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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숲속에 조성된 ‘또 하나의 농촌’

관악구 삼성동 ‘관악도시농업공원’

등록 : 2020-05-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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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빌딩 숲 사이로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초록빛 농촌이 펼쳐진다. 걸음마를 뗀 꼬마 농부부터 어르신 농부까지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고, 눈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농촌에 모인 사람들은 함께 밭을 일구고 허브정원을 거닐며 도시농업을 통해 이야기하고 소통했다. 싱그러운 5월의 봄날 찾은 관악도시농업공원은 마치 농촌에 온 듯,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관악구 광산길 142 일대 4500여 평 규모로 조성된 관악도시농업공원은 주민에게 쉼과 휴식을 안겨주는 힐링 쉼터이자, 이웃과 함께 작물을 경작하고 소통하는 공동체 공간이다.

경작체험원, 양봉체험원, 유아숲터, 허브원, 습지원, 도시농업센터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관악구는 좁은 산책 길조차 없던 아파트 건물 사이 유휴 녹지공간을 지난 2년간 약 86억원을 투입해 텃밭과 산책하기 좋은 녹색공원으로 탈바꿈시켜 지난해 10월 시민에게 개방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도시농업센터’에서는 도시농업과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농사기법, 작물재배 요령을 배우고 체험도 해볼 수 있는 관악도시농부학교와 가족 단위 주말 농부학교는 물론, 우울감을 겪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감정치유 소녀텃밭, 청소년을 위한 진로체험 등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다.

도시농업센터 앞에는 텃밭에서 손수 기른 작물을 바로 수확해 먹으며 가족 단위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푸른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종종 텃밭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산책길 초입 왼쪽에는 아이들의 숲속 놀이터인 ‘유아 숲 터’가 있다. 천연 목재를 활용해 만든 달팽이 모양의 놀이기구와 나무 틀 안에 돌, 나뭇가지, 나뭇잎 등을 꽂아 만든 독특한 모양의 ‘곤충 호텔’이 시선을 끈다. 곤충 호텔은 무당벌레, 나비, 잠자리와 같은 다양한 곤충들이 무분별한 농약 사용을 피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인근에는 울창한 숲속에서 아이들이 자연을 느끼며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삼성동 유아자연배움터’와 바쁜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치유의 숲’이 있어 더욱 인기다.

관악도시농업공원의 대표 장소라면 단연 ‘경작체험원’을 꼽는다. 관악구는 매년 3월이면 개인이나 단체에 1구좌씩, 총 110구좌의 텃밭을 공개 분양해 구민에게 도시농업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든지 농기구 보관함에 있는 삽, 호미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전문가에게 작물 경작법도 배울 수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상추, 토마토, 오이, 쑥갓 등 먹거리를 직접 경작하며 농사의 전 과정을 체험하고, 이웃과 함께 교류하며 공동체를 형성한다.

관악도시농업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자연의 물’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텃밭을 에워싸며 흐르는 관악산 용천수가 공원 아래쪽 웅덩이에 모이고, 모인 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작물을 기르는 농업수로 활용한다. 흙과 물, 친환경 작물 등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다.

자연과 교감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허브원에는 배초향, 애플민트, 체리세이지 향기가 그윽하고, 인근 습지원에는 노란 꽃창포, 부들, 물수세미 같은 수생식물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한가득 생기를 품고 있다. 공원 맨 위쪽에는 채밀 체험을 할 수 있는 양봉체험원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다.

흙냄새를 모르는 아이들과 흙냄새가 그리운 어르신이 소통하며 가족 간, 이웃 간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를 회복해가는 것이 관악구 도시농업의 궁극적 목표다. 관악도시농업공원이 자연과 교감하는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길 바란다.

손정하 관악구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관악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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