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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현 분과장 “위원들 열성 인상적”
박선영 위원 “담당 공무원 노력 느껴”
봉윤덕 분과장 “공모 때 자세한 정보 필요”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온예산분과위원들이 주요 참여예산 사업 현장을 찾아 추진 현황을 살폈다. (왼쪽부터) 명동역 테마계단 조성 사업, 퇴계로 지하차도와 터널 재정비 사업.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 홍보분과 정복상·김이라 위원 제공
주민(시민)참여예산위원회는 참여예산제도 운영의 구심점이다. 2018년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에는 3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예산학교 회원(수료생) 가운데 275명은 무작위 공개 추첨으로, 25명은 청소년, 장애인, 다문화 가족 등 사회적 약자를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추천해 뽑는다. 임기는 1년으로 다음달 말까지이고,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참여예산위원회에는 민관예산협의회와 온예산위원회가 있다. ‘온예산’이란 서울시 전체 예산이란 뜻이다. 민관예산협의회 위원 200명은 주요 시정을 10개 분야로 나눠 시민제안 사업을 심의하고 조정했다. 온예산위원 75명은 5개 분야로 나눠 시 전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냈다. <서울&>은 지난해 시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한 청소년·청년·중장년 시민 3명의 경험을 소개한다.
남우현(19·학생) 민관예산협의회 복지분과 위원장
① 고교 2~3학년 때 여러 가지 외부 활동(청소년의회 등)을 하면서, 예산이 있어야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위원 추첨에서 떨어졌다. 서울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엔 그간의 청소년 활동을 인정받아 시장 추천으로 다른 청소년 4명과 함께 참여했다. 정책 설계자가 꿈이다.
②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관심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복지분과를 지원했다. 치우침 없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분과장 후보로도 나섰다. “청소년은 유권자가 아니라 소외되기 쉽다. 소외되기 쉬운 사람이 소외된 사람들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더니 저를 선택해줬다. 설마 될까 했는데 뽑혀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 회의 땐 위원들 말씀을 요약해 정리했고, 심사 땐 대상 사업에 시간을 골고루 쓸 수 있게 진행하려 노력했다. ③ 심사 과정에서 사업을 잘 다듬어 예산으로 반영되고 실행될 수 있게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위원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애인 급속 충전기 사업을 심사할 때 한 위원은 앱을 활용해 지역별 충전기 설치 장소를 표시해 오기도 하고, 다른 위원은 논문을 찾아와 격렬하게 토론했다. 장애인 휠체어 연습장·농구장 사업의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온 위원은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울기도 했다. ④ 학생이라 회의 시간 맞춰 오기가 쉽지 않았다. 주 1~2회 회의가 있었다. 분과위원회 회의는 석 달간(5~7월) 집중됐다. 분과장이라 시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화요일 아침 8시 회의에도 참석했다. 분과위는 모니터링 활동 빼고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로 지원할 생각이어서 시험 기간 때도 회의엔 참여했다. ⑤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홍보가 더 잘되면 참여할 청소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업 선정 현장투표 장소에도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청소년수련관 등을 넣었으면 한다. 시간을 쪼개가며 자치구, 광역 참여위원회에 참가하는 청소년이 꽤 있다. 이들은 여건만 되면 참여예산위원회에 관심을 가질 거다. 위원회 활동은 봉사 시간으로도 인정된다. 시가 더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참여예산제도와 위원회를 알렸으면 한다. 박선영(37·회사원) 온예산분과위원
②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관심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복지분과를 지원했다. 치우침 없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분과장 후보로도 나섰다. “청소년은 유권자가 아니라 소외되기 쉽다. 소외되기 쉬운 사람이 소외된 사람들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더니 저를 선택해줬다. 설마 될까 했는데 뽑혀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 회의 땐 위원들 말씀을 요약해 정리했고, 심사 땐 대상 사업에 시간을 골고루 쓸 수 있게 진행하려 노력했다. ③ 심사 과정에서 사업을 잘 다듬어 예산으로 반영되고 실행될 수 있게 했을 때 보람을 느꼈다. 위원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애인 급속 충전기 사업을 심사할 때 한 위원은 앱을 활용해 지역별 충전기 설치 장소를 표시해 오기도 하고, 다른 위원은 논문을 찾아와 격렬하게 토론했다. 장애인 휠체어 연습장·농구장 사업의 현장 모니터링을 다녀온 위원은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전하며 울기도 했다. ④ 학생이라 회의 시간 맞춰 오기가 쉽지 않았다. 주 1~2회 회의가 있었다. 분과위원회 회의는 석 달간(5~7월) 집중됐다. 분과장이라 시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화요일 아침 8시 회의에도 참석했다. 분과위는 모니터링 활동 빼고는 거의 빠지지 않았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로 지원할 생각이어서 시험 기간 때도 회의엔 참여했다. ⑤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홍보가 더 잘되면 참여할 청소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업 선정 현장투표 장소에도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청소년수련관 등을 넣었으면 한다. 시간을 쪼개가며 자치구, 광역 참여위원회에 참가하는 청소년이 꽤 있다. 이들은 여건만 되면 참여예산위원회에 관심을 가질 거다. 위원회 활동은 봉사 시간으로도 인정된다. 시가 더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참여예산제도와 위원회를 알렸으면 한다. 박선영(37·회사원) 온예산분과위원
① 건축과 도시설계를 전공해 도시설계·재생 실무를 하고 있다. 2012년 우연히 주민참여예산위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지역 봉사를 하고 싶어 지원해 선정돼 활동했다. 2014년엔 온예산분과 활동도 석 달 동안 했다. 다음해 온예산위원들 앞에서 선배 위원으로 경험을 공유한 적이 있다. 그간 제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궁금했다. 참여예산 발전에 좀더 보탬이 되고 싶어, 다시 온예산위원회에 참여했다.
② 담당 부서를 나눠 각자 조사해 반영할 의견을 나누고 분과의 시민의견서를 작성했다. 시 사업의 세부 예산을 들여다보기 위해 정책, 기본 계획, 보도자료, 의회 자료, 미디어 자료 등도 찾아봤다. 각 국실본부의 실무자들이 이틀에 걸쳐 사업 보고를 하고 위원들은 질문했다.
③ 온예산위원들의 의견이 시 예산에 반영되도록 시 담당 공무원과 분과 코디네이터가 노력한다는 걸 느꼈다. 이전에 민간연구소의 예산 모니터링 연구에 참여해 의견서를 작성한 적이 있어 시 예산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온예산위원이 되어 시민의견서를 쓰려니 쉽지 않았다. 사업 내용이 달라지는 것도 꽤 있어 온예산 위원들은 학습을 많이 해야 하는 걸 알았다.
④ 온예산위원회에서는 각자 의견서를 써 와야 했다. 서울시의 10억원 이상 대규모 사업 자료는 세부 사업 내용이나 세부 예산이 공개돼 있지 않고,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비공개인 경우가 많았다.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일이 되는 것도 같아 부담됐다. 직장이 송파구에 있어 시간 맞춰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힘들었다.
⑤ 서울시 공개 자료가 생각만큼 많지 않다. 대외비도 많다. 구조적으로 접근 자체가 어렵다. 정보공개 청구해봤는데 쉽지 않았다. 시 산하기관, 출연기관도 참여예산 대상 기관이지만 예산서를 아예 받지 못했다.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은 시민설명회를 열어 세부 계획과 예산을 공개하고 위원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도 고려했으면 한다. 별도 누리집을 만들어 일정 규모 이상의 시 전체 사업의 내용과 예산, 진행 과정, 집행 실적을 공유하는 등 온예산제도 운영 방식을 개선했으면 한다.
봉윤덕(66·자영업) 온예산 도시안전·교통주택 소분과위원장
① 자영업을 하면서 주민자치위원장·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장·개발조합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성동구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면서(2012~2015년) 시 참여예산위원(2014~2015년)으로도 참여했다. 교통·안전·주택 분과의 시민제안사업을 심사했다. 지난해엔 시 전체 예산이 어떻게 편성되고 쓰이는지 알고 싶어 온예산위원으로 신청해 참여했다.
② 온예산 도시안전·교통주택 소분과에서 활동했다. 해당 국실의 예산안을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 외에 예산 낭비 감시와 참여예산사업 현장 심층 모니터링을 했다. 시민들의 예산 낭비 신고 참여율은 예상보다 높은 편이었다. 타당성 있는 신고도 꽤 많다. 여의도 공원의 설치미술, 한강공원 큰 조형물 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어 생뚱맞다’ ‘위험해 보인다’ 등의 신고가 있었다.
③ 활동 전에는 무늬만 있는 제도가 아닐까 반신반의했는데 참여해보니 시민들의 역량에 따라 많이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 예산에 대해 시의회 심의 전에 시민의견서를 내고 실제 일부가 반영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서울 시민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 다양한 직업(퇴직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직장인, 대학(원)생, 협동조합 활동가, 설계사 등)의 위원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④ 공무원들이 내놓는 자료는 대략 현안만 보여줘 시민의견서 작성이 힘들었다. 일반 재개발조합은 클린업 시스템으로 관리하는데, 서울시 예산은 시민 요청에도 정보공개가 잘 안 되는 편이다. 참여예산위원에게 신뢰감을 가지고 정보공개와 권한을 어느 정도 줘야 한다. 시민의견서에도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⑤시장이 한마당 총회에는 참석하지만 그 외에 회의와 사업 현장 모니터링에도 한번 와주면 좋겠다. 그리고 시민참여예산위원회 공모를 할 때 할 일을 미리 알려줬으면 한다. 시민참여예산제에 대해 공무원들은 시민들이 80 정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시민들은 30도 알지 못한다. 모집하고 교육할 때, 시민이 해야 할 일을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겠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