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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자이너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행복’ 설계하다

서울디자인재단, ‘제2회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 최종후보작 10개 발표

등록 : 2020-12-24 15:31 수정 : 2020-12-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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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최 세계적 디자인 공모전

코로나 속 31개국 99개 프로젝트 응모

‘인간과 자연 조화 추구’ 10개 후보 선정

대상 상금 1억원…내년 2월 온라인 공개

“사람 중심 도시 회복 디자인 가치 실현”

‘팬데믹으로 어두워진 우리 일상을 새롭게 조명하자’란 바람으로 열린 제2회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 최종후보작으로 꼽힌 10개 프로젝트. 행사를 주관한 서울디자인재단은 “올해 공모작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한 프로젝트들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난 이후 일상의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전세계 도시 디자이너들의 고민과 실천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주관하는 ‘제2회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가 최종후보작 10개를 발표했다.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는 미래 도시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한 디자인 프로젝트(디자이너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국제상이다. 인간과 환경의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하고 디자인으로 공공가치를 실현하는 등 보다 나은 사회 변화를 끌어낸 사례에 상을 준다. 올해 제2회를 맞이해 ‘팬데믹으로 어두워진 우리 일상을 새롭게 조명하자’는 바람으로 31개국에서 99개 프로젝트를 출품했다.

총 99개 프로젝트 가운데 최종후보작이 유럽(2개), 아메리카(3개), 아시아(5개)에서 10개가 선정됐다. 국내외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이 3번의 심사 회의를 거쳐 최종후보작 10팀을 수상 후보로 좁혔으며 이 가운데 시상식에서 발표할 대상 수상작 한 팀에는 상금 1억원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내년 2월 온라인에서 열릴 예정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현장에서 10개 나라 대사들이 수상 후 수상자들에게 전달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일상의 위기를 맞았던 올해, 공모작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한 프로젝트’들이 돋보였다고 재단 관계자가 설명했다.

브라질 ‘스루루 다 문다우‘

브라질의 ‘스루루 다 문다우’(Sururu Da Mundaú) 프로젝트는 가난한 마을에 사는 주민이 마을에서 수입원을 창출하고 환경도 개선할 수 있는 ‘순환형 경제’ 모델을 설계해 주목받았다.

브라질 북동부 알라고아스주의 주도인 마세이오에 있는 베르겔 마을의 유일한 사업 수단은 ‘홍합 채취’인데, 쓰레기 처리에드는 비용과 공중위생을 악화시키는 폐기물이 고질적인 마을 문제였다. 스루루 다 문다우 프로젝트는 홍합 처분장에서 한 달에 300t 가까이 버려지는 홍합 껍데기로 타일을 제작해 친환경적인 수입원을 창출하도록 했다. 심사위원들은 “폐기물 때문에 고통받는 마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생태학적으로 다뤘다”는 점을 높이 샀다.

타이 ‘엘리펀트 월드‘

타이의 ‘엘리펀트 월드’(Elephant World) 프로젝트는 사람과 코끼리가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관광자원’을 만들어낸 경우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무분별한 삼림 파괴로 고향을 잃고 방랑해야 했던 타이 원주민인 카이족과 코끼리의 관계에 주목했다. 수 세기동안 이어져온 이들의 시간을 잇고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코끼리를 주제로 관광산업을 설계해 일자리 창출 등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었다. 이는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종들과 동등하게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라는 평을 받았다.

이탈리아 ‘카운트리스 시티스‘

이탈리아의 ‘ 카운트리스 시티스’(Countless Cities) 프로젝트는 버려진 도시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바꿔 활력을 불어넣은 성과로 주목받았다. 전세계에서 도시 외곽 등 시골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는 때, 프로젝트는 시칠리아섬의 시골 마을 파바라 중심부에 있는 낡은 집을 현대 미술품 전시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싱가포르 ‘푸저우 어번 커넥터‘

이 밖에 ‘고원형 산림 산책로 모듈 시스템’을 개발해 자연유산으로 일반인 접근성을 향상하고, 기존 산림 녹지를 상당 부분 보존하며 도시 교통의 대안을 제공한 싱가포르의 ‘푸저우 어번 커넥터’(Fuzhou-Urban Connector), 비행장 옆 슬럼 지역에 사는 주민의 삶과 도시 환경을 개선한 ‘에어본 닷반둥’(Airborne.bdg), 봉안당(납골당)을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 교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우리나라의 ‘에덴 낙원 메모리얼’(Eden Paradise Memorial) 프로젝트 등이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인도네시아 ‘에어본 닷 반둥‘

선정은 찰스 랜드리, 아냐 시로타, 루샤오보, 스테파노 미첼리, 김승회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운영과 심사를 맡아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온라인 화상회의로 연간 정기적 토론과 심사 등을 수반했다. 이는 공정한 심사 과정과 실행으로 국제적인 면모를 차별화하기 위함이라고 재단은 설명했다.

한국 ‘에덴 낙원 메모리얼‘

2019년 첫 행사를 치른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는 서울이 지향하는 ‘디자인 미래 도시’로서 디자인 가치를 잘 구현한 프로젝트에 수여하고 있다. 2019년 제1회 때는 총 25개국에서 75개 작품을 출품했다. 대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빈민촌에 혁신을 가져온 ‘두눈(Dunoon) 학습 혁신 프로젝트’가 받았으며, 이는 마약과 범죄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주민 참여형 프로젝트다.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과 미래 교육 혁신센터, 커뮤니티홀 등을 만들어 지속할 수 있는 도시 회복을 추구한 점이 호평받았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디자인재단은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와 연계한 별도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지난 14일 한국디자인학회와 협력해 전국 대학 31개 팀이 참여한 ‘휴먼시티디자인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운영해 국내 대학생·대학원생 180여 명과 휴먼시티디자인 확산과 디자인의 가치를 나눴다. 이는 서울디자인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내년 초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결과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재단은 “이번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는 디자인 미래 도시로서의 서울이 지향하는 공공과 공유, 참여와 협력, 삶에 미치는 선한 영향,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치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이었다”며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는 전세계가 당면한 현실 문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로 인해 서로를 마주 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참여와 협력을 통한 디자인으로 사람 중심의 도시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논의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가 그러한 주제를 전세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논의와 실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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