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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당 소외감 없을 것…지방의회법 제정해야”

신원철 10대 서울시의회 의장

등록 : 2018-08-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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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110 의석 중 민주당 102석

기울어진 운동장서 소수당 배려 의사

황명선 전 시장 최고위원 당선 기대

서대문1선거구서 내리 세 번째 당선

10대 서울시의회 신원철(더불어민주당) 의장이 13일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서울&>과 인터뷰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기쁨은 잠깐이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13일 오전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신원철(54·더불어민주당) 의장의 취임 한 달의 소감이다. 그는 서대문1선거구에서 시의원으로 세 번째 당선됐고, 7월11일 10대 전반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되었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더불어민주당에서 102명이 당선된 압도적인 여대야소의 상황에서 의장의 어깨가 매우 무거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중하자는 움직임이 강해,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거는 협의와 조율을 거쳐 전례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다.

신 의장은 “6·13 지방선거는 촛불 시민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졌으며,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걸 새삼 일깨워준 선거였다”고 했다. 서울시의원으로서 그는 개혁적인 이미지와 함께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 신 의장 스스로가 생각하는 ‘의장 당선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초선 시절인 2010년, 의회 개혁을 위한 ‘사람중심 서울포럼’의 대표를 맡았다. 보편적 복지의 당론화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그때 오세훈 시장과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펼치기도 했다. 재선이던 2014년에는 민주당의 대표의원으로 활동했고, 2016년에는 지방분권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아 지방의회의 법적 지위를 높이는 ‘지방의회법’이 국회에 발의되는 데 힘을 보탰다.

사실 서울시의장직은 어깨에 힘 들어가기 쉬운 자리다.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백팩을 메고 출근한다.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면 옷도 가볍게 입으려 한다.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그는 ‘3무(無)’와 ‘3유(有)’를 공약했다.

3무, ‘갑질·구설·계파’가 없는 의장이 되려 한다. 의장의 권한을 스스로 조절해 갑질하지 않고, 원칙을 세워 지켜나가 구설에 오르지 않고, 의장을 둘러싼 파벌을 만들지 않을 다짐이다. 3유, ‘신뢰로 하나 되는·실력으로 인정받는·초선을 배려하는 의회’로 일궈나가려 한다. 시민의 신뢰를 받고, 시민이 실력을 인정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75%가 넘는 초선의원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힘껏 도울 생각이다.

그는 의정 활동 결실을 주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게 팔을 걷어붙인다. “정치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게 해줘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서울시의회는 하는 일의 중요성에 견줘 홍보가 안 되고 있다. 지역에 가면, 국회의원·구의원은 눈에 띄는데 시의원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지역 예산에서 서울시의원들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신 의장은 의원들의 의정보고 활동에 예산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10대 서울시의회는, 소수당 의원은 배제돼고 집행부인 서울시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 의장은 “소수당이라는 소외감이 들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의 모든 활동에 소수당이 참여하도록 장을 열어 두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견제가 중요한 역할이지만 협치와 소통도 의회의 의무다”고 생각한다. 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서울시 간부들과 26~27일 워크숍을 연다. 서울시가 시민을 위한 좋은 행정을 하는 길을 함께 의논할 예정이다.

신 의장은 지방의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으려면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을 담은 지방의회법이 국회에서 제정돼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전국 광역시도의회의 힘 모으기에 나선다. 이번 지방선거로 17곳 중 15곳의 광역시도 의회 의장이 같은 당 소속이라, 한목소리를 내고 실행할 환경이 마련됐다고 본다. 16일에 광역시도의회의 임시회를 열어 첫걸음을 내디뎠다.

정당 안에서 지방의회 목소리를 반영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월 말에 있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황명선 전 충남 논산시장이 출마한다. 2년 전 열린 전당대회에서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이 출마했지만 0.65%p 차로 5명을 뽑는 최고위원에 당선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변화의 바람이 세다. 151명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이 황명선 전 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신 의장은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치분권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당 운영에 지방정부와 의회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의 뜻을 함께 모은 지지 선언을 8일에 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신뢰 점수는 60점.” 신 의장이 스스로 매겨본 시의회 점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주눅 들지 말고 여건을 만들어 임기 동안 10점 이상 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방의회와 의원들은 국민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하고, 국민은 열린 눈으로 바라봐줬으면 한다. 시민을 위해 일을 확실히 해나가면 인정받을 수 있을 거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 약력

(전)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

(전)국회의원 우상호 입법보좌관

제9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제8·9대 서울시의회 의원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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