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맑은 가을날 영등포구의 도림유수지 부근을 지나다보면 소리 없이 인공암벽을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기합 소리나 빠르고 활기찬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지만 10m가 넘는 거대한 외벽에 매달려 차근차근 한 발짝 한 발짝 위로 오르는 사람들을 눈으로 좇다 자기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올해 8월 개관한 영등포 도림동에 있는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인공암벽장·사진)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이란 외부 환경에 큰 제약을 받지 않고 실내·외의 인공 벽에서 즐길 수 있는 암벽등반 스포츠로, 최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팀이 메달을 석권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 아시안게임 후 입문자가 20%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인공암벽등반은 점점 그 저변이 확산돼 이를 즐기려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인공암벽장은 500곳이 넘고, 클라이밍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추산한다. 공공 체육시설로서 정식 유료 운영하는 곳은 중랑구와 최근에 개관한 영등포구 경기장 이렇게 2개소뿐이다.
영등포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는 지형적 특성을 반영해 지난 8월1일 영등포구 도림유수지 내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을 만들었다. 평소 빗물을 가둬놓는 방재 시설인 유수지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체육시설을 만든 것이다.
영등포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장은 초보자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연습할 수 있는 실내 암벽장과 국제경기도 할 수 있는 국제 규격을 갖춘 실외 암벽장을 갖추고 있으며,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추락을 자동 방지하는 오토 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초보 이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다른 종목보다 안전이 무엇보다 더 강조되는 운동으로, 경기장에서 안전 수칙 준수는 필수다. 종목의 특성상 암벽등반 경험이 오래된 사람이라고 해도, 자칫 잠깐의 실수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장에선 가끔 시설 안전 담당자와 경험 많은 이용객 간에 작은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시설 관리 담당자는 “이용객 편에선 본인 스타일대로 암벽등반을 원하시는 경우가 있으나, 경험 많은 베테랑 이용객이라고 하더라도 안전 수칙을 적용하지 않을 수 없어 이로 인해 항의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기 위해선 단지 높은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 잠깐 암벽에 매달려보면 비숙련자는 금방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후들거려 잠시 매달려 버티는 것조차 힘들 때가 많다. 로프는 안전장치일 뿐이고 기본적으로 벽면 위에 설치된 홀드를 손으로 잡고 발로 밟아가며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생각보다 체력이 빨리 소진되는 만만찮은 스포츠다. 덕분에 스포츠 클라이밍은 유산소·무산소 운동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순간적인 파워와 근지구력을 모두 요구하는 종목으로 전신의 근력을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고 집중력과 근력 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명호 영등포구청 홍보전산과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