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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가치 살리려
참여예산, 주민자치, 자치분권 관련
현장 경험 담고, 문제 해결 위한 제언
“지역과 주민들 꿈 이루도록 도울 것”
지방분권 전문가들이 ‘아래로부터 변화하고 혁신하는 작은 영웅’ ‘지역의 정책 선도자’라고 일컫는 이가 있다. 조재학 지역리더십센터 함께이룸 대표다. 24년간 지역 현장활동을 해오며 그는 ‘모두의 민주주의’라는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자신을 ‘지역으로부터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실천적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지난 4월 평범한 사람이 주인이 되는 꿈을 담아 <모두의 민주주의-참여예산과 주민자치, 그리고 자치분권 이야기>를 펴냈다.
5월18일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캐털리스트(촉매자)’라고 적혀 있다. 참여예산제로 10년 넘게 동고동락했던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은 그를 ‘한국 최초의 캐털리스트’로 평가했다. 조 대표가 여러 토론 현장에서 주민들이 상호작용하며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내게 ‘촉매’ 구실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이란다.
조 대표는 열린사회시민연합 사무처장으로 10여 년 동안 풀뿌리 자치운동을 펼쳤다. 전국 대상의 민주시민 교육 활동도 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지역리더십센터 함께이룸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3년 4개월 은평구 참여예산위원장을 지냈다. 홑벌이지만 무보수 상근직을 맡았던 이유로 그는 “은평에서 좋은 모델을 만들어, 한국 사회와 더 나아가 세계에 퍼뜨려 보는 꿈을 이뤄보고 싶었다”고 했다. 2018년부터 2년여 동안은 은평구 협치조정관으로 민관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참여예산과 주민자치회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지금, 그간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책을 썼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주민참여 활동의 길라잡이 구실도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주민자치 정책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주민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문제도 제기했다. “책이 지역 현장에서 주민자치 원리가 잘 작동되는지 질문을 던지고 토론이 이뤄지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그는 기대했다. 그의 책에는 참여예산, 주민자치, 자치분권 관련한 현장 경험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전략적 원칙부터 실무적 지침까지 꼼꼼하게 다뤘다. 현장에서 느꼈던 문제점을 담고, 활동 주체인 주민의 입장에서 해결 방안을 생각하고 제안했다. 지역을 바꿔가는 연구자, 공무원, 퍼실리데이터(촉진자) 그룹 등도 각 장 말미에 곁들여 소개했다. ‘모두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그는 맺는 글에서 제안했다. 직접민주주의의 확대, 민주주의부 설치,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정부로의 전환이 그가 주장하는 길이다. 정치영역에서 대중과 정치인의 상호작용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개인이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도 담았다. 조 대표는 “제도를 넘어 삶 속으로 민주주의가 스며들어 가정과 일터, 지역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살려가야 한다”고 했다. 후속책 주제로 그가 ‘일상의 민주주의’를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주민자치회, 참여예산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관련 분야 활동가와 연구자, 공무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치활동을 하는 주민들에게는 “주민 주도성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고, 행정이 짜놓은 틀에 갇히지 않으며 긴 호흡으로 활동하라”고 말한다. 활동가와 연구자에게는 지역 문제를 주민 주체로 풀어갈 수 있게 통합적 접근을 조언했다. 얼마 전 조 대표는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한 공무원을 만났다. 주민제안 사업 내용이 새롭고 혁신적인 게 없고 고만고만해 실망하고 있었단다. “각 동의 주민자치회를 통해 발굴된 의제(사업)를 보고 실망을 많이 했는데, 주민자치라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긴 호흡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고 그는 조 대표에게 말했다. 조 대표는 책을 통해 더 많은 주민과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싶다. 지난달에 은평구 불광동 한 모임 공간에서 조촐하게 첫 북콘서트를 열었다. 은평구 주민과 활동가, 다른 지역 활동가들 약 40명이 함께했다. 책에서 소개한 지역을 바꾼 사람 4명이 게스트로 참여해서 주민자치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나눴다. 앞으로 비대면 방식과 함께 전국 여러 지역에서 북콘서트를 열어갈 계획이다. 실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과 함께 모두의 민주주의를 실천해가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다. 그는 지역과 주민이 꿈을 이루도록 돕는 일을 이어가고자 한다. 회고가 아니라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그가 평소에 마음에 담고 되뇌는 문구가 있다. 판화가 이철수의 ‘길’에 담긴 문구이다.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제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 조 대표는 오늘도 그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다.
“참여예산과 주민자치회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지금, 그간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책을 썼다”고 조 대표는 말했다. 주민참여 활동의 길라잡이 구실도 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주민자치 정책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주민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문제도 제기했다. “책이 지역 현장에서 주민자치 원리가 잘 작동되는지 질문을 던지고 토론이 이뤄지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그는 기대했다. 그의 책에는 참여예산, 주민자치, 자치분권 관련한 현장 경험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전략적 원칙부터 실무적 지침까지 꼼꼼하게 다뤘다. 현장에서 느꼈던 문제점을 담고, 활동 주체인 주민의 입장에서 해결 방안을 생각하고 제안했다. 지역을 바꿔가는 연구자, 공무원, 퍼실리데이터(촉진자) 그룹 등도 각 장 말미에 곁들여 소개했다. ‘모두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그는 맺는 글에서 제안했다. 직접민주주의의 확대, 민주주의부 설치,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정부로의 전환이 그가 주장하는 길이다. 정치영역에서 대중과 정치인의 상호작용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개인이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도 담았다. 조 대표는 “제도를 넘어 삶 속으로 민주주의가 스며들어 가정과 일터, 지역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살려가야 한다”고 했다. 후속책 주제로 그가 ‘일상의 민주주의’를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주민자치회, 참여예산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 관련 분야 활동가와 연구자, 공무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치활동을 하는 주민들에게는 “주민 주도성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고, 행정이 짜놓은 틀에 갇히지 않으며 긴 호흡으로 활동하라”고 말한다. 활동가와 연구자에게는 지역 문제를 주민 주체로 풀어갈 수 있게 통합적 접근을 조언했다. 얼마 전 조 대표는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한 공무원을 만났다. 주민제안 사업 내용이 새롭고 혁신적인 게 없고 고만고만해 실망하고 있었단다. “각 동의 주민자치회를 통해 발굴된 의제(사업)를 보고 실망을 많이 했는데, 주민자치라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긴 호흡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고 그는 조 대표에게 말했다. 조 대표는 책을 통해 더 많은 주민과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싶다. 지난달에 은평구 불광동 한 모임 공간에서 조촐하게 첫 북콘서트를 열었다. 은평구 주민과 활동가, 다른 지역 활동가들 약 40명이 함께했다. 책에서 소개한 지역을 바꾼 사람 4명이 게스트로 참여해서 주민자치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나눴다. 앞으로 비대면 방식과 함께 전국 여러 지역에서 북콘서트를 열어갈 계획이다. 실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과 함께 모두의 민주주의를 실천해가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다. 그는 지역과 주민이 꿈을 이루도록 돕는 일을 이어가고자 한다. 회고가 아니라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그가 평소에 마음에 담고 되뇌는 문구가 있다. 판화가 이철수의 ‘길’에 담긴 문구이다.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제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 조 대표는 오늘도 그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