서 시민시장이 열린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광화문 희망나눔장터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시민·어린이장터, 보부상장터를 비롯해 외국의 생활용품이나 문화와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외국인 벼룩시장,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는 청년희망장터, 한복 등 국내 전통 물품과 골동품·공예품이 있는 서울풍물시장, 자활기업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자활장터 등으로 나뉘어 열린다. 지난해에는 45만여 명이 장터를 찾아 13만여 점의 물품이 거래됐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수익금의 일부인 3500만원을 기부했다. 뚝섬 아름다운나눔장터는 재사용으로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는 대안적 소비문화 운동으로 시작해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아름다운나눔장터는 판매자로 나온 시민에게 참가비를 받지 않는 대신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자율로 기부받아 나눔사업을 하는데, 최근 3년간 총 1억1639만원을 기부했다. ‘덕수궁 페어샵’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사회적 경제 장터다. 올해로 5년째를 맞아 가죽공예, 액세서리, 방향제 등 수제품부터 예술·디자인 작품, 의류까지 다양하게 거래된다. 사회적 경제 기업, 청년 창업 기업, 여성 기업, 장애인 기업 등이 참여해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농부의 시장도 열리고 있다. 농부들에게는 새로운 판매 시장을 만들어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살 기회를 준다. 올해는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11곳에서 농부의 시장이 열린다. 토종벼 심기 등 체험 행사와 함께 영화 상영, 생태 화장실 등 문화 전시 행사도 열린다. 농부의 시장과 함께 민간에서 주최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도시농부장터 화들장, 생태나눔장터 마들장, 은평 꽃피는 장날 등에서도 신선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 올해로 개장 17년째를 맞은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은 매회 120여 명의 창작자가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자생 예술시장이다. 1회 평균 관람객 수가 1만5천여 명에 이르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즐기는 홍대 지역의 대표적 문화 행사다. 마포구 연남동 동진시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파는 전통시장이었지만, 2013년부터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예술 공연을 하면서 ‘문화가 있는 장터’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시민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시민시장 위크를 개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각지에서 나흘 동안 ‘2017 시민시장 위크’를 개최해 13개 시민시장에 1559개 팀이 참여했고, 8만여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규모로 시민시장 위크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강경훈 서울시청 경제진흥본부 소상공인지원팀장은 “서울시는 농부의 시장과 나눔장터 등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의 다양한 시민시장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며 “하나하나의 시민시장이 문화예술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도록 지원에 힘쓰겠다”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