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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 ‘녹색장터 되살림’ 입구에 붙은 ‘지역화폐 노원(NW) 가맹점’ 표시. 2월1일 출범 당시 87곳이던 가맹점은 7월1일 252곳으로 크게 늘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신뢰성, 대중성, 공동체적 가치의 구현.’
8월1일로 사용 6개월째를 맞은 세계 최초 블록체인 지역화폐인 ‘노원’의 특징이다. 노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지역화폐 거래의 신뢰성을 높인 점이다. 하지만 노원은 비트코인처럼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노원구가 중심이 돼 검증된 사람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방식이다. 아직 지역화폐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원구가 좀더 책임감을 갖고 지역화폐를 확산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또한 현재 지역화폐 노원은 블록체인과 함께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함께 갖추고 두 시스템을 ‘거울 시스템 방식’으로 운영한다. 투박하게 말하면, 이때 블록체인은 신뢰성을, 데이터베이스(디비) 시스템은 대중성을 맡는다. 주민들의 신규 등록이나 조회, 노원 획득과 사용 등에는 디비 시스템이 작동한다. 디비 시스템이 블록체인보다 쉽고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렇게 거래된 내용은 15초마다 한 번씩 블록체인에 저장되면서 신뢰성을 유지한다.
현재 지역화폐 노원이 품 활동과 자원봉사 활동을 모두 시간당 700노원으로 통일한 것은 공동체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합의에 기초한 것이다. 노원구에 따르면, 블록체인 지역화폐를 출범시키면서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경제적 가치로 환원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여러 차례 토론했다. 품 나눔 활동 팀이나 자원봉사 활동가들 모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레츠 방식의 품 나눔 활동을 해오던 사람들은 이전에 적어도 시간당 1만원 이상씩 받았던 품 활동의 가치가 너무 저평가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대로 자원봉사 활동가들은 자원봉사를 화폐 가치로 평가하는 것은 자원봉사 정신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쪽 모두 공동체적 가치를 높인다는 취지에서 1시간당 700노원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품 나눔 활동 쪽에서는 돈보다는 공동체 활동을 더 널리 전파한다는 점에서, 자원봉사 쪽에서는 지역화폐 노원이 사회적 가치를 가진 공동체 화폐이며 법정화폐로는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모두 1시간당 700노원이라는 기준에 동의했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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