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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매출 50만원, 4월 1천만원
홀몸노인·장애인 가구에는
절반 가격에 팔고 안부 확인도
2호점 판매장 개장·현장 판매 목표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반찬 제조·배달 업체 ‘야미야미’ 조리실에서 22일 직원들이 오이를 다듬고 있다.
“주위에서 맛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 보람을 느끼고 있죠.”
중·장년층으로 구성된 반찬 업체인 ‘야미야미’의 이재경(63·남가좌동) 조리장은 20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찬을 사서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가 만드는 반찬이 빛깔도 곱고 맛도 좋아 주민들 호응이 크다”고 즐거워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야미야미 반찬 조리실에서 나이 지긋한 직원 6명이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칼질을 하는가 싶더니 프라이팬으로 볶기도 하고 양념도 했다. 모두 하얀 위생복과 위생모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 청결해 보였다. 이 조리장은 “반찬을 만드는 직원은 모두 전문 요리학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반찬 조리를 하고 있다”며 “야미야미 반찬은 주문받은 반찬을 그날 만들어 배달해 신선하다”고 했다.
지난 1월부터 야미야미 반찬 제조 현장을 책임진 이 조리장은 매일 낮 12시 출근해 재료 준비를 한 뒤 오후 1시께 직원들이 출근하면 4시까지 함께 반찬을 만드는데, 한 통에 130~150g짜리를 날마다 70~80통씩 만든다. 하루 반찬은 여섯 종류로 매주 바뀐다. 이날 이 조리장과 직원들은 도라지무침, 달걀말이, 돼지불고기, 깻잎무침, 오이부추무침, 닭가슴살볶음을 만들었다. 만들자마자 곧바로 남자 직원 3명이 배달을 나갔다. 요리가 취미였던 이 조리장은 2000년에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 백화점 식품부 등에서 근무하다 3년 전 일을 그만뒀다. 그는 “집에서 쉬었더니 못 쉬겠더라”며 “다시 음식을 만드니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서대문구 노인 일자리 지원 기관인 서대문시니어클럽이 만든 반찬 가게 야미야미는 서대문구 지역 주민에게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반찬 제조·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시범 사업으로 선정돼 22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야미야미는 4월 말부터 북가좌2동 ‘마봄협의체’와 협약을 맺어 고령, 장애, 치매 등으로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여 가구에 반찬을 배달하는 ‘가득 찬 사랑’ 사업도 펼치고 있다. 야미야미는 반찬 두 종류 1세트를 5천원에 팔지만 이들 가구에는 네 종류 1세트를 5천원에 판다. 야미야미는 반찬 배달을 통해 제때 식사하기 힘든 사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배달 가구의 안부도 직접 확인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마봄협의체는 서대문구의 동 단위 민관 복지협력 조직 명칭으로 서대문구 전 동에 조직이 만들어져 있다. 2월부터 야미야미에서 배달하는 김영석(62·가좌동)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30분까지 3시간 반 동안 배달을 한다. 김씨는 대문 벨을 눌러 직접 전달하기도 하고 전화해서 배달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 주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김씨는 “배달하는 동안 운동도 되고 재밌다”며 “자연스럽게 취약 가구 거주자들의 건강 상태나 안부 등을 확인한다.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본다는 생각에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야미야미는 영업 개시 4개월 만에 매출 1천만원을 넘기며 급성장했다. 1월 101건이던 판매 건수도 4월 1947건으로 늘었고, 1월 50만원이던 수익도 4월 1천만원으로 늘었다. 야미야미는 직원 15명 모두 60살 이상으로, 7월부터 2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배달량이 늘어나면서 배달을 맡을 사람이 부족해서다. 현재 3명이 배달을 하는데 서대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배달 거리가 멀어 고령인 직원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배달 직원을 5명 더 늘려 근거리 배송이 가능하도록 1인당 배달 구역을 조정할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2014년 1770여 개였던 어르신 일자리를 2018년 3400여 개로 2배 가까이 늘리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어르신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400개를 추가해 어르신 일자리 3800개를 만들고, 매년 400개씩 늘려 2022년 어르신 일자리 5천 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서대문시니어클럽은 월 순수익을 500만원 이상 유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홍은동 쪽에 반찬을 만드는 야미야미 2호점을 열고, 지금은 배달만 하지만 판매장도 마련해 반찬을 팔 계획도 세워놓았다. 야미야미 직원들은 서울시가 정한 생활임금 1만148원 정도를 시급으로 받는다. 월 급여로 환산하면 42만원 정도 되는데, 앞으로 월 50만원 이상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조성진 서대문시니어클럽 과장은 “앞으로 어르신들이 일하는 기쁨을 느끼며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어르신들이 어디 가서 일하든 어색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1월부터 야미야미 반찬 제조 현장을 책임진 이 조리장은 매일 낮 12시 출근해 재료 준비를 한 뒤 오후 1시께 직원들이 출근하면 4시까지 함께 반찬을 만드는데, 한 통에 130~150g짜리를 날마다 70~80통씩 만든다. 하루 반찬은 여섯 종류로 매주 바뀐다. 이날 이 조리장과 직원들은 도라지무침, 달걀말이, 돼지불고기, 깻잎무침, 오이부추무침, 닭가슴살볶음을 만들었다. 만들자마자 곧바로 남자 직원 3명이 배달을 나갔다. 요리가 취미였던 이 조리장은 2000년에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 백화점 식품부 등에서 근무하다 3년 전 일을 그만뒀다. 그는 “집에서 쉬었더니 못 쉬겠더라”며 “다시 음식을 만드니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서대문구 노인 일자리 지원 기관인 서대문시니어클럽이 만든 반찬 가게 야미야미는 서대문구 지역 주민에게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반찬 제조·배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시범 사업으로 선정돼 22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야미야미는 4월 말부터 북가좌2동 ‘마봄협의체’와 협약을 맺어 고령, 장애, 치매 등으로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여 가구에 반찬을 배달하는 ‘가득 찬 사랑’ 사업도 펼치고 있다. 야미야미는 반찬 두 종류 1세트를 5천원에 팔지만 이들 가구에는 네 종류 1세트를 5천원에 판다. 야미야미는 반찬 배달을 통해 제때 식사하기 힘든 사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배달 가구의 안부도 직접 확인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마봄협의체는 서대문구의 동 단위 민관 복지협력 조직 명칭으로 서대문구 전 동에 조직이 만들어져 있다. 2월부터 야미야미에서 배달하는 김영석(62·가좌동)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30분까지 3시간 반 동안 배달을 한다. 김씨는 대문 벨을 눌러 직접 전달하기도 하고 전화해서 배달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 주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김씨는 “배달하는 동안 운동도 되고 재밌다”며 “자연스럽게 취약 가구 거주자들의 건강 상태나 안부 등을 확인한다.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돌본다는 생각에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야미야미는 영업 개시 4개월 만에 매출 1천만원을 넘기며 급성장했다. 1월 101건이던 판매 건수도 4월 1947건으로 늘었고, 1월 50만원이던 수익도 4월 1천만원으로 늘었다. 야미야미는 직원 15명 모두 60살 이상으로, 7월부터 2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배달량이 늘어나면서 배달을 맡을 사람이 부족해서다. 현재 3명이 배달을 하는데 서대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배달 거리가 멀어 고령인 직원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배달 직원을 5명 더 늘려 근거리 배송이 가능하도록 1인당 배달 구역을 조정할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2014년 1770여 개였던 어르신 일자리를 2018년 3400여 개로 2배 가까이 늘리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65살 이상 노인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어르신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400개를 추가해 어르신 일자리 3800개를 만들고, 매년 400개씩 늘려 2022년 어르신 일자리 5천 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서대문시니어클럽은 월 순수익을 500만원 이상 유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홍은동 쪽에 반찬을 만드는 야미야미 2호점을 열고, 지금은 배달만 하지만 판매장도 마련해 반찬을 팔 계획도 세워놓았다. 야미야미 직원들은 서울시가 정한 생활임금 1만148원 정도를 시급으로 받는다. 월 급여로 환산하면 42만원 정도 되는데, 앞으로 월 50만원 이상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조성진 서대문시니어클럽 과장은 “앞으로 어르신들이 일하는 기쁨을 느끼며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어르신들이 어디 가서 일하든 어색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