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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주부·교사·회사원 등…100만~1천만원 출자

등록 : 2018-10-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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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한강 둔치에서 ‘터무늬 있는 집’ 1호의 청년들과 시민 출자자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와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회투자지원재단 제공

지난 열 달 동안 사회투자지원재단의 시민 출자 청년 주택 ‘터무늬 있는 집’에 모인 돈은 1억9300만원이다. 개인 35명, 단체 6곳이 참여했다. 주로 생활협동조합 등 참여하고 있는 기관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보를 보고 출자에 나섰다. 개인 출자자는 주부, 사회적경제조직 활동가, 교사, 회사원, 종교인 등 다양하다. 연령은 40~50대가 많고 100만~1천만원 정도를 출자했다.

터무늬 있는 집 출자자 대부분은 자신을 드러내길 부담스러워한다. 이영림 터무늬제작소 팀장은 “출자자들께 출자 후기를 요청하면 하나같이, 크지 않은 금액을 기부도 아닌 출자인데 드러내기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친다”고 전했다.

이 팀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누리집(themuni.co.kr)에는 16명의 출자 후기가 올라와 있다. 출자 동기는 다양하다. ‘독립을 앞둔 20대 자녀를 둔 부모로 내 자식 같아서’ ‘선배 세대가 갖는 책임감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사회의 변화가 일어날 거라 믿기에’ ‘청년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서’ 등이다.

출자자 오미예씨는 청년들의 ‘집 걱정’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터무늬 있는 집이 터를 잘 잡아 세대 간 화합하는 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송선영씨는 “좋은 일로 끝나지 말고 시민이 함께 청년 주거 문제에 대응하는 등 사회의 변화를 끌어내는 데까지 미치길 바란다”고 말한다. 국가가 해야 할 책무를 민간에 떠넘기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에도 사회문제를 보고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냈단다.

부부가 함께 출자한 정은수, 김수동씨는 “돈 없이 가능한, 돈으로는 할 수 없는, 돈보다 소중한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 참여했다”고 한다. 공동체 주거로 중·장년층 주거 문제 해법을 찾는 더함플러스협동조합의 이사장인 김씨는 “터무니없는 집값 상승에 청년 세대에 빚진 마음”이라며 터무늬 있는 집이 청년의 삶의 질과 주거 환경 개선에 성과를 낼 거라 기대한다.

출자 참여단체에는 지역 주거복지기관(사회적협동조합 경기안산지역자활센터), 사회적경제조직(한국사회적경제씨앗재단, 행복중심생협연합회) 등이 있고, 기업 사회공헌 활동으로 참여한 회사(에프씨네스트에셋)도 있다. 노년유니온, 나비야(청소년)선교회 등도 참여했다. 노년유니온의 김선태 전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힘든 세상을 만들어놓은 미안함이 커 한 달 조합비 1500원을 내는 노인들이 200만원가량 기꺼이 출자했다”며 “많지 않은 돈이지만 보람 있게 써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청년과 출자자 사이에는 세대 교류 활동도 이뤄진다. 출자자들은 1년에 두 번 이상 운영 보고를 받으며, 터무늬 있는 집 총회, 교육, 집들이 등 행사에 참여한다. 지난 6월 한강 둔치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며 출자자와 청년의 간담회가 열렸다.


현재 진행 중인 2호 출자에는 7천만원이 모였고, 11월 말까지 4천여만원을 더 모금해야 한다. 3호의 모금 목표액은 4800만원이고 12월 중순까지 받을 예정이다. 터무늬 있는 집 운영위원들은 하반기 들어 모금 속도가 더뎌져 고민이다. 문보경 터무니제작소장은 “지역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선배들의 출자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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