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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문경희 입주자(가운데 서 있는 사람)가 2021년 초 소행주 달리 공유공간 소리소문에
서 동료들에게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소행주 달리 제공
“만일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 살았다면 큰 외로움을 어떻게 견뎠을지…. 아마 절망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 달리’에 거주하는 문경희(47)씨의 말이다.
소행주 달리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와 함께 하는 토지임대부주택이다. SH가 보유한 토지를 공동체 주택을 건설하는 주택사업자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만들기’에 임대하고, ㈜소행주가 그 땅에 건물을 지어 입주자를 모집한 뒤 관리하는 형태다. 여성안심 공동체 주택으로 지어진 ‘달리’는 ‘다르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주택’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 의미에 걸맞게 현재 달리에는 2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여성 2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20~30대가 12명, 40~50대가 12명, 60~80대가 3명 정도다.
초등학교 교사인 문씨는 2020년 1월 달리에 입주했다. 2019년 10월 달리가 문을 연 지 3개월 만이다.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던 언니와의 동거를 끝내고 독립했다고 한다. 문씨는 활발한 성격에 걸맞게 달리에서 ‘문화기획자’ 구실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문씨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문씨는 원인 모를 고통에 시달렸는데, 마침내 그 고통의 원인이 뇌로 전이된 암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문씨는 3년 전 폐암을 앓고 치유된 적이 있는데, 그것이 재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씨가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소식에 달리 ‘식구’들이 발 벗고 나섰다. 입주민 동료들은 사혈과 마사지를 해주고 죽을 끓여주기도 했다. 문씨는 또 매일 아침을 함께할 수 있는 ‘식구’가 있다는 점에서 크게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달리에서는 아침 식사가 가능한 사람끼리 모여서 함께 식사하는 활동을 꾸준히 오래 해오고 있다.
아침 식탁에 참여하고 죽을 끓여주던 동료들도 2년 전에는 모두 모르는 남남이었다. 하지만 커뮤니티실에서 함께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같이 식사하면서 어느덧 ‘우리’가 됐다. 그리고 다시 여기에 함께 여가를 즐기고 활동했던 작은 시간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가족’으로 완성돼갔다.
문씨는 오는 12월 말 뇌에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문씨는 “암이 사랑으로 치유되는 질병이라면, 달리 식구들의 사랑으로 제 암은 치유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가족’이 된 이웃들은 “내년에도 ‘루나’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문씨의 수술을 기다린다고 한다. 소행주 달리 사람들은 행복둥지 상금을 받으면 중고 노트북이랑 프린터기, 대형 냉장고와 빔프로젝터 등 커뮤니티실에서 함께 사용할 물품을 사려 한다. 그리고 루나 문경희씨와 함께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상금으로 산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먹으며 함께 빔프로젝트로 영화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현장실사 조유영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선정 투표: 투표 사이트 바로 가기 ▶관련 기사: 주거 공동체, 코로나 이겨내며 성격과 활동 방식 더 다양해져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동대문구 장안동 공유주택 ‘장안생활’ 인터뷰 | 송재안 장안생활 입주민 자치회 운영자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마포구 성산동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1호’ 인터뷰 | 입주자 김우씨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중랑구 신내동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 인터뷰 | 함응모 회원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구로구 천왕동 ‘천왕마을’ 인터뷰 | 김성우 천왕마을손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중랑구 신내동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달리’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관악구 대학동 ‘우리 하메’ 인터뷰 | 권혜수·신유라 입주자
문씨는 오는 12월 말 뇌에서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문씨는 “암이 사랑으로 치유되는 질병이라면, 달리 식구들의 사랑으로 제 암은 치유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가족’이 된 이웃들은 “내년에도 ‘루나’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문씨의 수술을 기다린다고 한다. 소행주 달리 사람들은 행복둥지 상금을 받으면 중고 노트북이랑 프린터기, 대형 냉장고와 빔프로젝터 등 커뮤니티실에서 함께 사용할 물품을 사려 한다. 그리고 루나 문경희씨와 함께 내년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상금으로 산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먹으며 함께 빔프로젝트로 영화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현장실사 조유영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대상 수상자 선정 투표: 투표 사이트 바로 가기 ▶관련 기사: 주거 공동체, 코로나 이겨내며 성격과 활동 방식 더 다양해져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동대문구 장안동 공유주택 ‘장안생활’ 인터뷰 | 송재안 장안생활 입주민 자치회 운영자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마포구 성산동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1호’ 인터뷰 | 입주자 김우씨 행복둥지 공모전 일반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중랑구 신내동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 인터뷰 | 함응모 회원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구로구 천왕동 ‘천왕마을’ 인터뷰 | 김성우 천왕마을손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중랑구 신내동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달리’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SH 공동체 부문 대상 후보 관악구 대학동 ‘우리 하메’ 인터뷰 | 권혜수·신유라 입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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