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고사성어

사귀어 유익한 세 부류의 벗

익자삼우

등록 : 2016-03-31 14:44 수정 : 2016-05-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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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자삼우(益者三友)

더할 익, 놈 자, 석 삼, 벗 우

우리 학제에서 봄은 자녀들이 새 친구를 사귀는 시기이다. 성장기에는 이런저런 만남을 통해 가족 이외의 사람과 인간성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 사귐에도 좋고 나쁨이 있고, 슬픔과 기쁨이 있다는 걸 알아가는 소중한 과정이다. 그런데 부모가 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새 반 친구나 짝꿍이 바뀌면 고작 묻는 것이 “그애 공부 잘하니?”이다. 그다음도 대개가 정해져 있다. “집은 잘산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좋은 부모는 사람부터 묻고, 사람으로부터 판단의 기준을 넓혀가도록 이끌어준다.  

자식들 걱정하기 앞서 자신부터 먼저 어떻게 하면 좋은 친구를 얻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논어>에는 사귀어 유익한 세 부류의 벗과 해로운 세 부류의 벗을 말하고 있다. 먼저 사귀어서 이로운 친구는 정직한 사람, 친구간에 도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 지식이 많은 사람이다. 사귀어서 해로운 친구는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 비위나 맞추는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이다.(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友便僻 友善柔 友便 損矣)  

“벗이 곧으면 자기 허물을 들을 수 있고, 벗이 성실하면 더불어 자신도 성실함으로 나아가고, 벗이 견문이 많으면 더불어 나의 지혜도 밝아진다. 겉만 그럴싸하고, 아첨을 일삼고, 구변만 좋지 실제가 없는 사람은 익우(益友)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 손우(損友)일 뿐이다.” <논어집주>를 편찬한 주희의 풀이다.  

그렇다면 익우와 손우를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익우인 줄 알았다가 낭패를 보고, 손우라고 멀리했다가 후회하고 반성하는 일도 적지 않은 게 세상사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어려운 것도 아니다. 대개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다. 좋은 친구를 원하면 먼저 익우가 되고자 하라. 그래야 좋은 친구들끼리 유유상종(類類相從)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익으로, 세력으로 교유하지 않고 덕으로 사귀면 사람 보는 안목도 높아지는 법이다.  

공자는 좋아해서 유익한 세가지와, 좋아해서 해로운 세가지도 말했다. 문화예술을 절도있게 좋아하는 것, 남의 장점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 어진 벗을 많이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것. 이것이 유익한 세가지 좋아함이다. 즐겨서 해로운 세가지는 교만한 허세를 좋아하는 것, 하는 일 없이 놀기만 좋아하는 것, 분별 없는 향락에 빠지기를 좋아하는 것이다.(孔子曰 益者三樂 損者三樂 樂節禮樂 樂道人之善 樂多賢友 益矣, 樂驕樂 樂佚遊 樂宴樂 損矣) 익우냐 손우냐 하는 것도 실상에서는 대개 이 익자삼요(益者三樂), 손자삼요(損者三樂)와 맞물려 있다.


이인우 <서울&> 콘텐츠디렉터 iwl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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