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아이 건강·엄마 육아’ 걱정 날려주는 곳

도봉구 실내놀이터 ‘오르봉내리봉’

등록 : 2022-05-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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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를 데리고 간 공원에서 한 시간을 손에 이끌려 다녔다. 세 살배기가 운동선수가 되려는지 마스크를 쓰고도 지친 기색이 없다. 벤치에 앉아서 보니 다른 가족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5월 가정의 달은 ‘오고’ 코로나19는 ‘가고’ 있는데, 아이 손에 이끌린 엄마 발길만 오갈 데가 없다.

행정 중에 가장 상수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라 했던가. 이 사달을 예견이나 했는지 도봉구에선 마침맞게 실내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이름부터 액티브한 ‘오르봉내리봉’이라니, 우리 아이 오늘 밤은 곤히 지쳐 잠들 확신이 든다. 달포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예약 열기가 후끈하다고 한다. 매달 마지막 주에 다음 예약을 받는데 5분이면 마감된다니, 신청하려거든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

실내놀이터에 들어서면 열댓 개에 달하는 놀이기구들이 아이의 눈을 잡아끈다. 특히 빙글빙글 돌아가는 다람쥐통, 해먹과 나무굴을 헤치고 올라가는 도루미 열기구, 마흔 종의 동작 게임을 할 수 있는 도락이 스포츠 놀이가 인기다.

이곳은 기획 단계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와 주민으로 구성된 민관 추진위원회 손을 거쳤다. 아이들이 쓰는 시설이니만큼 신체와 감각, 창의력을 키우게끔 고안되고, 색상은 도봉산을 닮은 자연의 색을 옮겨왔다. 재미만큼이나 안전도 세심히 신경 썼다. 6대 중금속이 없는 친환경 인증제품을 사용해 설치검사, 안전검사, 공기 질 검사를 통과했다. 마감에는 둥글고 푹신한 소재를 써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했다.

‘오르봉내리봉’은 3~8살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고,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3회차(1회차 10:00~11:30, 2회차 13:00~15:00, 3회차 15:30~17:30)로 운영한다.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는 직원도 상주해 있다. 현재는 26명까지 입장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이 공간은 구청의 에어컨 실외기를 두던 창고였다. 이를 미세먼지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놀이터로 조성한 것이다. 이러한 도봉구의 아이디어는 비단 이곳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에는 한강에 있던 폐유람선 ‘아라리호’를 초안산으로 보내 ‘숲속유람선 뚜뚜’(해등로4길 38) 놀이터로 재탄생(업사이클링)시켰다. 진정 배가 산으로 가서 성공한 사례다.


도봉구 실내놀이터 이용료는 무료다. 아이들 놀 권리만큼은 확실히 보장해주자는 아동친화도시 도봉(2016년 인증)의 오랜 신념 덕이다. 한 아이를 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도봉구에서는 잘 놀게 하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계절이 다가온다. 도봉형 공공놀이터에서 아이 건강 부담도, 엄마 육아 부담도 덜어내보자.

정동훈 도봉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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