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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아침,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코로나19와의 끝나지 않는 싸움 속에 마음은 더욱 시린 나날이 지나고 있다. 조금은 도심을 벗어나 탁 트인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 ‘광진 숲나루’가 떠올랐다.
광진 숲나루는 총면적 1만8700㎡로, 천호대로 터널 상부 공간에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들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자 올해 2월 준공됐다. 아차산역과 광나루역 사이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다. 천호대로 터널 양옆 별도로 분리된 공간에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어 사람과 차량, 그리고 자전거까지 함께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광진 숲나루에 도착하니 높은 건물은 사라지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숲 공간이 펼쳐졌다. 이곳에는 성곽 이야기길, 나루폭포, 숲마루, 숲나루길, 물안개원, 산수원, 나루마당 등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나루폭포와 작은 연못, 바닥분수가 있는 도섭지 등 수경 공간은 운영하지 않지만 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
숲나루 한 바퀴를 둘러보고 벤치에 앉으니 얼굴에 닿는 바람은 차갑지만, 내리쬐는 태양은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공원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엄마와 함께 이곳을 찾은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며 잔디가 깔린 평평한 공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한편에서는 친구와 배드민턴을 하며 체육 활동을 즐기기도 한다.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 등을 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최적의 장소이다.
광진 숲나루는 산책하기 좋은 길의 허브같은 곳이기도 하다. 아차산 생태공원과 워커힐 길을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강아지와 함께, 또는 친구와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겨울이라 나뭇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아쉽지만 그래도 드넓게 펼쳐진 공간에 강아지도 사람도 모두 기분이 한껏 들뜬다.
폭포 자리 옆 나무 데크길을 따라 오르면 광진 숲나루 모습을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숲마루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 있으면 마치 하늘이 바다와 같다고 느껴져 일상 스트레스를 잊고 하늘만 우두커니 바라보게 된다. 더불어 일출시각에 맞춰 오르면 서울에서 가장 먼저 뜨는 해를 볼 수 있어 해맞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요즘에는 당연한 것들이 모두 당연하지 않아지고 있다. 그렇기에 소중한지 몰랐던 것도 소중했다는 것을 깨닫는 반성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도심 속 정원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행복이다. 마음은 답답하지만 멀리 떠나지 못하는 요즘, 광진 숲나루에서 일상 속 쉼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
안정원 광진구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사진 광진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