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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중구 필동 남학당에서 열린 ‘동정부 현장회의‘ 4회차에서 서양호 중구청장이 동장과 동정부팀 공무원들에게 동정부와 중구형 주민자치회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중구 제공
지난 1월 서울 중구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洞)정부과’를 만들었다. 서양호 중구청장의 핵심 과제의 하나인, 주민자치를 강화하는 동정부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서 구청장은 “15개 모든 동에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을 줘 주민 스스로 모든 정책 과정에 참여토록 한다”며 “자치조직을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실제 중구청은 지난해 말까지 구청 업무 가운데 청소와 공원 관리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70개 업무를 동정부로 이관했다. 동마다 2~3명의 인력을 보냈고, 올해는 인허가 업무를 넘긴다. 현재 구청과 동의 업무 비율이 8 대 2가량인데 이를 절반씩으로 조정한다. 업무량 증가에 비례해 동정부의 인력도 늘린다.
중구의 주민자치회는 동정부와 협치에 기반이 되는 자치조직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으로 자치 계획을 짜고, 동정부는 자치 계획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김남희 동정부과장은 “사업 유형별로 실행은 주민이 직접 하거나 행정이 하는 방식”이라며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하고 그 혜택은 주민에게 돌아가며,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도 참여하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정부가 주민자치회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놓고 행정기관이 주민자치에 지나치게 관여해 자칫 반쪽짜리 주민자치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 과장은 “그간 민관 협치 사업 경험이 쌓이면서 동정부가 주민자치회와 마주해 소통하며 파트너이자 촉진자 역을 할 거다”라고 기대했다. 구는 올해 들어 동정부팀 공무원 교육을 세 차례(협치, 주민참여예산, 주민자치회)했고, 워크숍 계획도 세워놓았다.
2월27일 중구청은 주민자치회 설치와 운영 관련 조례안을 구의회에 보냈다. 대체로 서울형 주민자치회 표준조례안 내용을 따랐다. 위원 구성도 추첨 방식으로 명시했다. 다만 최초에는 달리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전학배 동정부 추진팀장은 “기존 주민자치위원들이 애정을 갖고 지역을 위해 애써 왔다”며 “첫해는 자치학교를 이수한 기존 위원들을 정원의 절반 안에서 먼저 위촉하려 한다”고 했다.
중구청은 구의회에서 조례가 제정되는 대로 15개 모든 동에서 설명회를 열고, 주민자치회 구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는 일반 예산으로 총회 개최와 주민자치회 간사 활동비 등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구비로 동마다 평균 10억원(동정부 경상비 포함)을 배정할 계획이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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