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주어를 중심으로 하는 플롯을 거부합니다.”
지금까지 통용돼온 전통적인 이야기 구성의 개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극작을 탐구하는 전성현(39) 작가는 4~1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연극 <엑스트라 연대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은 특정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련의 사건을 나열함으로써 동시대적 사유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전 작가가 전작인 <동시대인>(2020)에서 여러 공간을 평면적으로 펼쳐 동시대성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키워드를 떠올리는 추상적인 공간에서 장면을 다층적으로 쌓아올린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키워드는 ‘점거’였다.
“2021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시위에서 촉발됐습니다. 한국의 노동현장에서도 이런 ‘점거’ 행위는 오랜 역사를 가진 투쟁 방식입니다.”
시대의 엑스트라들이 쓰는 통사적인 연대를 다룬 극은 일제강점기에서 어느 독립군이 전주 꼭대기를 점거하면서 시작한다. 그는 다른 독립군처럼 만주로 가지 않겠다 결심하면서 기차료를 날려버린다. 1930년이 독립군의 점거는 작은 불씨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탄약고를 점거한 병장, 화장실을 점거한 어용 노조원, 고해실을 점거한 가톨릭 신자, 옥탑방에 틀어박힌 대학생, 공장 지붕 위의 노동자, 개발을 막으려는 활동가 등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고 400㎞의 거리를 넘나든 다양한 엑스트라들의 사연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자유로운 삶을 위해 자신을 오히려 좁은 공간에 가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적 자유를 위해 신체를 구속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죠. 이런 점거가 성공할 확률과 이해받을 공간은 크지 않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과 스스로 삶을 통제하는 태도를 눈여겨봤습니다.”
덧붙여 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동시대인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으며, 각 시대의 등장과 퇴장 속에 나열됐던 다양한 점거자들이 그리는 연대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무대와 객석, 극장과 바깥이 경계를 넘어서는 만남을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 전성현은 현재 그린피그 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 <천만 개의 도시>(2021), <동시대인>(2020), <174517>(2015)이 있으며, 수상작으로 2021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뮤지컬 분야 대본공모 우수작 <엑스트라 연대기>가 있다.
덧붙여 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동시대인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으며, 각 시대의 등장과 퇴장 속에 나열됐던 다양한 점거자들이 그리는 연대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무대와 객석, 극장과 바깥이 경계를 넘어서는 만남을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 전성현은 현재 그린피그 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 <천만 개의 도시>(2021), <동시대인>(2020), <174517>(2015)이 있으며, 수상작으로 2021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뮤지컬 분야 대본공모 우수작 <엑스트라 연대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