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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노조 활동 한 뒤
휴식 거쳐 2013년부터 마을활동가
“공익 활동 지원사업, 사람 대우 안 해”
연말쯤 활동가 재충전 워크숍 계획
1일 도봉구 창동 서울시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에서 박영주 센터장(중앙)이 공익활동가 심층 인터뷰 자리에 함께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의 동북권(강북, 노원, 도봉, 성북, 중랑)은 공익활동가가 많은 지역이다. 시민단체,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단체가 1300여 곳 있다. 이 가운데 260여 곳이 비영리단체(NPO, 엔피오)로 등록되어 있다.
엔피오는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하는 단체다. 따라서 재정이나 인력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 동북권 공익활동가에게 한 수요 조사에서 공익 활동 지속성 강화를 위해서는 활동가 역량 강화, 정보 공유 플랫폼, 재충전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서울시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지난 6월 도봉구 창동에서 문을 열었다. 정식 개관식은 10월16일에 했다.
지원센터 개관에는 강북풀뿌리활동가포럼(강풀포럼)이 큰 역할을 했다. 강풀포럼은 2011년 동북 4구(강북, 노원, 도봉, 성북) 공익활동가 25명이 모여 만들었다. 2016년에 사단법인이 되었고, 지난해 서울시의 ‘동북권 중간지원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했다. 강풀포럼 회원이었던 박영주(50)씨가 이 사업을 맡아 진행했다. 사업이 마무리되고 지원센터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그가 센터장이 됐다.
박 센터장은 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조합에서 8년간 일하다 출산을 계기로 2000년에 그만뒀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쉼 없이 달려오다보니 너무 지쳐 쉬고 싶었어요.” 사회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도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몇 년간 쉬면서 충전이 되었다. 그간 아이를 키우면서 품앗이 교육을 하는 부모 공동체 활동을 하다 지역 활동가 일로 이어졌다. 또래 엄마들과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에 참가했고, 운영위원도 맡았다. 201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을활동가로 나섰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중간지원조직인 성북구마을복지추진지원단에서 마을 총괄팀장이 됐다. 마을 계획과 의제 발굴, 실행 등의 활동을 했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내가 사는 곳을 바꾸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는 지역에서 공익 활동이 지속되도록 돕는 게 목표다. 지역에서 공익 활동을 하는 개인과 단체들은 늘 어려움에 부닥친다. 활동이 제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려스러운 상황도 많다. “(정부나 서울시의)공익 활동 지원사업은 사람과 돈으로 하는데, 돈만 앞세우고 사람은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아 걱정이에요.” 그래서 지원센터를 맡으면서 현재 활동하는 이들의 역량 강화(실무, 정체성)와 재충전을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공익활동가들이 행정 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의제별 워킹그룹(실무단) 활동을 펼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실무단마다 프로젝트 매니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젠더, 느린 학습자, 청년 활동가, 50플러스 활동가, 아동·청소년 심리 정서지원 등 5개 의제로 진행하고 있다. “지원사업을 할 때, 영수증 정리하고, 사업비 쓰기에 급급한 적이 많아 공익 활동에 집중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집중할 수 있게 해보려 해요.” 이번 달에는 세무사가 구마다 방문해 공익활동단체의 회계 실무 교육을 한다. 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는 연말쯤 활동가들의 재충전을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워크숍의 구체적인 방식은 활동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할 예정이다. “산책이나 강의 등 활동가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해요.” 또한 기존 중간지원조직 사업과 중복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연말까지 지역 공익활동가의 현황 조사와 심층 조사를 마무리해 센터의 세부 사업의 방향을 정하려 한다. 중복 사업을 하지 않도록 공론장을 여는 등 기관끼리도 소통하며 협업한다. 새로운 공익활동가 발굴도 센터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스스로 사회참여에 나서는 시민이 늘어나는 등 여건은 좋은 편이다. “지역의 활동가들을 모아 난장을 여는 등 지역 주민들이 공익활동가로 나설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일을 하려 해요.” 센터가 지역의 변화를 일구는 공익활동가의 든든한 벗이 되는 것이 박 센터장의 바람이다. 글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박 센터장은 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조합에서 8년간 일하다 출산을 계기로 2000년에 그만뒀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쉼 없이 달려오다보니 너무 지쳐 쉬고 싶었어요.” 사회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도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몇 년간 쉬면서 충전이 되었다. 그간 아이를 키우면서 품앗이 교육을 하는 부모 공동체 활동을 하다 지역 활동가 일로 이어졌다. 또래 엄마들과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에 참가했고, 운영위원도 맡았다. 201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을활동가로 나섰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중간지원조직인 성북구마을복지추진지원단에서 마을 총괄팀장이 됐다. 마을 계획과 의제 발굴, 실행 등의 활동을 했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내가 사는 곳을 바꾸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는 지역에서 공익 활동이 지속되도록 돕는 게 목표다. 지역에서 공익 활동을 하는 개인과 단체들은 늘 어려움에 부닥친다. 활동이 제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려스러운 상황도 많다. “(정부나 서울시의)공익 활동 지원사업은 사람과 돈으로 하는데, 돈만 앞세우고 사람은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아 걱정이에요.” 그래서 지원센터를 맡으면서 현재 활동하는 이들의 역량 강화(실무, 정체성)와 재충전을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공익활동가들이 행정 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의제별 워킹그룹(실무단) 활동을 펼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실무단마다 프로젝트 매니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젠더, 느린 학습자, 청년 활동가, 50플러스 활동가, 아동·청소년 심리 정서지원 등 5개 의제로 진행하고 있다. “지원사업을 할 때, 영수증 정리하고, 사업비 쓰기에 급급한 적이 많아 공익 활동에 집중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집중할 수 있게 해보려 해요.” 이번 달에는 세무사가 구마다 방문해 공익활동단체의 회계 실무 교육을 한다. 동북권엔피오지원센터는 연말쯤 활동가들의 재충전을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워크숍의 구체적인 방식은 활동가들의 의견을 모아 정할 예정이다. “산책이나 강의 등 활동가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려 해요.” 또한 기존 중간지원조직 사업과 중복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연말까지 지역 공익활동가의 현황 조사와 심층 조사를 마무리해 센터의 세부 사업의 방향을 정하려 한다. 중복 사업을 하지 않도록 공론장을 여는 등 기관끼리도 소통하며 협업한다. 새로운 공익활동가 발굴도 센터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스스로 사회참여에 나서는 시민이 늘어나는 등 여건은 좋은 편이다. “지역의 활동가들을 모아 난장을 여는 등 지역 주민들이 공익활동가로 나설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일을 하려 해요.” 센터가 지역의 변화를 일구는 공익활동가의 든든한 벗이 되는 것이 박 센터장의 바람이다. 글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