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만지고 느끼며 깨닫는 수학 놀이터

노원구 수학문화관

등록 : 2019-10-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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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자연과학의 이론과 기술발전은 물론 사회, 인물, 군사,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공헌하는 기초학문이다. 하지만 학생 열에 아홉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학교를 졸업하면 가장 빨리 잊는다. 이런 수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원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수학문화관을 만들었다. 직접 만지고 느끼며 깨닫는, 재미있는 수학 놀이터를 지향한다.

지난 17일 문을 연 노원수학문화관은 지하철 4호선 상계역 부근인 중계초등학교 앞에 자리 잡았다. 건립 사업비가 180억원이 들 정도로 규모가 크다. 면적 2885㎡(873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이다. 공간은 상상력을 일깨울 85개의 내부 체험 프로그램과 야외 수학공원과 어울림 마당, 산책하며 수학적 개념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 옥상 정원으로 꾸며졌다.

수학문화관을 방문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작가들이 협업하여 만든 공동 창작물 ‘파이 팔레트(Color of Pi)’다. 수학문화관의 대표 상징물이다. 정수나 분수로 맞아떨어지지 않는 원주율 파이(π)의 숫자를 고유색으로 바꿔 조명과 함께 반복해 보여줘 무리수 파이의 무한함을 표현한다.

본격적인 체험은 1층 로비 왼쪽에 자리한 수학 놀이터에서 시작한다. 처음 수학을 접하는 유아와 초등 1학년 아이들이 23개의 전시물을 체험할 수 있다. ‘콩콩콩! 보드미션’은 영상장비로 바닥에 비친 숫자와 도형을 발로 밟고 찾는 놀이로 수의 개념과 도형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폴짝폴짝! 쿵짝 쿵짝!’은 음악과 함께 모니터에서 보여주는 미션을 따라 바닥판을 순서대로 밟으면서 박자와 분수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2층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의 수학을 체험해보는 ‘수학과 세상’이다. 수학의 역사를 통해 수학의 개념을 알아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학의 역할도 경험한다. 프로그램 이매지너리는 수학방정식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준다. 42개의 체험물이 있다. ‘다면체 복합 전시물’에서는 정다면체 등 31종의 모형으로 다면체의 개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연관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수학으로 따라가는 당구장’은 체험자가 움직이면서 당구공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 촬영해 영상으로 바로 확인하며 입사각과 반사각의 개념을 알 수 있다.

3층은 수학 본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수학과 예술의 체험 공간이다. 수학의 개념과 원리가 도형, 자연, 건축, 음악, 미술 등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20개의 체험물이 있다. 바흐가 뫼비우스 띠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역행카논’(Crab Canon)을 응용한 수학과 음악이 접목한 체험물 ‘뫼비우스 뮤직’, 수학과 건축 구조의 연계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수학으로 지은 구조’ 등이다.

이밖에 전시 해설과 체험 탐구 활동 프로그램도 한다.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 대상의 탐구 활동 프로그램과 중학교 자유학기제와도 연계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주말 수학체험’을 운영할 예정이다. ‘매쓰 휴먼북’ 활동도 할 수 있다. 매쓰 휴먼북은 수학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제공을 위해 전문 강사나 주민 스스로 강좌를 열어 운영하는 수학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수학문화관 이용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이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올해는 무료로 운영하고 내년부터 입장료는 8~19살 1천원, 20살 이상 2천원이다. 아이들 손잡고 가을 나들이 삼아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을 들러보면 어떨까.


이명숙 노원구 교육지원과 교육정책팀장,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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