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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이 도시재생 시설 첫 운영
동작구 52억원 들인 3층 건물 맡아
50~70대 주축 64명 조합원이 출자
건물 청소 관리하는 사업 시작
원용수 협동조합 ‘상4랑’ 이사장이 7월26일 상도어울마당 3층에서 마을기업의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주민이 중심이 돼 주민을 위한 마을기업을 제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도시재생사업 핵심 기반 시설인 상도어울마당을 운영·관리하게 된 원용수(62) 협동조합 ‘상4랑’ 이사장은 7월26일 “마을기업 운영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작구 상도4동 마을기업인 상4랑은 상도어울마당을 올해 12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2023년까지 3년 동안 운영·관리를 책임진다. 서울시 1기 도시재생 사업 지역 5곳 중에서 마을기업이 도시재생 앵커 시설을 맡아서 운영하는 첫 번째 사례다.
동작구가 지난달 18일 문을 연 상도4동 상도어울마당은 지하 1층~지상 3층에 연면적 702㎡(212평) 규모로 총 사업비 52억원이 들었다. 상도4동에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은 많지만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 공간과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키즈카페와 다목적 공연장도 만들었다. 원 이사장은 “지하 다목적홀, 1층 카페, 2층 영유아 놀이터, 3층 회의 공간 등에서 판매와 공간 대여로 수익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했다. 상도4동은 전형적인 저층 주거 지역으로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65% 이상 차지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3.4%로 서울시 평균 12%보다 약간 높다. 지역의 인구 감소, 주택 노후, 산업 쇠퇴 등 문제는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도4동은 2014년 12월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지구로 선정되자 이듬해인 2015년 7월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주민들은 올해 초 주민협의체를 좀더 조직적인 마을기업 형태인 협동조합 상4랑으로 바꾸어 낡은 건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건물 환경미화 사업을 시작했다. 64명의 조합원이 자본금 640만원을 마련했는데, 한 계좌에 3만~30만원씩 출자했다. 조합원은 50대부터 70대까지로 60대가 주축이다. ‘상4랑’은 상도4동을 사랑하자는 뜻이다. 원용수 이사장은 “단순한 주민 모임 형태로는 한계가 있어서 주민이 중심이 된 도시재생기업을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해서 만들게 됐다”고 했다. 지금껏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을 이끌어온 최인수(63) 상도4동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상도4동에 있는 주택 6300여 개 중에서 다세대주택이 80%를 차지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주택이 너무 많다”며 “지역에 고급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나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주택 청소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상4랑은 지역주민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상도어울마당 운영·관리, 노후 주택 청소와 소독, 에너지 절감 등 지역 환경에 맞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상4랑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은 도시재생기금으로 적립해 공공성 있는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원용수 이사장은 “상4랑 조합원들은 일주일에 2~3회씩 건물 청소를 하고 동작구 생활임금(시급 1만148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데, 서울시 지자체 중에서는 가장 높다”고 했다. 상4랑은 기업 활동의 가치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활력, 환원에 두고 있다. 원 이사장은 “상4랑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서로가 일을 나누고 수익을 나누면 마을에 활기가 넘칠 것이고, 이를 통해 나온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면 그게 환원”이라고 했다. 상4랑이 상도어울마당의 운영과 관리를 맡게 된 까닭은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해왔던 상도4동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최인수 센터장은 “올해 말이면 센터의 역할이 끝난다”며 “하반기에는 상4랑이 제대로 자리잡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센터가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상4랑은 지역 주민 참여, 일자리 창출, 세대 간 소통, 지역 플랫폼 역할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도시재생재단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운영 자금을 확보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걱정이다. 올해는 상도어울마당 운영 관리비용을 시로부터 지원받아 부담이 없지만 내년부터는 상4랑의 수익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4랑은 하반기에 있을 서울시 도시재생기업 공모에 응모할 계획이다. 도시재생기업으로 선정되면 3년 동안 서울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역관리형은 인건비를 포함해 최대 2억8500만원, 지역사업형은 최대 8천만원을 받는다. 올해 4월에 응모했다가 아쉽게 탈락했다. 원용수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만 선정되는 듯한데, 서울시의 다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수 센터장은 원용수 이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모셨다”며 “극구 사양하는 것을 역량이 충분하기도 하고 전체 조합원 100% 가까이 찬성해 이사장이 됐다”고 했다. 원 이사장은 “상4랑을 통해 한 명의 주민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최상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동작구가 지난달 18일 문을 연 상도4동 상도어울마당은 지하 1층~지상 3층에 연면적 702㎡(212평) 규모로 총 사업비 52억원이 들었다. 상도4동에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시설은 많지만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 공간과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키즈카페와 다목적 공연장도 만들었다. 원 이사장은 “지하 다목적홀, 1층 카페, 2층 영유아 놀이터, 3층 회의 공간 등에서 판매와 공간 대여로 수익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했다. 상도4동은 전형적인 저층 주거 지역으로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65% 이상 차지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3.4%로 서울시 평균 12%보다 약간 높다. 지역의 인구 감소, 주택 노후, 산업 쇠퇴 등 문제는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도4동은 2014년 12월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지구로 선정되자 이듬해인 2015년 7월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주민들은 올해 초 주민협의체를 좀더 조직적인 마을기업 형태인 협동조합 상4랑으로 바꾸어 낡은 건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건물 환경미화 사업을 시작했다. 64명의 조합원이 자본금 640만원을 마련했는데, 한 계좌에 3만~30만원씩 출자했다. 조합원은 50대부터 70대까지로 60대가 주축이다. ‘상4랑’은 상도4동을 사랑하자는 뜻이다. 원용수 이사장은 “단순한 주민 모임 형태로는 한계가 있어서 주민이 중심이 된 도시재생기업을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해서 만들게 됐다”고 했다. 지금껏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을 이끌어온 최인수(63) 상도4동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상도4동에 있는 주택 6300여 개 중에서 다세대주택이 80%를 차지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주택이 너무 많다”며 “지역에 고급 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나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주택 청소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상4랑은 지역주민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려 한다. 상도어울마당 운영·관리, 노후 주택 청소와 소독, 에너지 절감 등 지역 환경에 맞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상4랑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은 도시재생기금으로 적립해 공공성 있는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원용수 이사장은 “상4랑 조합원들은 일주일에 2~3회씩 건물 청소를 하고 동작구 생활임금(시급 1만148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데, 서울시 지자체 중에서는 가장 높다”고 했다. 상4랑은 기업 활동의 가치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활력, 환원에 두고 있다. 원 이사장은 “상4랑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서로가 일을 나누고 수익을 나누면 마을에 활기가 넘칠 것이고, 이를 통해 나온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하면 그게 환원”이라고 했다. 상4랑이 상도어울마당의 운영과 관리를 맡게 된 까닭은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지원해왔던 상도4동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최인수 센터장은 “올해 말이면 센터의 역할이 끝난다”며 “하반기에는 상4랑이 제대로 자리잡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센터가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상4랑은 지역 주민 참여, 일자리 창출, 세대 간 소통, 지역 플랫폼 역할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도시재생재단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운영 자금을 확보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걱정이다. 올해는 상도어울마당 운영 관리비용을 시로부터 지원받아 부담이 없지만 내년부터는 상4랑의 수익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4랑은 하반기에 있을 서울시 도시재생기업 공모에 응모할 계획이다. 도시재생기업으로 선정되면 3년 동안 서울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역관리형은 인건비를 포함해 최대 2억8500만원, 지역사업형은 최대 8천만원을 받는다. 올해 4월에 응모했다가 아쉽게 탈락했다. 원용수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만 선정되는 듯한데, 서울시의 다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인수 센터장은 원용수 이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모셨다”며 “극구 사양하는 것을 역량이 충분하기도 하고 전체 조합원 100% 가까이 찬성해 이사장이 됐다”고 했다. 원 이사장은 “상4랑을 통해 한 명의 주민이라도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최상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