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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마스크 답답함 해소 위해
도전숙 입주, 특허등록 등 지원받아
소방관·경찰 등 ‘포 히어로’ 프로젝트
할인가로 구매 지원
지난 24일 오전 성북구 성북소방서에서 서준걸 오투엠 대표(맨 오른쪽)가 소방관들에게 산소 발생 마스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산소 발생 마스크를 쓰면 약 8시간 정도 숨쉬기가 편한 효과가 있어, 여러 현장에서 도움이 된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대략 5분쯤 지나면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고들 해요. 비닐커버(실)를 벗기고 쓰면 8~10시간 정도 산소 발생 효과가 있어요. 잔불 정리 현장에선 6~8시간 정도고요.”
지난 24일 성북구 성북소방서에서 오투엠(O2M) 서준걸(37) 대표가 상자를 쌓아놓고 소방관들에게 사용법과 효과를 설명했다. 설명을 귀담아듣던 한 소방관이 “지난 것보다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고 평가한다. 그는 이날 산소 발생 마스크 1천 개를 납품하러 온 서 대표에게 “현장에서 오투엠 산소마스크를 쓰면 숨쉬기가 훨씬 편해 참 좋다”고 했다.
오투엠은 산소(O₂)가 나오는 마스크(M)를 개발해 파는 스타트업 회사다. 서 대표는 2차 전지 생산 라인을 만드는 설비 회사에서 8년간 일하면서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쓰면 답답해 목에 걸고 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답답하지 않고 습기도 차지 않는 편한 마스크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영학 전공자인 그는 화학식을 공부하며 산소 발생 성분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6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나서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에코-큐브’(산소 캡)를 붙인 마스크를 개발했다. 퇴직금으로 생활하며 정부 연구 과제에 매달려 거의 매일 밤을 새우며 지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청년 창업자들의 사무실과 숙소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성북구의 ‘도전숙’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임대료로 월 20만원을 내요. 계약 기간이 최대 6년인데, 현재 2년 더 늘리는 걸 논의 중이라 앞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는 2017년 아내와 함께 부부 동인 4호(59.5㎡)에 입주했다. 지난해까지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왔다. 스타트업에게 자금은 피와 같다는 말이 있다. 투자사들 대부분이 매출로 스타트업을 평가하기에 연구 개발 기간엔 매출이 없어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 “스타트업은 매출이 일어나기 직전이 가장 힘들어요. 스타트업 100곳 중 5곳이 이 어두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오고, 그중에서 한두 곳만 투자받는다고들 해요.” 오투엠은 현재 21개의 특허 출원과 등록(11개)을 갖고 있다. “출원 300만원, 등록 300만원, 여기에 유지비도 만만찮은데 성북구의 매달 1건의 특허 지원이 있어 이어올 수 있었어요.” 서 대표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서기 전 올해 초 백화점 지점 2곳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개당 4천원에 하루 100개가 거뜬하게 팔릴 정도로 반응이 괜찮았다. 호흡 곤란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스크로 관심을 받았다. 소방서, 자치구의 어르신복지과, 청소과 등에서 주문도 이어졌다. 최근 좋은 소식도 있었다. 지난달엔 대기업의 청년 벤처 지원사업에 1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것이다.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서도 받았다. 오투엠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체 생산 설비가 없어 생산량이 제한적인 것이다. 서 대표는 “생산이 주문을 못 따라가 속상하다”면서도 “제품을 생산해 판매를 시작한 것만도 감사하다”고 한다. 이런 마음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소방관, 경찰관 등에게 산소 발생 마스크를 할인하거나 기증하는 ‘포 히어로’(For hero)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기증은 기증자와 오투엠이 1 대 1 매칭 방식으로 한다. 지난달 박수진 성북구청 홍보전산과 계장이 결혼 축의금 일부로 마스크 100개를 사 성북소방서의 소방관들에게 기증했다. 서 대표는 여기에 100개를 매칭해 성북소방서에 추가로 보냈다. 김진숙 성북소방서 팀장은 “200개를 기증받아 전 직원에게 골고루 나눠줬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강원도 산불 진압 뒤라 산소 발생 마스크에 소방관들이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성북소방서의 1천 개 납품도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이뤄졌다. 오투엠 산소 발생 마스크의 일차적 대상은 분진이 생기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산업 현장 노동자, 소방관, 경찰관, 환경미화원 등이다. 다음으로 유아, 노인, 산모 등 건강 취약계층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서 대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한다. 자체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자동화 설비를 갖춰야 하고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제품군도 넓혀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 그는 회사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소셜벤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2016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나서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에코-큐브’(산소 캡)를 붙인 마스크를 개발했다. 퇴직금으로 생활하며 정부 연구 과제에 매달려 거의 매일 밤을 새우며 지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청년 창업자들의 사무실과 숙소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성북구의 ‘도전숙’이 그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임대료로 월 20만원을 내요. 계약 기간이 최대 6년인데, 현재 2년 더 늘리는 걸 논의 중이라 앞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는 2017년 아내와 함께 부부 동인 4호(59.5㎡)에 입주했다. 지난해까지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왔다. 스타트업에게 자금은 피와 같다는 말이 있다. 투자사들 대부분이 매출로 스타트업을 평가하기에 연구 개발 기간엔 매출이 없어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 “스타트업은 매출이 일어나기 직전이 가장 힘들어요. 스타트업 100곳 중 5곳이 이 어두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오고, 그중에서 한두 곳만 투자받는다고들 해요.” 오투엠은 현재 21개의 특허 출원과 등록(11개)을 갖고 있다. “출원 300만원, 등록 300만원, 여기에 유지비도 만만찮은데 성북구의 매달 1건의 특허 지원이 있어 이어올 수 있었어요.” 서 대표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서기 전 올해 초 백화점 지점 2곳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개당 4천원에 하루 100개가 거뜬하게 팔릴 정도로 반응이 괜찮았다. 호흡 곤란 문제를 해결해주는 마스크로 관심을 받았다. 소방서, 자치구의 어르신복지과, 청소과 등에서 주문도 이어졌다. 최근 좋은 소식도 있었다. 지난달엔 대기업의 청년 벤처 지원사업에 1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것이다.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서도 받았다. 오투엠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체 생산 설비가 없어 생산량이 제한적인 것이다. 서 대표는 “생산이 주문을 못 따라가 속상하다”면서도 “제품을 생산해 판매를 시작한 것만도 감사하다”고 한다. 이런 마음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소방관, 경찰관 등에게 산소 발생 마스크를 할인하거나 기증하는 ‘포 히어로’(For hero)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기증은 기증자와 오투엠이 1 대 1 매칭 방식으로 한다. 지난달 박수진 성북구청 홍보전산과 계장이 결혼 축의금 일부로 마스크 100개를 사 성북소방서의 소방관들에게 기증했다. 서 대표는 여기에 100개를 매칭해 성북소방서에 추가로 보냈다. 김진숙 성북소방서 팀장은 “200개를 기증받아 전 직원에게 골고루 나눠줬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강원도 산불 진압 뒤라 산소 발생 마스크에 소방관들이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성북소방서의 1천 개 납품도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이뤄졌다. 오투엠 산소 발생 마스크의 일차적 대상은 분진이 생기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인 산업 현장 노동자, 소방관, 경찰관, 환경미화원 등이다. 다음으로 유아, 노인, 산모 등 건강 취약계층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서 대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고 한다. 자체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자동화 설비를 갖춰야 하고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제품군도 넓혀야 하기에 갈 길이 멀다. 그는 회사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소셜벤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