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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서 비대면 활동 운영한 전문가
지난해 퇴사, 스마트 워커에 도전해와
한예종 등지서 새로운 프로젝트 실험
“쉬운 도전, 느슨한 연대로 자신 재발견”
지난 6일 비대면 프로젝트 기획자 백영선씨가 성수동에 있는 공유 사무실 ‘헤이그라운드’에서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장기화함에 따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이에 기획자 백영선(44)씨는 “이 기간을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는 계기로, 자기 몰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커뮤니티·콘텐츠 기획사 `플라잉웨일’을 운영 중인 그는, 2017년 카카오에서 사내 비대면 프로젝트를, 2019년 카카오의 사회공헌 재단 카카오임팩트에서 `카카오프로젝트100’을 기획해 주목받았다. 이것들은 30일 혹은 100일간 하루 15분 정도 투자해 감사 일기, 명상, 걷기 등 작은 습관과, 트렌드 뉴스 읽기 등 공동 스터디를 수행하는 비대면 프로젝트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는 회사 밖에서도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참여자와 소감을 나누며 느슨한 연대를 형성한다. 이때 ‘온라인 진행 촉진자(퍼실리테이터)’가 개인의 미션 수행을 독려하는 역할을 한다. 시간을 일부 활용해 `혼자서, 따로 또 같이’ 생활 속의 ‘리듬’을 바꿔나가는 셈이다.
그는 비대면 프로젝트 이외에도 직장인을 위한 새로운 대안 모임 ‘낯선대학’ `리뷰빙자리뷰’ 등 한국형 테드(TED) 강연을 만드는 등 퇴근 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간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콘텐츠를 기획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그는 카카오임팩트를 퇴사했다. 스마트 워커(Smart Worker)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이를테면 자신이 창업한 업체 이외에도 한 직장에 묶이지 않고 요일별로 다른 회사로 출근한다. 화요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겸임교수, 수요일은 여가 큐레이션 스타트업 `프립’의 소셜클럽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는 식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백씨는 “퇴사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길 가다 권투선수 타이슨에게 무방비로 세게 맞은 듯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프리랜서로 하는 일이 주로 대면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이 있다. 길이 없는 게 아니다. 못 찾는 거다. 우선 내가 지나온 길을 다시 살폈다.” 백씨는 과거 카카오에서 비대면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해온 자신만의 장기를 본격적으로 살리기로 했다. 한예종, 프립 등 다양한 기관·업체 등에서 이 비대면 프로젝트를 실험적으로 가동해봤다. 참여자들이 서로 만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만 진행하는 프로젝트여서 사회적 거리를 두는 현재 상황과 잘 맞았다. 참여율도 높고 호응도 좋았다고 한다. 백씨는 “작은 습관, 쉬운 도전, 느슨한 연대가 이 프로젝트의 장점이다.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도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 한 예로 100일간 글쓰기를 통해 책을 내거나, 100일간 시를 필사하고 온라인에서 전시한 이도 있다. 참여자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최근 진행한 30일 프로젝트에는 영국, 미국에 있는 이들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이들이다. 최근 재택근무가 늘면서 기업에서도 이 비대면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백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졌을 뿐,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한 스마트 워크는 앞으로 기업 문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같이 일하는 ‘공간’이 중요했다면 미래에는 각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장소·시간)을 택해 일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그는 “출퇴근을 위해 30분~2시간 정도를 사용한다. 재택근무의 경우 이 시간을 개인의 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기업은 사무실 운영을 위한 부동산 비용을 인재에 투자할 수 있다. 회사도 개인도 윈윈인 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 불시착한다. 예상치 못한 그의 실종을 두고 전세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SNS 등 비대면을 통해 삽시간으로 모인 집단 지성은 결국 그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백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시대가 재세팅되고 있다. 바로 비대면 문화다”라며 “영화 〈마션〉처럼 업무 측면에서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최고 컨디션을 발휘해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도 있다. 삶의 측면에서는 다양한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의 소소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간단한 비대면 프로젝트는 없을까. 이에 그는 “지나온 길을 글로 정리해보는 걸 추천한다”고 말한다. 글을 반드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올릴 필요도 없다. 자신의 가능성과 장점을 살피는 계기로만 만들어도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그렇게 땅을 다지면 그곳에 이전과 다른 무언가를 심을 용기가 새롭게 피어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백씨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이면 즐겨라’란 말이 있듯이 이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을 모색하고 시도해보길 바란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백씨는 “퇴사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길 가다 권투선수 타이슨에게 무방비로 세게 맞은 듯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프리랜서로 하는 일이 주로 대면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이 있다. 길이 없는 게 아니다. 못 찾는 거다. 우선 내가 지나온 길을 다시 살폈다.” 백씨는 과거 카카오에서 비대면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해온 자신만의 장기를 본격적으로 살리기로 했다. 한예종, 프립 등 다양한 기관·업체 등에서 이 비대면 프로젝트를 실험적으로 가동해봤다. 참여자들이 서로 만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만 진행하는 프로젝트여서 사회적 거리를 두는 현재 상황과 잘 맞았다. 참여율도 높고 호응도 좋았다고 한다. 백씨는 “작은 습관, 쉬운 도전, 느슨한 연대가 이 프로젝트의 장점이다.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도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다. 한 예로 100일간 글쓰기를 통해 책을 내거나, 100일간 시를 필사하고 온라인에서 전시한 이도 있다. 참여자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최근 진행한 30일 프로젝트에는 영국, 미국에 있는 이들의 참여도 부쩍 늘었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된 이들이다. 최근 재택근무가 늘면서 기업에서도 이 비대면 프로젝트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백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앞당겨졌을 뿐,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한 스마트 워크는 앞으로 기업 문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같이 일하는 ‘공간’이 중요했다면 미래에는 각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장소·시간)을 택해 일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그는 “출퇴근을 위해 30분~2시간 정도를 사용한다. 재택근무의 경우 이 시간을 개인의 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기업은 사무실 운영을 위한 부동산 비용을 인재에 투자할 수 있다. 회사도 개인도 윈윈인 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 불시착한다. 예상치 못한 그의 실종을 두고 전세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출동한다. SNS 등 비대면을 통해 삽시간으로 모인 집단 지성은 결국 그를 구출하는 데 성공한다. 백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시대가 재세팅되고 있다. 바로 비대면 문화다”라며 “영화 〈마션〉처럼 업무 측면에서는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최고 컨디션을 발휘해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도 있다. 삶의 측면에서는 다양한 비대면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의 소소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간단한 비대면 프로젝트는 없을까. 이에 그는 “지나온 길을 글로 정리해보는 걸 추천한다”고 말한다. 글을 반드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올릴 필요도 없다. 자신의 가능성과 장점을 살피는 계기로만 만들어도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그렇게 땅을 다지면 그곳에 이전과 다른 무언가를 심을 용기가 새롭게 피어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백씨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이면 즐겨라’란 말이 있듯이 이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을 모색하고 시도해보길 바란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