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소식

“귀농? 일단 농촌에서 10개월 살아보고 결정하세요”

서울시, 28일까지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자 60가구 모집…귀농 체류비 지원

등록 : 2021-01-14 18:11

크게 작게

제천, 무주, 영주 등 전국 9곳 대상

가족과 함께 농촌 이해·적응력 높여

영농기술 배워 농촌 안정 정착 지원

서울 3년 거주한 만 65살 이하 자격


2017년에 28가구 선발하면서 시작

귀농 시설 입교비 60% 시에서 지원

올해는 일손 필요한 농촌 가구와 연결


‘기술 습득+경제 소득’ 연계 기회 제공

지난해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에 지원한 곽성순, 황학수 부부가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있는 ‘체재형 가족 실습농장’에서 버섯 재배 실습 중인 모습.

서울시가 제천, 무주, 영주 등 전국 9곳을 대상으로 최대 10개월 동안 살아보고 귀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자 60가구를 오는 28일까지 모집한다.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한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은 귀농을 희망하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농촌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농촌에 대한 이해와 실습, 적응 과정 등 전 과정을 체험해보는 현지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귀농 희망자가 다양한 영농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농촌 체험 기회를 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지원한다.

시는 2017년 전국 5곳을 대상으로 28가구를 선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60가구까지 확대해 운영 중이다. 예비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현지 적응을 돕기 위해 체류형 귀농 시설 입교비(가구별 거주·교육비)의 60%를 시가 보탠다. 단 보증금(최대 100만원)과 공공요금, 선택 교육비는 자부담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근로자 감소에 따른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손이 필요한 해당 지역 농가와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교육생’을 연결한다. 이에 따라 농사 기술 습득은 물론 경제적 소득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2020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자들의 지역별 활동 현장.

2021년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 신청은 28일 오후 5시까지 받는다. 신청 대상은 귀농을 희망하는 서울시민으로 서울에서 최근 3년 이상 거주한 만 65살 이하(2021년 1일 4일 주민등록 기준)여야 한다. 운영 기간은 3월부터 12월까지로 지역별로 기간이 다르다. 운영 장소는 9곳(홍천, 구례, 영주, 무주, 고창, 제천, 영천, 함양, 강진)이다.

지역별 운영 현황과 신청 방법은 서울시 누리집(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관련한 문의 사항은 서울시 지역 상생경제과(02-2133-4465)와 해당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지원자 선정은 1차 서류심사와 2차 해당 지역 방문 면접을 거쳐 실제 귀농을 희망하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선발한다. 심사 방법은 △귀농 의지와 계획의 적정성 △농촌 정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발하고 △귀농 교육 이수자와 가족 수가 많거나 나이가 적은 가구에 가점을 준다.

시가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에 참여한 교육생 101가구(2017~2019년)를 대상으로 귀농·귀촌 여부를 조사한 결과, 참여자 절반 수준인 49가구(48.5%)가 농촌에 이미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귀농 예정인 31가구(30.7%)를 포함하면 총 80가구(79.2%)가 귀농·귀촌을 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시는 귀농 지원자들의 더욱 생생한 귀농살이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에 참여한 뒤 귀농·귀촌을 추진한 가구 사례(2017~2020년)를 모아 함께 소개하고 있다.

2020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자들의 지역별 활동 현장.

2020년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김윤경(46)씨는 여행사 오퍼레이터로 20년 동안 일하다가 귀농을 준비하던 중 지난해 3월 경북 영주에 있는 ‘소백산 귀농 드림타운’(이하 귀농 드림타운)에 체류해 교육받은 경우다.

김씨는 귀농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실습용 텃밭과 비닐하우스에서 여러 작물을 재배해볼 수 있어서 귀농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교육 중 관리기와 트랙터, 예초기 등 농기계 활용법 등 실습이 유익했다며 굴착기 운전 기능사 필기시험 합격 뒤 실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굴착기 운전기능사 과정의 경우 귀농 드림타운 전체 교육생 20여 명 중 10여 명이 자격증을 땄다. 김씨는 현재 영주시 단산면, 풍기읍 등을 귀농 정착지로 정하고 영주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촌희망일자리 인력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장주를 만나 빈집과 토지 정보 등을 얻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던 곽성순(54)·황학수(54)씨 부부도 평소 가지고 있던 시골살이 로망을 2020년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에 참여해 실현해본 경우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있는 ‘체재형 가족실습농장’(이하 가족실습농장)에 입주한 부부는 1년 가까이 살면서 귀농을 준비했다. 부부는 “연고 없는 곳에서 귀농 정보를 알아보는 등 지역민과 유대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은데, 가족실습농장을 통해 지역 주민과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고 했다.

2020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참여자들의 지역별 활동 현장.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입주 뒤 첫 교육이 두 달 늦춰진 아쉬움이 있었으나 비닐하우스 재배사에서 표고버섯과 토마토, 딸기 등 3개 품목을 재배하며 맛본 수확의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영농 교육을 받았어도 본격적인 귀농은 이보다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부는 무주군 안성면 궁대마을에 농막 등 임시 거처를 지어 귀농 준비를 차근히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최근 5년 동안 서울시 체류형 귀농 지원사업 지역 확대 현황을 보면 2017년 5곳(제천, 무주, 강진, 구례, 영주) 28가구에서 시작해 2018년 32가구, 2019년 6곳(제천, 무주, 강진, 구례, 영주, 고창) 41가구, 2020년 8곳(제천, 무주, 강진, 구례, 영주, 고창, 홍천, 함양) 60가구, 2021년 9곳(제천, 무주, 강진, 구례, 영주, 고창, 홍천, 함양, 영천) 60가구로 꾸준히 확장해왔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귀농을 꿈꾸는 많은 시민이 가구별 숙소와 개인 텃밭, 교육장, 편의시설 등을 두루 갖춘 체류형 귀농학교에서 귀농·귀촌을 체험하며 성공적인 농촌 정착의 꿈을 실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