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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시민 삶 위해 의정 활동 ‘경제와 민생’에 역점”

‘신뢰·실력·초선 배려 의회’ 기치로 활동 8개월 맞은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인터뷰

등록 : 2019-03-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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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성격 탓에 별명 ‘신 주사’

의원 발의 조례 크게 늘어나고

행정감사 통해 집행부 견제도 ‘깐깐’

“일 잘하는 의회 기틀 마련” 자평

19일 중구 서울시의회의 의장실에서 <서울&>과 만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방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취임 때부터 시의원들에게 경각심과 자정노력을 당부해 왔다고 했다. 신 의장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지방의회가 ‘일 잘하는 실력 있는 의회‘의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의회 사무처 직원들이 ‘신 주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지난 19일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났다. 8개월간의 의장 활동 소회를 묻는 말에 신 의장은 사무처 직원들이 붙여준 별명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의장 선거 때 “신뢰받는 의회, 실력 있는 의회, 초선을 배려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그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전거 바퀴 돌리듯’ 쉬지 않고 달렸다. ‘신 주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부지런히 일했다. 주중에는 회의·면담·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주말에는 자료를 검토하기 위해 다시 시의회로 출근했다. 하지만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일과 삶의 균형)도 중요한 가치”라며 “올해는 ‘과장’ 정도로는 불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웃는다.

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10대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시정을 제대로 감독하고 견제할 수 있을까’ ‘소수 정당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은 아닌지’ 등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신 의장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의원 활동을 보면 기우로 보인다”고 자평한다.


그는 서울시의회의 의안 발의, 행정감사 등의 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그 증거로 들었다. 지난 2월 임시회에 접수된 안건만 보더라도 180건이 넘었다. 이 가운데 시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이 85%(146건)가량 차지했다. 9대 시의회의 같은 기간에 견줘 4배가 넘는 수치다. 신 의장은 “일 잘하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의회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다”고 말한다.

의원 활동은 질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의원 발의 조례 가운데 시민의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된 조례들이 눈에 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8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일부 개정해 미세먼지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에 보건용 마스크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전통시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19~24살 청소년의 교통비를 20% 할인하는 ‘청소년 대중교통 이용요금 할인에 관한 조례안’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시의회의 감시와 견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신 의장은 강조한다. 지난해 행정감사에서는 서울시 주요 사업의 운영·관리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광암아리수정수센터 현장조사에서 정수지 내부의 부실 방수공사 등 예산 낭비를 파악하고, 이후 공사 일정 추진에 앞서 근본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2020년 장기 미집행 공원 용지 일몰제를 앞두고 구성한 보상심의위원회 활동의 문제점을 확인해 개선이 이뤄지도록 했다. 신 의장은 “대부분의 시의원이 현장 조사와 연구 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신 의장은 지방의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법 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지난 9대 서울시의회에서 지방분권 티에프(TF) 단장을 맡는 등 자치분권 논의 속에 지방의회의 입장을 담아내려 노력해왔다. “지방의회와 집행부(지방정부)는 지방자치라는 수레를 이끄는 양 바퀴이다. 수레가 차질 없이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두 바퀴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정책 지원 전문인력 도입, 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조속히 법제화되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한다.

올해 서울시의회 활동 방향에 대해 그는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제와 민생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한다. 먼저 청년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리 구실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신 의장은 서울시의 혁신 창업 지원과 함께 도전을 지지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본다. “핀란드에서는 창업 청년이 실패하면 축하 파티를 해주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우리도 청년들이 용기 있는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혁신 창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환경이 마련될 수 있게 힘을 쏟아야 한다.”

공공 돌봄서비스는 서울시가 더 확대해야 한다고 신 의장은 지적한다. 공공 돌봄서비스(전체 국공립 사회복지시설) 비율이 일본은 24%, 스웨덴은 무려 70%에 이르는 데 견줘 우리나라는 0.4%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출범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돌봄체계를 위한 공공 인프라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의장은 “특히 여성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녹록지 않기에, 공공 영역의 돌봄체계 마련에 시의회가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제로페이 챌린지에 참여한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이 5일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 넥타이 가게에서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제로페이 사업은 신 의장과 시의원들이 최근 관심을 갖는 분야다. 시의원들의 5분 발언과 시정 질문에서도 제로페이 정책의 방향과 이용법에 대한 질의와 제안이 늘고 있다. 신 의장도 제로페이를 직접 써보는 ‘제로페이 챌린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직접 해보니 어렵지 않고 편리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그러나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 수 있도록 서울시가 편리성과 혜택을 더 높일 수 있게 역할을 하려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부적절한 국외 연수 등으로 생긴 지방의회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대해 신 의장은 “서울시의회 역시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취임 때부터 의원들에게 경각심과 자정 노력을 당부했다.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민에게 제대로 일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 의장은 확신한다. “시민들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일 잘하는 시의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지방의회 전체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진행 김보근 <서울&> 편집장

정리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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