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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 유래 포함 아파트 건설 전후 모습
사진, 디지털 액자, 모형으로 만들어져
과거 흔적 소멸, 지역 역사성 단절 방지
앞으로 송파구 내 모든 아파트에 설치
배연윤 송파구 주거재생1팀장이 13일 거여동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 전시실 벽면에 붙어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 관리사무소 맞은편에 있는 전시실에 발을 들여놓았다. 제일 먼저 소형 주택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의 모형 전시가 눈에 띄었다. 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모습을 담은 모형이다.
“아파트를 짓고 이런 전시실을 만든 것은 대한민국에서 이곳이 처음입니다.”
배연윤 송파구 주거사업과 주거재생1팀장은 13일 “재개발 담당만 30년 하다 보니 옛 마을 모습이 사라지는 게 아까웠다”며 “이곳 사람들 추억도 모두 삼켜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이를 보존하고 싶었다”고 했다. 옛 마을 모형 바로 옆에는 벽에 붙은 네 개의 큰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2002년 재개발 전 모습, 2017년 터다지기를 끝낸 모습, 아파트 골조 공사 모습, 그리고 올해 완공된 아파트 모습을 담고 있다. 바로 아래에는 완공된 아파트 사진과 함께 2005년부터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사업 추진 배경과 사업 추진 상세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리고 바로 옆 디지털 액자에는 사진 수십 장이 차례차례 바뀌면서 아파트 이전 모습부터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변화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줬다. 그 아래에는 이렇게 완공된 아파트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해놨다.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 주민 강봉주(56)씨는 “이렇게 사진이나 모형으로 남겨놓으면 아파트가 만들어지기 전 모습을 알 수 있고, 변하기 전과 변한 후 모습을 비교할 수도 있다”며 “마을 역사의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큰, 참 잘한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를 준공하면서 만든 이 전시실은 251.51m² 규모로 거여 지역의 지명 유래, 재개발 이전 과거 모습과 재개발 이후 모습이 사진, 디지털 액자, 모형으로 만들어져 전시돼 있다.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가 들어선 곳은 거여2재정비촉진구역제2지구(거여2-2구역)로 지정돼 재개발이 진행된 곳이다. 이곳은 2005년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거여·마천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법률 제정으로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로 명칭이 변경됐다. 하지만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 충돌로 10년 넘게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다 2017년에야 비로소 터다지기 공사를 시작해 올해 6월 아파트를 완공했다. 지금은 총 12동에 1199가구가 입주한 거여2-2구역은 거여·마천 재정비촉진지구 중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기도 하다.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이나 외부 사람이 아파트 이전 동네 모습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기존 원주민은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죠.” 아파트에 전시실을 만든 데는 배 팀장 역할이 컸다. 송파구에는 현재 38곳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송파구는 이 과정에서 과거 삶의 흔적 소멸과 지역의 역사성이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 짓는 아파트에 전시실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때부터 해당 지역의 역사나 생활상 등 다양한 자료 수집과 전시관 개설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조합과 시공사는 사진, 영상, 모형, 건축 재료 등 개발 지역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전시하고, 관리사무소는 전시 공간을 유지 관리해야 한다. 배 팀장은 “송파구에 새로 짓는 모든 아파트에 대해 전시실을 만들도록 아파트 준공 조건을 부여한 것”이라고 했다. 배 팀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실을 만들었지만, 철거 전 건물들의 창문이나 벽돌 등 건축 재료를 채취해 전시했으면 변화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지금은 건축이나 주거 문화가 많이 바뀌었고, 건축 재료도 달라졌죠. 이런 변천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좀 늦게 조건을 부여하다 보니 그런 자료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게 아쉽죠.” 2021년 12월 준공 예정인 거여2-1구역은 단순한 자료 보존에서 벗어나 주택 형태, 건축공법, 재료 변화 등 건축 역사를 파악하고 도시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시실을 만들 방침이다. 배 팀장은 “지금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거여 2-1구역은 대학교에 용역을 줘 제대로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사는 동네는 과연 어떤 동네였을까요. 참 궁금하죠.” 배 팀장은 송파구 풍납동에 아파트를 지을 당시 백제 시대 우물터를 발견했다고 했다. 당시 우물 안에는 사기로 만든 두레박과 이를 연결한 새끼줄이 함께 나왔다. 배 팀장은 아파트마다 설치하게 돼 있는 조형물로 역사성을 느낄 수 있도록 아낙네가 우물에서 물을 긷는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했다. 배 팀장은 이후 좀 더 체계적인 전시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한 지역의 건축 역사와 주거 문화의 변천을 재료와 함께 전시실에 담겠습니다.” 배 팀장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주거환경 속에서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 애정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재개발지역에 전시실을 만들어가겠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삶의 흔적과 추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파트를 짓고 이런 전시실을 만든 것은 대한민국에서 이곳이 처음입니다.”
배연윤 송파구 주거사업과 주거재생1팀장은 13일 “재개발 담당만 30년 하다 보니 옛 마을 모습이 사라지는 게 아까웠다”며 “이곳 사람들 추억도 모두 삼켜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이를 보존하고 싶었다”고 했다. 옛 마을 모형 바로 옆에는 벽에 붙은 네 개의 큰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2002년 재개발 전 모습, 2017년 터다지기를 끝낸 모습, 아파트 골조 공사 모습, 그리고 올해 완공된 아파트 모습을 담고 있다. 바로 아래에는 완공된 아파트 사진과 함께 2005년부터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사업 추진 배경과 사업 추진 상세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리고 바로 옆 디지털 액자에는 사진 수십 장이 차례차례 바뀌면서 아파트 이전 모습부터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변화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줬다. 그 아래에는 이렇게 완공된 아파트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해놨다.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 주민 강봉주(56)씨는 “이렇게 사진이나 모형으로 남겨놓으면 아파트가 만들어지기 전 모습을 알 수 있고, 변하기 전과 변한 후 모습을 비교할 수도 있다”며 “마을 역사의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큰, 참 잘한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를 준공하면서 만든 이 전시실은 251.51m² 규모로 거여 지역의 지명 유래, 재개발 이전 과거 모습과 재개발 이후 모습이 사진, 디지털 액자, 모형으로 만들어져 전시돼 있다.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가 들어선 곳은 거여2재정비촉진구역제2지구(거여2-2구역)로 지정돼 재개발이 진행된 곳이다. 이곳은 2005년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거여·마천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법률 제정으로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로 명칭이 변경됐다. 하지만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 충돌로 10년 넘게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다 2017년에야 비로소 터다지기 공사를 시작해 올해 6월 아파트를 완공했다. 지금은 총 12동에 1199가구가 입주한 거여2-2구역은 거여·마천 재정비촉진지구 중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기도 하다.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이나 외부 사람이 아파트 이전 동네 모습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기존 원주민은 추억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죠.” 아파트에 전시실을 만든 데는 배 팀장 역할이 컸다. 송파구에는 현재 38곳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송파구는 이 과정에서 과거 삶의 흔적 소멸과 지역의 역사성이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 짓는 아파트에 전시실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때부터 해당 지역의 역사나 생활상 등 다양한 자료 수집과 전시관 개설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조합과 시공사는 사진, 영상, 모형, 건축 재료 등 개발 지역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전시하고, 관리사무소는 전시 공간을 유지 관리해야 한다. 배 팀장은 “송파구에 새로 짓는 모든 아파트에 대해 전시실을 만들도록 아파트 준공 조건을 부여한 것”이라고 했다. 배 팀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실을 만들었지만, 철거 전 건물들의 창문이나 벽돌 등 건축 재료를 채취해 전시했으면 변화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지금은 건축이나 주거 문화가 많이 바뀌었고, 건축 재료도 달라졌죠. 이런 변천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좀 늦게 조건을 부여하다 보니 그런 자료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게 아쉽죠.” 2021년 12월 준공 예정인 거여2-1구역은 단순한 자료 보존에서 벗어나 주택 형태, 건축공법, 재료 변화 등 건축 역사를 파악하고 도시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시실을 만들 방침이다. 배 팀장은 “지금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거여 2-1구역은 대학교에 용역을 줘 제대로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사는 동네는 과연 어떤 동네였을까요. 참 궁금하죠.” 배 팀장은 송파구 풍납동에 아파트를 지을 당시 백제 시대 우물터를 발견했다고 했다. 당시 우물 안에는 사기로 만든 두레박과 이를 연결한 새끼줄이 함께 나왔다. 배 팀장은 아파트마다 설치하게 돼 있는 조형물로 역사성을 느낄 수 있도록 아낙네가 우물에서 물을 긷는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했다. 배 팀장은 이후 좀 더 체계적인 전시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한 지역의 건축 역사와 주거 문화의 변천을 재료와 함께 전시실에 담겠습니다.” 배 팀장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주거환경 속에서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 애정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재개발지역에 전시실을 만들어가겠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삶의 흔적과 추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모형으로 만든 송파파크센트럴 아파트를 짓기 전 거여2-2구역 모습.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