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구명조끼 입어보고 안전 체험

매년 4만 명 찾는 송파안전체험교육관

등록 : 2018-11-29 16:02 수정 : 2018-11-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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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 2층에 있는 교통안전관에서 송파구 한 어학원에서 견학온 아이들이 안전교육 선생님이 질문을 하자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송파구 제공

“여러분, 배가 가라앉으면 어떻게 하죠?” “입수!” 올망졸망 모여 앉은 예닐곱 살 아이들이 안전교육 선생님의 물음에 입을 모아 외친다. 지난 22일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 3층, 선박안전관을 견학 중인 60여 명의 천호유치원 아이들이다.

잠시 뒤 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은 주홍빛 구명조끼로 향한다. 양팔을 끼우고 직접 버클도 채운다.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어진 구명 뗏목 설명에서도 “바다 위로 ‘퓽’하고 던져요”라고 답한다.

아이들의 또박또박한 답변과 태도는 4층 항공안전관에서도 이어진다. 여객기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체험관에 앉아보고, 자기 손바닥보다 두꺼운 안전띠도 힘껏 당겨 채운다. 비행기가 만일의 사고로 바다 위에 착륙할 때 필요한 노란 구명조끼도 입어본다.

“글과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실제 체험하면서 안전 규칙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시설도 잘 갖춰져 아이들이 실감 나게 익히고,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것 같다.” 인솔자로 나선 천호유치원 고지언 선생님이 말했다.

2층에 있는 ‘교통안전관’에는 노란 스쿨버스와 교통표지판, 자전거들이 실감 나는 도로 모형 위에 놓여 있다. 송파구 한 어학원에서 견학 온 20여 명의 아이들이 스쿨버스에 앉는다. 눈앞에 놓인 커다란 스크린에서 나오는 영상은 아이들이 마치 실제 버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을 갖게 한다.

“끼익” 빠르게 달리던 버스가 멈춘다. 실제로 아이들이 타고 있던 모형 스쿨버스가 심하게 앞뒤로 흔들린다. 안전교육 선생님이 이 상황을 ‘급정거’라고 차분히 설명한다. 이어 “여러분이 안전띠를 매고 있었기 때문에 몸을 보호할 수 있었어요”라고 강조한다. 말로 하는 설명에 몸으로 겪어보는 상황이 곁들여져 ‘최고의 학습’이 되는 순간이다.

이날 오전에만 이 유치원 아이들을 비롯해 약 200명의 아이들이 곳곳에서 찾아왔다. 방문객의 절반 이상은 송파구 밖에서 온다. 인기 비결은 국내 최초로 만든 종합안전교육관으로, 교육 콘텐츠와 커리큘럼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어린이안전교육관’이란 이름으로 개관한 이래 해마다 약 4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송파안전체험교육관 누리집에는 시가 있는 ‘추모의 광장’이 있다. “아이야, 여섯 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곳에서 놀고 있니.” 1999년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건’으로 희생된 19명의 송파구 유치원생의 희생을 기리는 시다.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설립됐다.

대한민국은 ‘씨랜드 사건’ 후에도 대구 지하철부터 세월호 사고에 이르기까지 안전에 관한 사고를 겪었다. 많은 국민이 “잊지 않겠습니다” 하고 다짐했고, 다음 세대에게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선물하자는 노력이 이어졌다.

송파안전체험교육관도 이에 발맞춰 올해 3월 항공·선박·철도에 관한 안전관을 만들고, 최신 기술이 녹아든 VR(가상현실)체험관을 더해 재개관했다. “교육을 받은 방문객이 부모님,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다시 방문해 함께 교육받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쁘다”고 교육관 안전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한 김유민 팀장은 말한다.

가을색 짙은 송파 천마근린공원과 맞닿아 있는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가족과 함께 아이 손을 잡고 하루의 일부를 떼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안전 체험’을 즐겨보자.

김지환 송파구청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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