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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탈춤극 형식과 만난 그리스 신화 ‘아가멤논의 비극’

풍편에 넌 들은 ‘아가멤논’(~21일)

등록 : 2022-08-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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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신화가 조선 후기 민중문화의 상징인 탈춤을 만나면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까.

탈춤극 ‘풍편에 넌 들은 아가멤논’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이야기로 꼽히는 아가멤논의 비극에서 출발한다. 미케네의 왕인 아가멤논은 출병하기 위해 자신의 딸(이피게니아)을 바다에 제물로 바친다. 딸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클리타임네스트라)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아가멤논을 살해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들(오레스테스)은 어머니를 죽인다.

그리스 신화와 탈춤이라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조합은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무대에서 오롯이 느낄수 있다. 무대 끝자락에 위치한 악단은 전기 기타부터 장구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구성으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들려오는 서사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음향은 서로 다른 장르와 소재가 주는 이질감을 상쇄한다.

탈을 쓰고 춤을 추는 전통 연극을 통해 고전을 새롭게 각색해온 천하제일탈공작소는 이번에도 등장인물의 무대화 작업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그리스 신화 속 가족의 모습을 탈춤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요소인 춤으로 승화시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제물로 바쳐져 죽는 장면에서는 흰색 옷을 차려입은 소리꾼이 구슬픈 판소리를 선보인다. 한국적 정서를 절묘하게 결합한 ‘아가멤논’은 서양의 소재를 한국의 형식과 눈으로 관람하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수어통역, 문자통역, 음성해설 서비스가 제공되는 배리어프리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시간: 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시 관람료: 3만원 문의: 1577-0369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사진 바키(BAKi)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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