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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로 구성된 협동조합 ‘원두’, 커피전문점 개점
서울 지역 학교 밖 청소년들 중에서 카페 개점 첫 시도
금천구 학교 밖 청소년들이 11월5일 자신들이 직접 설립한 협동조합이 만든 커피전문점 데일리로스팅 개점식을 열었다. 이날 금천구청 관계자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개점을 축하했다. 앞줄 왼쪽부터 최현선, 채석진, 유예진, 뒷줄 왼쪽부터 최은진, 김종현, 박정우.
“카페를 발판으로 삼아 다시 사회와 연결되고 싶어요”
다양한 이유로 학교에서 나왔지만
아픈 상처 씻고 사회 진출 준비중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 사라졌으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커피전문점 데일리로스팅(독산로312)을 개점했다. 금천구 독산3동 도로변 건물에 마련한 10평(33㎡) 남짓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들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지난 11월5일 개점식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개점을 축하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직접 찾아 ‘순항’을 기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날 자신들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손놀림은 바빴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서울시에서 일반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커피전문점을 개점한 것은 저희가 최초입니다.” 11월12일 데일리로스팅을 다시 찾아 노지형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청소년교육팀 청소년지도사와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났다. 노 청소년지도사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카페를 개점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난 5월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내 비인가 대안학교 ‘원두’ 졸업생과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협동조합 원두’를 설립했다. 채석진(21), 김종현(18), 유예진(19), 최현선(21), 최은진(21), 박정우(21), 진소현(16)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중도에 제도권 중·고등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다. 채석진씨는 선택적 함묵증으로 힘들어했고, 김종현군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방황했다. 선택적 함묵증은 어떤 상황에서는 말을 잘하는데도 특정한 장소 또는 상황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증세를 일컫는다. 유예진양은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해 고통받았고, 최현선씨도 친구와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최은진씨는 가족과 상의해 아예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말을 못할 정도로 소심해서 학교에 적응을 못해 고2 때 자퇴했어요.” 협동조합 원두 이사장이기도 한 채석진씨는 “선택적 함묵증으로 하루 종일 한마디 말도 못할 때가 있을 정도였다”며 “손을 떨기도 하고 당황하는 증상도 있는데, 금천청소년센터에 나오면서 증세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친구들은 있지만,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했죠. 친구들 사이에서 제 행동이나 말투, 성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요.” 유예진양은 17살 때부터 따돌림과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유양은 금천청소년센터를 다니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이들은 학교 대신 대안학교 원두에 다니면서 조금씩 아픈 기억을 씻어갔다. 차츰 마음을 열고 소통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됐다. 하지만 이들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에는 여전히 두꺼운 벽이 있다. “금천구 학교 밖 청소년의 70~80%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한 부모 가정 아이가 많죠. 다른 지자체와 똑같은 교육을 제공해도 사회 진출 성공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노 청소년지도사는 “학교 밖 청소년이 제도권 사회 안으로 다시 들어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될 확률은 매우 낮다”며 “센터와 사회 사이에서 연습하고 경험을 쌓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 제대로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데일리로스팅을 꾸린 이유이기도 하다. 김종현군은 바리스타와 로스팅 자격증을 비롯해 4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영등포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나 안타깝게도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어찌할지 몰라 방황하던 그에게 노 청소년지도사가 협동조합 합류를 권유했다. “현선이도 힘들어했죠. 사회에 진출하려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노 청소년지도사는 “대안학교 원두에서 매년 바리스타를 양성하는데, 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그래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카페가 하나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금천청소년센터에는 센터 직영 원두 1호점이 있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실습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졸업생 모두에게 기회를 주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만든 게 데일리로스팅, 즉 원두 2호점이다. 협동조합원들은 데일리로스팅을 개점하기까지 마음고생도 많았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할 주체인 협동조합은 만들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카페를 할 장소를 얻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공공 기관 건물로 들어가려고 해도 마땅한 장소가 없었죠. 그러다 8월 초께 이곳에 자리가 날 것 같아 일 진척이 빨라졌습니다.”
지난 11월5일 개점식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개점을 축하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도 직접 찾아 ‘순항’을 기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날 자신들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손놀림은 바빴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서울시에서 일반 청소년이나 학교 밖 청소년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커피전문점을 개점한 것은 저희가 최초입니다.” 11월12일 데일리로스팅을 다시 찾아 노지형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청소년교육팀 청소년지도사와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났다. 노 청소년지도사는 “협동조합을 만들고 카페를 개점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난 5월 서울시립금천청소년센터 내 비인가 대안학교 ‘원두’ 졸업생과 학교 밖 청소년 7명이 ‘협동조합 원두’를 설립했다. 채석진(21), 김종현(18), 유예진(19), 최현선(21), 최은진(21), 박정우(21), 진소현(16)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중도에 제도권 중·고등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다. 채석진씨는 선택적 함묵증으로 힘들어했고, 김종현군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으로 방황했다. 선택적 함묵증은 어떤 상황에서는 말을 잘하는데도 특정한 장소 또는 상황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증세를 일컫는다. 유예진양은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해 고통받았고, 최현선씨도 친구와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최은진씨는 가족과 상의해 아예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말을 못할 정도로 소심해서 학교에 적응을 못해 고2 때 자퇴했어요.” 협동조합 원두 이사장이기도 한 채석진씨는 “선택적 함묵증으로 하루 종일 한마디 말도 못할 때가 있을 정도였다”며 “손을 떨기도 하고 당황하는 증상도 있는데, 금천청소년센터에 나오면서 증세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친구들은 있지만,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했죠. 친구들 사이에서 제 행동이나 말투, 성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요.” 유예진양은 17살 때부터 따돌림과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유양은 금천청소년센터를 다니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이들은 학교 대신 대안학교 원두에 다니면서 조금씩 아픈 기억을 씻어갔다. 차츰 마음을 열고 소통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됐다. 하지만 이들이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에는 여전히 두꺼운 벽이 있다. “금천구 학교 밖 청소년의 70~80%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한 부모 가정 아이가 많죠. 다른 지자체와 똑같은 교육을 제공해도 사회 진출 성공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노 청소년지도사는 “학교 밖 청소년이 제도권 사회 안으로 다시 들어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될 확률은 매우 낮다”며 “센터와 사회 사이에서 연습하고 경험을 쌓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 제대로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데일리로스팅을 꾸린 이유이기도 하다. 김종현군은 바리스타와 로스팅 자격증을 비롯해 4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영등포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나 안타깝게도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어찌할지 몰라 방황하던 그에게 노 청소년지도사가 협동조합 합류를 권유했다. “현선이도 힘들어했죠. 사회에 진출하려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잘 안 됐습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노 청소년지도사는 “대안학교 원두에서 매년 바리스타를 양성하는데, 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그래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카페가 하나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금천청소년센터에는 센터 직영 원두 1호점이 있다. 청소년들은 이곳에서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실습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늘어나는 졸업생 모두에게 기회를 주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만든 게 데일리로스팅, 즉 원두 2호점이다. 협동조합원들은 데일리로스팅을 개점하기까지 마음고생도 많았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할 주체인 협동조합은 만들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카페를 할 장소를 얻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공공 기관 건물로 들어가려고 해도 마땅한 장소가 없었죠. 그러다 8월 초께 이곳에 자리가 날 것 같아 일 진척이 빨라졌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바리스타가 커피 전문점 데일리로스팅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뽑아낸 커피를 손님에게 건네고 있다.
데일리로스팅이 입점한 ‘20m 거리’는 금천구가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유흥주점 등이 많아 지역 주민의 환경 개선요구가 빗발치는 곳으로, 구는 이곳의 환경개선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유흥주점이 떠난 건물을 구가 임대해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데일리로스팅이 입점한 곳은 금천구 ‘임대 공간 2호점’으로 구가 임대보증금을 대납하고 있다. 또한 데일리로스팅 개점은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5천만원을 지원받았다. 매니저를 맡은 최은진씨는 “지금 당장 매출이 많지 않아 지원금으로 월세 60만원을 내는 데 사용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개점 이후 매출은 하루 5만원 정도 됩니다. 지속 가능하려면 이보다 배 이상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최 매니저는 당장 매출이 적은 것을 걱정했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그래서 협동조합원들은 어떻게 하면 매출을 높일지 고민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커피전문점인 만큼 커피로 승부하겠다”며 “커피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명한 커피전문점처럼 고급 핸드드립도 만들어 팔 계획이고, 로스팅 원두를 일반 카페에 납품할 수 있도록 영업도 강화하려 한다. 여기에 더해 연말에는 직접 드립백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에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로 행사 현장에 직접 가서 커피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원두 졸업생들이 계속 카페를 운영할 수 있도록 망하지 않고 이어가는 게 최우선 과제죠.”
협동조합원들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대안학교 원두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마치고 나오는 후배 7~8명에게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대안학교 원두는 14~24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제 3학기(총 34주)로 운영된다. 검정고시 대비, 동아리 활동, 인턴십, 여행·예체능 과정이 있고, 주력 과목으로 바리스타 과정을 운영한다.
채석진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종현군은 바리스타와 바리스타 강사가 되는 게 꿈이다. 유예진양은 어린이집 교사를 꿈꾼다. 그래서 대학교 유아교육학과와 사회복지학과 수시 모집에 지원해놓은 상태다. 최현선씨는 카페 창업이 꿈이다. 최씨는 “여기서 경험을 쌓아 나만의 가게를 만들어 운영하고싶다”고 했다. 최은진씨는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곳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청소년 지원 사업 등을 경험하며 차근차근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데일리로스팅은 학교 밖 청소년이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창업과 인턴십 활동을 지원하는 발판 구실을 한다. 커피와 원두 판매뿐만 아니라 바리스타·로스팅 자격 과정, 인턴십 프로그램 등 청소년의 현장 체험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공간으로 운영된다.
“학교를 안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과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많다는 것도 데일리로스팅을 통해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데일리로스팅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면서 밝힌 이들의 희망이 당차 보인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