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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21구간인 우이령길은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산책로다. 등산로지만 길이 넓고 평탄하며 가파르거나 험한 구간이 없어 어린아이나 노약자도 부담 없이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흙길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맨발 산책로도 유명하다.
맨발 산책로를 지나 걷다 보면 대전차 장애물도 볼 수 있다. 대전차 장애물은 받침대에 올려진 콘크리트 덩어리를 떨어뜨려 전차의 진입을 막는 군사시설이다. 한국전쟁 때 경기도 양주와 파주 지역 주민들이 피란길로 이용했던 흔적이다. 우이령길이 강북구와 양주시를 잇는 최단 코스(6.8㎞)임을 잘 보여준다.
산토끼, 거위, 꿩, 다람쥐 등 야생동물도 우이령길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멧돼지도 자주 출몰해 야생동물 회피시설도 곳곳에 설치됐다. 멧돼지가 탐방객에게 접근하면 탐방객은 회피시설로 대피하면 된다. 숲길은 국수, 신갈, 산사 등 여러 활엽수가 우거져 여름에도 걷기 좋다. 숲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짙은 숲 내음 덕분에 무더위에도 이곳은 산뜻함이 가득하다. 국립공원공단이 우이령길을 걷기 좋은 길에 선정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이곳에서 많은 걷기대회가 열렸다. 강북구의 한마음 걷기대회와 양주시의 범시민 건강 걷기대회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환경단체, 시민단체, 민간기업에서도 걷기대회를 개최해왔다.
오봉전망대 또한 우이령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포토존이다. 오봉은 도봉산에 있는 다섯 개의 암봉이다. 우이령길에서 보는 오봉의 전경은 탄성을 자아낸다. 원님의 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오봉과 마주한 능선에서 바위를 던져 올리는 시합을 했는데, 이때 만들어진 게 오봉이라는 재미있는 구전도 전해진다.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긴 길을 따라 쭉 이어지는 단풍나무는 이곳이 도심이라는 걸 잊게 할 만큼 아름답다.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도시민에게 도심에서 즐기는 가을의 붉음을 선물한다. 지난해 10월 주말에는 1천 명 넘는 관광객이 단풍을 구경하러 왔으며, 그달 31일에는 최대 수용인원인 1190명이 찾아왔다.
우이령길 초입에 있는 우이령 숲속 문화마을에서 탐방 뒤 허기진 등산객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산책한 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식사는 우이령길 탐방 필수 코스다.
아쉬운 점은 우이령길이 북한산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탐방 인원과 시간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 습격을 위해 침투했던 1968년 1·21사태 이듬해부터 안보상 이유로 폐쇄됐다. 2009년 7월 민간에 개방돼 현재는 우이동, 교현리 각 출발지에서 최대 595명만 탐방할 수 있다. 하절기는 오전 9시~오후 4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3시 입장할 수 있다.
최근 강북구는 ‘우이령길 상시 개방 범구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우이령길이 상시 개방돼 더욱 많은 사람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즐기길 희망한다.
김범종 강북구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사진 강북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