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주민 절반이 기초수급자·장애인 등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호소
저축해 모은 돈으로 서로 도와가도록
가양5복지관에서 2016년 여름 제안
뜻을 같이하는 주민 10명 모여 시작
비영리단체로 협동조합 방식 운영
매달 5천원 반년 내면 빌릴 수 있어 연 2%, 상환기간 10개월로 연장 가능 현재 조합원 180명, 기금 5천만원 “주민 간 신뢰 쌓은 게 가장 큰 성과”
비영리단체로 협동조합 방식 운영
매달 5천원 반년 내면 빌릴 수 있어 연 2%, 상환기간 10개월로 연장 가능 현재 조합원 180명, 기금 5천만원 “주민 간 신뢰 쌓은 게 가장 큰 성과”
강서구 가양5단지 가양오복마을주민회는 마을협동금고 운영으로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풀 수 있게 서로 돕고 있다. 2017년 7월 가양오복마을주민회 마을협동금고 조합원들이 모여 연 창립총회.
예전처럼 마을을 ‘사람 간의 관계가 돈독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바로 강서구 가양2동 가양5단지에서 활동하는 마을협동금고다.
마을협동금고의 목적에 동의하는 가양5단지 주민이나 동네에서 활동하는 사람 누구나 1계좌(5천원) 출자로 조합원이 된다. 조합원은 매달 5천원 이상 출자를 반년 동안 이어가면 일반 대출(30만~50만원 한도), 범위 내 대출(자기 출자금의 70%), 긴급 대출(자기 출자금의 90%)을 받을 수 있다. 대출 금리는 연 2%이고, 상환 기간은 10개월이며 연장할 수도 있다.
조합원마다 저축과 대출에 저마다 사연 담겨 우리 마을협동금고를 운영하는 주체는 가양5단지 주민이다. 단순하게 저축의 의미를 넘어 내가 내는 적은 돈으로 어려운 누군가를 돕고 있다. 어느 날 조합원 한 분이 대출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하나뿐인 아들이 입대 뒤 첫 휴가를 나오는데 제일 좋아하는 소고기를 아들에게 사주고 싶다며 대출을 신청했다. 그는 그동안 마을협동금고에 출자를 꾸준히 해 문제없이 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분의 사연에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군 복무로 고생하는 아들을 잘 먹이고 싶은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처럼 마을협동금고에는 180명 조합원 한 분, 한 분마다 저축과 대출을 하고자 하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89년 서울에 영구임대아파트가 처음 만들어진 뒤 현재 27만 가구 이상의 임대주택과 4만8천 가구 이상의 영구임대아파트가 있다. 그 가운데 가양5단지에는 2411가구가 있다. 구성을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36%, 장애인 12%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거의 절반가량 차지한다. 취약계층이 밀집한 영구임대아파트단지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비롯해 심리적·정서적 어려움 등을 겪는 주민이 많다. 가양5종합복지관은 5단지 주민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지속해서 주민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주민이 가장 힘든 점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꼽았다. 그래서 주민들이 조금씩 저축해 모은 돈으로 급한 일이 생길 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을협동금고의 창립을 계획하게 됐다. 2016년 여름이었다. 야심 차게 계획은 수립했으나 시작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주민은 우리 동네에서 이런 활동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마을협동금고가 가양5단지에 뿌리 내릴 수 있다고 믿는 주민들을 찾아 한 명씩 차례로 만났다. 주민 10명과 함께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하게 됐다. 꾸준히 회의하며 창립 준비를 했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해 12월 출자가 시작됐다.
조합원 100명, 출자금 500만원 만들어 공식 창립 위원들과 함께 조합원 100명, 출자금 500만원 이상 모였을 때 공식적으로 마을협동금고 창립총회를 하자고 목표를 세웠다. 대출도 공식적인 창립 뒤 시작하기로 했다. 이 목표는 조합원들 노력 덕분에 예상보다 이른 2017년 6월 달성했다. ‘가양오복마을주민회’를 비영리 임의단체로 등록하고, 그해 7월 창립총회를 준비하며 마을협동금고의 체계성을 갖추기 위해 정관·대출규정 작업, 이사회 임원 선출, 사업계획과 예산안 작성 등을 논의했다.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틀을 짰다. 대망의 7월5일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3층 강당에서 100명가량의 조합원, 내빈들과 함께 마을협동금고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가 서로 협동하면 작은 힘이 모여 나와 이웃이 스스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주민이 주민을 돕는 5단지 마을협동금고는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사랑방처럼 여러분 곁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어 시원한 샘물을 떠놓고 마실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면 가능합니다!”라는 안성원 초대 이사장의 개회사는 스스로 가양5단지의 희망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주민들 마음을 대변했다.
조합원마다 저축과 대출에 저마다 사연 담겨 우리 마을협동금고를 운영하는 주체는 가양5단지 주민이다. 단순하게 저축의 의미를 넘어 내가 내는 적은 돈으로 어려운 누군가를 돕고 있다. 어느 날 조합원 한 분이 대출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하나뿐인 아들이 입대 뒤 첫 휴가를 나오는데 제일 좋아하는 소고기를 아들에게 사주고 싶다며 대출을 신청했다. 그는 그동안 마을협동금고에 출자를 꾸준히 해 문제없이 돈을 빌릴 수 있었다. 이분의 사연에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군 복무로 고생하는 아들을 잘 먹이고 싶은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처럼 마을협동금고에는 180명 조합원 한 분, 한 분마다 저축과 대출을 하고자 하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89년 서울에 영구임대아파트가 처음 만들어진 뒤 현재 27만 가구 이상의 임대주택과 4만8천 가구 이상의 영구임대아파트가 있다. 그 가운데 가양5단지에는 2411가구가 있다. 구성을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36%, 장애인 12%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거의 절반가량 차지한다. 취약계층이 밀집한 영구임대아파트단지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비롯해 심리적·정서적 어려움 등을 겪는 주민이 많다. 가양5종합복지관은 5단지 주민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지속해서 주민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주민이 가장 힘든 점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꼽았다. 그래서 주민들이 조금씩 저축해 모은 돈으로 급한 일이 생길 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을협동금고의 창립을 계획하게 됐다. 2016년 여름이었다. 야심 차게 계획은 수립했으나 시작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주민은 우리 동네에서 이런 활동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마을협동금고가 가양5단지에 뿌리 내릴 수 있다고 믿는 주민들을 찾아 한 명씩 차례로 만났다. 주민 10명과 함께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하게 됐다. 꾸준히 회의하며 창립 준비를 했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해 12월 출자가 시작됐다.
조합원 100명, 출자금 500만원 만들어 공식 창립 위원들과 함께 조합원 100명, 출자금 500만원 이상 모였을 때 공식적으로 마을협동금고 창립총회를 하자고 목표를 세웠다. 대출도 공식적인 창립 뒤 시작하기로 했다. 이 목표는 조합원들 노력 덕분에 예상보다 이른 2017년 6월 달성했다. ‘가양오복마을주민회’를 비영리 임의단체로 등록하고, 그해 7월 창립총회를 준비하며 마을협동금고의 체계성을 갖추기 위해 정관·대출규정 작업, 이사회 임원 선출, 사업계획과 예산안 작성 등을 논의했다.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틀을 짰다. 대망의 7월5일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3층 강당에서 100명가량의 조합원, 내빈들과 함께 마을협동금고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리가 서로 협동하면 작은 힘이 모여 나와 이웃이 스스로 생활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주민이 주민을 돕는 5단지 마을협동금고는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사랑방처럼 여러분 곁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어 시원한 샘물을 떠놓고 마실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면 가능합니다!”라는 안성원 초대 이사장의 개회사는 스스로 가양5단지의 희망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주민들 마음을 대변했다.
7월 가양5단지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한 동별 조합원 만나기 프로그램.
조합원들, 신규 유치 위해 주 1회 거리 홍보 이어와
창립 뒤 더 많은 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마을협동금고에서 활동하는 조합원들은 매주 1회 거리 홍보에 나섰다. 단지 입구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다과를 대접하며 마을협동금고를 알렸다. 거리 홍보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조합원들은 폭염주의보가 떨어진 날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도 “홍보는 주민들과의 약속이다. 주민들의 소중한 돈을 관리하는 마을협동금고가 가장 기본적인 홍보 활동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누가 믿고 돈을 맡기겠는가?”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홍보에 나섰다. 궂은 날씨에도 홍보하는 모습에 감동해 마을협동금고에 가입했다는 신규 조합원도 있었다. 열심히 홍보에 나선 조합원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장터·축제 판매 행사 등으로 운영비 700만원 마련 2017년부터 마을협동금고 조합원들은 운영비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대부분 고령인 조합원들이 어떻게 진행할지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에 나섰다. 단오, 허준 축제 기금 마련 행사, 공동경제사업, 절임배추 판매 행사, 까치공원 아나바다 장터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가양오복마을주민회의 가치 중 하나인 ‘자립’을 위해선 경제적 안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출발 때 한 푼도 없었던 운영비는 현재 700만원 정도 모였다. 마을협동금고는 이 가운데 일부를 조합원 경조사에 부조하거나 명절 때 따뜻한 정을 함께 느끼기 위해 작은 선물을 나누는 데 썼다. 비록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함께 행사에 참여한 조합원들 사이 유대감이 형성됐고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마을협동금고 조합원이라는 소속감, 자긍심을 가질 기회였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 가능’ 경험치 쌓고 있어 4년째 꾸준히 달려온 마을협동금고는 어느덧 180명의 조합원과 약 5천만원의 기금이 있는 공동체가 됐다. 시작은 조합원들이 저축 습관을 길러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 돕자는 것이었지만, 마을협동금고는 단순히 돈과 관련한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조합원 간 결속을 다지고 서로를 알기 위해 ‘동별 조합원 만나기’ 같은 프로그램으로 넓혀갔다. 동마다 거주하는 조합원들을 초대해 만남의 시간을 가지며 사라져가는 ‘이웃사촌’의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애썼다. 특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마음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같은 동에 마음 맞는 사람을 알게 되어 가깝게 지낸다는 조합원이 하나둘씩 생겼다. 동별 조합원 만나기를 통해 마을협동금고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주민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마을협동금고는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해왔고, 앞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은 리더십, 회계 등 역량 강화 교육을 받았다. 더 많은 조합원 교육이 이뤄지고, 교육에서 배운 것이 자립에 큰 힘이 될 거라 기대한다. 주변에서 마을협동금고의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마을협동금고는 주민들 간에 서로 신뢰가 쌓이는 것을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상환 기간(10개월) 내 대출 상환율은 90% 이상이고, 연장이나 분납 등을 포함하면 거의 100% 상환이 이뤄졌다. 주민들은 서로 믿고 돕는 경험치를 쌓고 있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 가능한’ 마을협동금고로 주민들은 스스로 비빌 언덕을 만들어간다.
장터·축제 판매 행사 등으로 운영비 700만원 마련 2017년부터 마을협동금고 조합원들은 운영비를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에 참여했다. 대부분 고령인 조합원들이 어떻게 진행할지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에 나섰다. 단오, 허준 축제 기금 마련 행사, 공동경제사업, 절임배추 판매 행사, 까치공원 아나바다 장터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가양오복마을주민회의 가치 중 하나인 ‘자립’을 위해선 경제적 안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출발 때 한 푼도 없었던 운영비는 현재 700만원 정도 모였다. 마을협동금고는 이 가운데 일부를 조합원 경조사에 부조하거나 명절 때 따뜻한 정을 함께 느끼기 위해 작은 선물을 나누는 데 썼다. 비록 몸은 힘들고 지쳤지만, 함께 행사에 참여한 조합원들 사이 유대감이 형성됐고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마을협동금고 조합원이라는 소속감, 자긍심을 가질 기회였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 가능’ 경험치 쌓고 있어 4년째 꾸준히 달려온 마을협동금고는 어느덧 180명의 조합원과 약 5천만원의 기금이 있는 공동체가 됐다. 시작은 조합원들이 저축 습관을 길러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 돕자는 것이었지만, 마을협동금고는 단순히 돈과 관련한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조합원 간 결속을 다지고 서로를 알기 위해 ‘동별 조합원 만나기’ 같은 프로그램으로 넓혀갔다. 동마다 거주하는 조합원들을 초대해 만남의 시간을 가지며 사라져가는 ‘이웃사촌’의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애썼다. 특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마음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데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같은 동에 마음 맞는 사람을 알게 되어 가깝게 지낸다는 조합원이 하나둘씩 생겼다. 동별 조합원 만나기를 통해 마을협동금고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주민들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마을협동금고는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을 해왔고, 앞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조합원들은 리더십, 회계 등 역량 강화 교육을 받았다. 더 많은 조합원 교육이 이뤄지고, 교육에서 배운 것이 자립에 큰 힘이 될 거라 기대한다. 주변에서 마을협동금고의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마을협동금고는 주민들 간에 서로 신뢰가 쌓이는 것을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다. 상환 기간(10개월) 내 대출 상환율은 90% 이상이고, 연장이나 분납 등을 포함하면 거의 100% 상환이 이뤄졌다. 주민들은 서로 믿고 돕는 경험치를 쌓고 있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 가능한’ 마을협동금고로 주민들은 스스로 비빌 언덕을 만들어간다.
2019년 10월 강서구 허준 축제에서 가양오복마을주민회 회원들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펼친 판매 행사.
“‘이게 되겠나’에서 ‘함께하니 되는구나’로 생각 바뀌어” 인터뷰 | 김의식 마을협동금고 이사장·최병희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강서구 가양5단지 가양오복마을주민회는 마을협동금고 운영으로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풀 수 있게 서로 돕고 있다. 2017년 7월 가양오복마을주민회 마을협동금고 조합원들이 모여 연 창립총회.
“마을협동금고 활동이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곳 사람들 사정은 하나하나 절박하고, 우리의 활동은 서로에게 소중한 힘이 됩니다.”
11월20일 강서구 가양5종합복지관에서 행복둥지 현장실사단과 만난 김의식 가양오복마을주민회 마을협동금고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가양 4·5단지 영구임대아파트는 1980년대 후반 한강 정비사업으로 새로 생긴 강서구 폐천 부지에 도시개발아파트 사업이 진행되면서 들어섰다. 이후 인근에 일반 아파트단지가 지어졌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지역의 격차가 커졌다. 전국 대부분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들이 겪는 슬럼화 문제가 현재 4·5단지에서도 지역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지역의 분위기 속에서 가양 5단지 2411가구 가운데 약 절반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등으로 취약계층 비중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이들이 ‘혼자가 아닌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서로 쌈짓돈을 모아 2016년 겨울 마을협동금고를 만들었다.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이 용산구 동자동 사랑방 공제조합 사례를 참고해 주민들이 추진할 수 있게 도왔다.
2016년 겨울 12명이었던 조합원이 4년 만에 180여 명으로 늘었다. 11월 현재까지 조합원 150명이 약 5천만원의 대출을 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5만원 정도다. 주로 병원비, 생활비 용도가 많았고 전동휠체어 수리비로도 대출했다. 올해는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0만원으로 올랐다. 2일 <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병희 가양5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생활비를 빌리는 조합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협동금고 대출은 생활에서 갑자기 만나는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내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지역 여건에서 마을협동금고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합원들과 이사진 역할이 컸다. 거리 홍보로 조합원 수 늘리기에 나서고, 매달 소식지를 만들어 소통에도 꾸준히 노력을 기울였다. 상반기 마스크가 부족할 때 소식지와 함께 마스크, 손 소독제를 조합원 가구 우편함에 함께 넣었다. 잠시 코로나가 주춤했던 여름에는 소규모 조합원 모임을 하고, 마스크도 나눠줬다. 현재 이사진 6명(이사 4명, 차기 이사 2명) 주도로 사업, 홍보, 재무, 교육 등으로 분과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은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고 운영 지원을 한다.
마을협동금고의 활동으로 주민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단다. 김 이사장은 “‘이게 되겠나?’에서 ‘함께하니 되는구나’ ‘나도 함께해볼까?’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마을협동금고 운영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던 다른 단지 사람들도 조합원이 되고 싶다고 문의해온다고 한다.
현장실사를 한 한국사회주택협회의 윤은지씨와 윤창섭씨는 “이사회, 동별 조합원 모임, 소모임, 소식지 발간 등으로 조합원과의 상시적인 소통과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의 체계가 잡혀 있다”며 대상 지역을 넓혀가며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실사보고서에 썼다. 공모전 상금 사용 계획에 대해 김 이사장은 “운영비, 홍보비 등 필요한 것 중심으로 이사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해 결정하려 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현장실사 윤은지·윤창섭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관련 기사: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마을 공동체 활동은 더 단단해졌다” 마을 텃밭에 희망 심고, 컨테이너 마을상회에서 행복 팝니다 발코니 음악회·정원 가꾸기…코로나 블루도 함께 이겨낸다 우범지대 된 공원 되살리고, 아이들 밝은 마음도 키워내 개인이 부유해지는 길 아닌 마을이 부유해지는 길 찾아나서 ‘다름’에서 출발했지만 소통·배려로 ‘식구’가 되어가다
▶관련 기사: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마을 공동체 활동은 더 단단해졌다” 마을 텃밭에 희망 심고, 컨테이너 마을상회에서 행복 팝니다 발코니 음악회·정원 가꾸기…코로나 블루도 함께 이겨낸다 우범지대 된 공원 되살리고, 아이들 밝은 마음도 키워내 개인이 부유해지는 길 아닌 마을이 부유해지는 길 찾아나서 ‘다름’에서 출발했지만 소통·배려로 ‘식구’가 되어가다
서울& 인기기사
-
1.
-
2.
-
3.
-
4.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