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입양 선물’ 등 유기동물 입양 지원 크게 늘린다

‘일대일 줌 화상교육’ 등 맞춤 지원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을 알고 있습니까?”

“매일 산책을 시켜주거나 함께 있어 줄 시간이 충분합니까?”

“입양 뒤 사후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습니까?”

집에 반려견과 반려묘를 들일 예정이라면, 나아가 유기동물과 가족이 되고 싶다면, 적어도 위의 세 질문에 먼저 진솔하게 답해보자. 답이 긍정적이라면 차근차근 행동에 나설 차례다.

서울시가 유기동물 입양 지원을 더욱 강화해나간다. 시는 앞으로는 유기견 입양 때 동물 안심보험, 입양 선물, 동물 돌봄 교육 등을 입양 지원 범위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자치구 동물보호센터와 입양센터 등 총 12곳의 기관·단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는 유기동물 입양이 보편적 반려동물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에서 조직한 동물보호 전문시설이다. 2017년 10월 마포구 상암동(매봉산로31)에 들어선 뒤 유기동물 치료, 입양, 교육을 전담해왔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한해 약 6500마리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4분의 1은 안락사를 당하는 현실을 문제의식 삼아 출발했다. 현재는 마포 센터와 함께 구로구 구로동(경인로 472)에도 센터가 운영 중이다.

마포센터의 경우 입양동물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과 동물등록을 마친 뒤 입양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자치구별 동물보호센터와 강동 리본센터, 서초 동물사랑센터, 노원 반려동물문화센터에서도 유기동물을 입양할 수 있다. 일부 자치구(강동, 금천, 노원, 서대문, 영등포, 은평구)에선 25만원 이내에서 유실·유기동물 입양비를 지원한다.

시민들은 유기동물 입양 때 ‘유기견 안심보험’ 가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올해 유기견 안심보험은 디비(DB)손해보험㈜과 협력해 보험 상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보험가입 때 질병·상해치료비, 배상책임을 보장해준다. 또한 유기견을 입양하는 시민에게는 선착순으로 소변검사 키트를 준다. 추첨을 거쳐 건강검진예약권도 지원할 예정이다.

유기견 안심보험은 입양기관이나 보험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유기견의 연령 제한, 질병이력 제한은 없다.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유기동물 입양이 힘든 이유로 ‘질병 등이 있을 것 같아서’가 4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시는 유기견 안심보험 지원이 입양 부담을 더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입양선물박스’도 준다. 삼성카드㈜와 협약을 맺어 사료, 간식 등으로 구성한 5만원 상당의 댕댕이박스, 냥냥이박스를 입양 시민에게 제공한다. 입양선물박스는 ‘아지냥이’ 앱을 설치하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센터에서 운영하는 ‘서울반려동물시민학교’ 온라인 교육과정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돌봄 교육, 동물의 사회화·예절 교육, 문제행동 교정 교육, 동물 보호 체험교실 등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 입양 뒤 가정 내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일대일로 연결해 상담 교육을 하는 등 맞춤 지원도 선보였다.

‘서울반려동물시민학교’는 서울시와 ㈔유기견없는도시가 함께 운영하는 반려동물 교육 플랫폼이다. 유기동물을 입양한 시민뿐 아니라 동물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회원가입과 교육 신청을 거쳐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교육과목은 △반려동물(견·묘) 돌봄 교육 △입양(전·후) 교육 △사회화·예절 교육 △반려동물 행동교정 교육 △생명존중 명사 특강 △동물보호 체험교실 등이다.

올해는 4월부터 12월까지 서울동물복지 지원센터와 서울 반려동물시민학교 누리집(seoulschool.co.kr)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나눠 실시하며, 교육비는 전 과정이 무료다.

한편 2020년 서울시 유기동물은 6378마리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5.4%(2260마리)가 입양·기증되고, 15.8%(1007마리)가 안락사 됐다. 2019년과 비교해 입양·기증은 1.5% 포인트 늘어난 반면, 안락사율은 4.5%포인트 줄어 동물보호 문화가 확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반려동물 양육은 외로움 감소, 삶의 만족, 스트레스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기동물 입양률은 향상되고 있으나 아직도 유기동물 여섯 마리 중 한 마리 가량이 안락사 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유기동물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또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두고 입양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유안 기자 fingerwhal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